Bookcase

쉽사리 여행 한번 떠나지 못한 채 벌써 가을이다. 해외 여행은 커녕 타주 여행도, 가까운 근거리 콧바람 쐬기조차도 조심스러웠던 해. 하지만 시간은 변함없이 흐르고 어느새 사방 곳곳 물든 가을 단풍을 바라보자니, 여행에 관한 책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내가 가고 싶은 곳, 가고 싶은 나라에 대한 사진과 영상들이 넘쳐나는 유투브와 SNS에 넘쳐나는 때, 여행지에서 경험한 느낌과 생각이 포개진 여행 산문집을 읽어보는 시간은 어떨까? 오랜만에 종이 책장 폴폴 넘기며 인상적인 책장 접어 두기, 마음에 와 닿는 글귀 밑줄 쫙.

 

리서치, 정리 손민정 에디터

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 김영하 저 | 문학동네

나는 그 무엇보다 우선 작가였고, 그 다음으로는 역시 여행자였다.” 

여행-일상-여행의 고리를 잇는, 아홉 개의 매혹적인 이야기

『여행의 이유』는 작가 김영하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홉 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기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자와 삶의 의미로 주제가 확장되어가는 사유의 여행에 가깝다. 작품에 담긴 소설가이자 여행자로서 바라본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은 놀랄만큼 매혹적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떠올렸을 법한, 그러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채 남겨두었던 상념의 자락들을 끄집어내 생기를 불어넣는 김영하 작가 특유의 (인)문학적 사유의 성찬이 담겼다. (문학동네 책소개 중)

“꽤 오래전부터 여행에 대해 쓰고 싶었다. 여행은 나에게 무엇이었나, 무엇이었기에 그렇게 꾸준히 다녔던 것인가, 인간들은 왜 여행을 하는가,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을 구하고 싶었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그러니까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을 기준으로 보면, 나는 그 무엇보다 우선 작가였고, 그다음으로는 역시 여행자였다. 글쓰기와 여행을 가장 많이, 열심히 해왔기 때문이다. 글쓰기에 대해서는 쓸 기회가 많았지만 여행은 그렇지를 못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정말 많은 것들이 기억 깊은 곳에서 딸려 올라왔다.” _212~213쪽 「작가의 말」에서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저 | 달

『끌림』의 두 번째 이야기.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작가는 그동안 여전히 여러 번 짐을쌌고, 여러 번 떠났으며, 어김없이 돌아왔다. 변하지 않은 건 ‘사람’. 혼자 떠난 여행에서도 늘 ‘사람’ 속에 있었으며, ‘사람’에 대한 따뜻한 호기심과 ‘사람’을 기다리는 쓸쓸하거나 저릿한 마음을 거두지 않는다. 사람이 여행하는 곳이 결국 사람의 마음이라는 말은 그래서 맞다.

작가의 이 여행노트는 오래전부터 계획된 대단하고 거창한 여행기가 아니라, 소소하지만 낯선 여행지에서의 일상과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 이야기 날것 그대로임을 알게 해준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작정하고 책상에서 앉아 깔끔하게 정리하고 쓴 글이 아니라, 어느 나라 어느 길 위에 걸터 앉아서 혹은 어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그것도 아니라면 낡은 침대에 몸을 누이고 그렇게 생각나는 대로 적은 것일 테다. 그 정제되지 않은 듯 생동감 넘치는 글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때 그곳의 공기를 함께 호흡하게 한다.

