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TO HUG]

 

“Those families that the government defends as being better options say…”

“We don’t want that child because she is deaf…”

“We want her… we want her to be safe and happy and loved…”

(2020) 中 판사 앞에 선 엄마 Bela의 대사

글 황은미 변호사

 

 

런던 교외에 사는 벨라와 조타 부부는 젖먹이 제시와, 소리를 듣지 못하는 루, 그리고 첫째 디에고를 키우고 있는 포르투갈 출신 이민자입니다. 아빠 조타가 임금 체불을 당한 뒤 실직 상태가 되자, 젖몸살도 풀지 못한 엄마 벨라가 젖먹이를 데리고 청소부 일을 합니다. 오늘은 복지국에서 가정 방문을 하는 날이라 엄마는 아빠에게 집 안 청소를 당부합니다. 등교 준비를 하는 루의 보청기가 말썽입니다. 엄마가 보청기를 이리저리 만져봐도 작동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루의 등에 퍼런 멍자국이 있습니다. 청소일을 가야하는 엄마는 루의 등에 멍자국을 뒤로 하고 등교를 서두릅니다. 등굣길에 마트에 들립니다. 엄마는 마트 주변의 후미진 곳에 루와 제시를 남겨두고 빈 유모차를 가지고 마트에 들어갑니다. 빵과 먹을 것을 유모차에 몰래 담고 물 한 병 값만 지불한 뒤 엄마는 아이들에게 서둘러 돌아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엄마는 훔친 빵으로 루의 아침을 먹입니다. 엄마는 루와 보청기 고장을 비밀로 하기로 약속합니다. 오늘도 루의 지각에 불만을 토로하는 선생님에게 루를 맡기고 엄마는 서둘러 청소일을 갑니다. 첫째 디에고의 열이 가라앉지 않는 아침입니다. 해열제를 건네는 아빠에게 디에고는 배가 고프다고 합니다. 아빠는 엄마가 오면 점심을 먹자고 합니다. 

 

 

포르투갈 출신 Ana Rocha 감독의 2020년 영화 이 처음 20여 분 동안 펼쳐 놓은 한 가정의 아침 풍경입니다. 가난 앞에 놓인 가족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가난 앞에 놓인 가족에 면면이 아닌 “양육 능력이 없는” 부모로 몰아가는, 극도로 관료화된 영국의 사회 복지 제도의 면면을 밀도 있게 그려냅니다. “가난”한 가정을 돕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부모의 양육 능력을 판단하고, 자녀에 대한 폭력을 의심하여 아이들을 “보호” 명목으로 강제 분리 및 입양까지 집행하는 영화 속 복지국 관료들의 공무 집행 방식은 당혹스러울 정도로 일방적이고 비정합니다. 포르투갈 출신으로 런던에 살던 감독은 영국 사회 복지 제도의 문제를 느껴 실제로 벌어진 여러 강제 입양 사례들을 인터뷰한 뒤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고 합니다.  

“Best Interests of the Child아동 권리의 원칙”에 따른 강제 입양의 정당성은 친부모의 양육 능력이 부족하여 그들보다 “더 나은 가정”에 아이들을 보내 그전보다 더욱 안전하고 행복한 환경을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더 나은 가정”은 어디일까요? 디에고가 친부모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소리를 쳐도, 젖먹이 제시가 엄마 젖을 찾아 울어도, 전혀 “듣지” 않던 정부는 아이러니하게도 소리를 못 듣는 루만 친부모에게 돌려보냅니다. 루를 위한 “더 나은 가정”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루의 양육권을 되찾기 위해 법정에 선 엄마 벨라는 판사에게 말합니다. 

“존경하는 판사님…루를 입양할 집은 못 찾았다고 하더군요. 장애가 있어서요. 정부 기준으로 더 나은 가정이라는 곳들이 정작 농아는 원치 않는다는 건가요? 우리는 루를 원합니다. 루가 안전하고 행복하고 사랑받기를 원해요. 저희보다 나은 부모는 없어요…우리 가족은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여느 다른 가족처럼요.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복지국에서 가정 방문을 한 그날은… 하필, 첫째가 많이 아팠고, 둘째의 보청기가 고장인데다 이유 모를 멍도 있었고, 냉장고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던…한 가정의 어느 힘든 하루였는지 모릅니다.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살면서 겪었을 그런 하루. 반드시 필요한 강제 입양의 케이스도 많이 있겠지만, 일방적이고 관료적인 메뉴얼에 따른 강제 입양 케이스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영화 이었습니다.  

 

 

영화 정보

타이틀: Listen(2020)
감독: Ana Rocha de Sousa

출연: Lucia Moniz, Sophia My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