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Windy Lee 에디터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모든 잎이 꽃이 되는 가을은 두 번째 봄이다.” 그의 동의를 못 얻겠지만 뉴욕에 ‘이방인’으로서 모든 잎이 눈과 빛으로 덮이는 이곳의 겨울은 세 번째 봄이라 칭하고 싶다. 뉴욕의 겨울은 봄만큼이나 모두를 설레게 한다. 겨울과 크리스마스를 한 번도 누려본 적 없는 이들에게조차 뉴욕의 겨울, 특히 12월은 따뜻한 낭만, 로맨틱 그 자체다. 손발이 꽁꽁 얼어도 눈과 마음에 들어온 풍경으로 마음속은 마치 봄이다. 거리마다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 하늘의 별이 내려앉은 듯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그리고 크리스마스 캐럴이 가득 찬 겨울 호수 같은 은색의 빙판은 12월의 뉴욕을 부풀게 한다. 오래된 추억도, 잊었던 낭만도 샘솟는 마법 같은 시간, 12월의 원더랜드, 뉴욕의 세 번째 봄으로 로맨틱한 산책을 나서보자.


윈터 빌리지 & 아이스 스케이팅 링크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한 은색의 빙판을 빼놓고 12월의 뉴욕을 상상하긴 어렵다. 그 때문인지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유명해진 센트럴 파크 울먼 링크와 록펠러 센터 아이스 링크, 그리고 미드타운 고층 건물 숲 홀리데이 마켓 한가운데 있어 더욱 낭만적인 브라이언 파크 윈터 빌리지의 아이스 링크 외에도 최근 몇 년간 뉴욕 곳곳에 실외 아이스 링크가 많이 생겼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바로 고버너즈 아일랜드 윈터 빌리지 아이스 링크다. 펜데믹 이후 사계절 휴양지로 변신 중인 이곳은 맨해튼, 뉴저지, 스탠튼 아일랜드, 브루클린이 바라다보이는 도시 한 가운데의 섬이다. 빌딩 숲을 원경으로 한 섬 속 윈터 빌리지는 상상만으로도 무척 매력적이다. 7500 스퀘어 피트의 거대한 아이스 링크와 모닥불 옆 핫초콜릿, 그리고 눈 오는 날에는 썰매, 스노우 슈즈, 크로스 컨츄리 스키 대여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한, 4월 30일까지 주말에는 반려견과 함께 섬을 거닐 수 있는 Winter Dog Days가 있어 인기가 높다. 이 외에도 다양한 먹거리 및 볼거리로 최근 새로 단장한 사우스 스트리트 시포트의 무료 아이스 링크, 올림픽 아이스 댄싱 선수 멜리사 그레고리와 데니스 페투코프가 운영하며,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스케이트를 탈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베터리 파크 브룩필드의 더 링크, 그리고 멋진 맨해튼 스카이라인 전망과 루프톱 바에서의 여유까지 선사하는 브루클린의 The William Vale 호텔 옥상 아이스 링크를 뉴욕의 가 볼만한 겨울철 명소로 추천한다.
The Rink at Rockefeller Center: 600 5th Ave. New York, NY 10020
Winter Village at Bryant Park: 42nd & 6th Ave. New York, NY 10018
Wollman Rink, Central Park: 830 5th Ave. New York, NY 10065
The Link at Brookfield Place: 230 Vesey St. New York, NY 10281
Ice Rink at The Seaport, Seaport District: 89 South St. New York, NY 10038
The Vale Ice Rink, Williamsburg: 111 N 12th St. Brooklyn, NY 11249


진저브레드 하우스 & 홀리데이 트레인 쇼
크리스마스 시즌만큼 어릴 적 추억과 잘 어울리는 조합도 없을 것이다. 뉴요커의 어릴 적 추억이 담긴 크리스마스 장식용 진저브레드 하우스가 새로운 홀리데이 전통을 만들고 있다. 맨해튼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에식스 마켓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진저브레드 마을이 선을 보였다. 이 분야 기네스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한 ’진저브레드 맨’이자 유명 호텔 레스토랑 쉐프인 Jon Lovitch는 천 파운드의 진저브레드와 8천 파운드의 아이싱으로 약 1,500개의 아름다운 진저브레드 하우스를 만들었으며, 그중 500개를 에식스 마켓에서 1월 15일까지 전시한다. 한편, 뉴욕시 박물관에서는 뉴욕시의 건물들을 진저브레드로 놀랍도록 사실적으로 만들어 경합을 벌인 작품들을 전시한다. 플랫 아이언 빌딩과 매디슨 스퀘어 파크의 겨울 전경, 유명 카페 및 가게가 세밀하게 묘사된 아스토리아의 건물, 7라인 열차와 실버컵 스튜디오, 스텐튼 아일랜드 페리, 그리고 브루클린의 고전적 브라운 스톤 등의 진저브레드 하우스를 내년 1월 8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한편 또다른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려줄 30년 전통의 “홀리데인 트레인 쇼”가 올해도 뉴욕 보태니컬 가든에서 열린다. 25개의 G-Scale 모형의 기차와 트롤리가 0.5마일에 이르는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 선로를 따라 배치된 브루클린 브리지, 양키 스타디움, 성 패트릭 성당, 자유의 여신상 등 솔방울과 시나몬 스틱 같은 자연 재료로 정교하게 만든 175개의 뉴욕 랜드마크와 수천 개의 미니어처 구조물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25개의 열차가 질주하면서 공중으로 연결된 다리를 서로 교차해 지나는 광경은 홀리데이 트레인 쇼의 백미이다. 동심을 깨우는 환상적인 홀리데이 트레인 쇼는 1월말까지 이어진다.