먹고 버린 라면 봉지에 콩을 심어 싹을 틔운 인도 불가촉 천민들, 비용이 너무 많이 나왔다며 오히려 절반만 받겠다는 루마니아 택시 기사, 비행기가 좋아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가 떠나거나 돌아오는 사람들을 만나는 할아버지, 아버지 혼자 다녀온 홍콩을 그대로 여행해보는 아들, 인터넷 랜선을 들고 숙소 꼭대기층까지 걸어 올라온 예멘의 청년 무함메드 등, 이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슬라이드 필름 돌아가듯 다분히 아날로그적인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이번에도 역시나, 『끌림』과 마찬가지로 목차도 페이지도 없다. 그러니, 순서도 없다. 책의 어느 곳이나 펼치고, 전 세계 어딘가 쯤에서 작가의 카메라의 셔터가 잠시 쉬었다 간 곳, 그리고 펜이 머물다 간 곳을 따라 함께 느끼면 된다. 그곳이 바로 시작점이기도 하고, 종착점이기도 하다. 우리의 여행이 그러하듯이. (출판사 책소개 중)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

기대할 수 있어도 계획할 수는 없는 여행의 발견

이동진 지음 | 트래블코드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선물해 준 여행의 발견 어디를 가느냐보다 어떻게 보는지가 중요하다 

여행의 묘미를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계획한 일정을 숙제하듯 소화할 때가 아니라, 뜻밖의 상황을 느닷없이 마주칠 때다. 예정에 없었던 대화, 있는 지도 몰랐던 공간, 상상하지 못했던 제품, 경험하기 어려웠던 현상, 기대하지 않았던 디테일 등이 여행의 가치를 높여준다. 그래서 여행을 할 때 계획을 세우는 건 중요하지만, 우연이 끼어들 여지를 남겨둘 필요도 있다.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은 여행에서 우연이 끼어들 여지가 선물해 준 생각지도 못한 생각들에 대한 기록이자, 계획할 수 없었기에 더 소중한 여행의 발견이다.

여행 에세이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은 여행에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찾는 여행 문화를 선도했던 베스트셀러 〈퇴사준비생의 도쿄〉, 〈퇴사준비생의 런던〉,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 등의 대표 저자 이동진이 도쿄, 타이베이, 발리, 런던,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를 취재하면서 우연히 마주친 생각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해외 도시에서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저자가 여행을 하는 관점을 따라가다보면 내일이 기다리는 일상을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으로 만들 수 있는방법을 찾게 된다. (트래블코드 책소개 중)

”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 역시 비행기를 타야만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생각이 기다릴 거라는 기대로 일상을 들여다보면, 반복되는 것만 같은 일상에서도 새로운 생각을 마주칠 수 있습니다.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이라는 푯말 덕분에 도쿄, 타이베이, 발리, 런던,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무심코 지나쳤을 수도 있었던 생각을 만났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생각이 기다리는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어떻게 보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 에필로그 중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 청미래

‘일상성의 발명가’ 알랭 드 보통은 독창적인 시각으로 사랑, 건축, 철학 그리고 종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을 써왔다. 그런 그가 떠나는 여행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이번에도 그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는 번뜩이는 지성과 무심한 듯한 매력으로 기대의 즐거움, 이국적인 것의 매혹, 바베이도스의 바다 풍경에서부터 히드로 공항의 비행기 이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서 찾아낼 수 있는 가치를 독자들에게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여행의 목적지뿐만 아니라 여행을 어떻게 가야 하고, 왜 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알랭 드 보통은 다양한 장소들 -바베이도스, 마드리드, 시나이 사막, 프로방스, 레이크 디스트릭트, 암스테르담-을 여행한다. 그는 그곳에서 우리를 여행에 나서게 하는 것이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사진 한 장에 대한 기대로 결정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한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우리가 거치게 되는 장소들-휴게소, 공항-에서 외로움에 대한 위안을 받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슬플 때 우리를 가장 잘 위로해주는 책은 슬픈 책이고 외로울 때 우리가 달려가야 할 곳은 휴게소인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우리는 이국적인 것을 찾아서 그리고 우리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다. 이곳이 아닌 다른 곳, 우리를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낯선 땅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작은 것에서도 더 큰 위안과 더 큰 재미와 더 큰 감동을 느끼는 것이다. (청미래, yes24 책소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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