Gingerbread Lane at Essex Market: 88 Essex St, New York, NY 10002
Holiday Train Show, NYBG: 2900 Southern Blvd, Bronx, NY 10458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 사운드 라이팅 쇼
뉴욕의 12월이 봄처럼 반짝이는 건 무엇보다도 화려한 홀리데이 시즌 장식과 조명 때문이다. 그 중심에 <나홀로 집에2>로 명성을 얻은 록펠러 센터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과 그 맞은편에 웅장한 홀리데이 시즌 음악에 맞추어 삭스 핍스 애비뉴 백화점 건물 전체를 화려하게 수놓는 라이팅 쇼가 있다. 이곳의 이벤트는 뉴욕 홀리데이 시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점등식후 매일 자정까지 켜있는 대형 트리는 25일엔 24시간 동안 불을 밝히며 뉴욕의 크리스마스를 수놓는다. 삭스 핍스의 사운드 앤 라이팅쇼는 매일 오후 4시 30분부터 밤 11시 35분까지 10분 간격으로 반복되며, 매번 행인들의 환호성을 끌어낼 만큼 아름답다. 이외에도 또 다른 시즌 명물인 홀리데이 윈도우는 매년 색다른 테마에 맞추어 뉴욕의 유명 백화점 쇼윈도를 아름답게 장식하는데, 버그더프 굳맨, 그리고 삭스 핍스 애비뉴에서 가장 아름다운 홀리데이 윈도우를 볼 수 있다. 특히, 이 랜드마크들이 모여있는 5번가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12월 첫 3주간 일요일마다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5번가(49가에서 57가까지)의 모든 차량이 통행이 금지되어, 홀리데이 분위기를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됐다. 록펠러 센터를 방문하는 동안 올해의 홀리데이 아티스트로 선정된 일러스트레이터 로레인 남의 활기찬 대규모 벽화들도 구경해 보고, 그녀의 장난기 가득한 삽화가 담긴 한정판 록펠러 센터 홀리데이 무료 지도도 기념 삼아 받아보자. 이외에도 40년의 전통의 크리스마스 조명 장식을 보기 위해 수십만 명이 모여드는 브루클린 다이커 하이츠의 유서 깊은 주택 지구도 꼭 한 번 가볼 만하다. 천사, 순록, 눈송이, 썰매, 산타 모양의 화려한 조명 장식으로 집마다 우호적 경쟁을 벌이면서 동네 전체가 시즌 명소가 되었다. 가장 화려한 집들은 11-13th Ave.와 83-86th St. 사이에 몰려 있다. 좀 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라이팅 쇼를 즐기고 싶다면 국내 최대 규모의 라이팅 쇼가 될 Amaze Light Festival을 추천한다. 뉴욕 메츠팀에 홈구장인 Citi Field를 배경으로 화려한 크리스마스 3D 라이팅 쇼와 5개의 테마가 있는 인터렉티브 홀리데이 스토리 월드를 탐험할 수 있음은 물론 30분마다 펼쳐지는 애니메이션 라이팅 쇼도 온 가족이 함께 기억할만한 멋진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Christmas Tree, Rockefeller Center: 30 Rockefeller Plaza New York, NY 10112
Holiday Light Show, Saks Fifth Avenue: 611 5th Ave., New York, NY 10022
Christmas Lights in Dyker Heights: 1072 80th St., Brooklyn, NY 11228
Holiday Windows at Bergdorf Goodman’s: 754 5th Ave., New York, NY 1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