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글 Anna Lee, Ph. D., MSW, LAC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공통되게 하는 말이 있다. “어느 순간부터 가족들하고 대화를 잘 안 해요. 도대체 방에서 무얼 하는지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그렇게 귀찮게 쫓아다니며 수다 떨던 녀석이 이제는 대화조차 거부하니 정말 서운해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든 이 말을 듣고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공감할 것이다. 이처럼 부모의 간섭은 떨쳐버리고 싶고, 부모의 진정 어린 조언은 듣고 싶지 않은 게 사춘기 자녀들의 일반적인 모습일 것이다.
사춘기 자녀에게 부모는 어떠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 우선 사춘기 자녀가 내뱉는 말에 큰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한다. 사춘기 자녀와 언쟁을 높이며 싸운 후 부모는 자녀가 했던 말 토씨 하나하나가 가슴에 대못으로 박혀 속상해한다. 감정적 서운함은 차곡차곡 쌓이게 되고, 자녀와의 끝도 없는 전쟁과 동시에 해결되지 않는 갈등은 매번 더 증폭된다. 한편 사춘기 자녀 입장에서는 부모가 본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분노하며 결국 입을 닫아 버린다.
이런 이유로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겠지만, 이 말들을 잊고, “얼마나 힘들면 우리 아이가 저럴까?”라는 그저 그 생각 하나만 가지고 자녀의 말에 적극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 사실상 사춘기 자녀는 부모를 멀리하며 스스로가 정답을 다 아는 듯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부모가 늘 곁에 있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 때문에 묵묵히 자녀의 버팀목으로, “네가 힘들 때 언제든 엄마, 아빠에게 말해, 기다려 줄게”라고 하면 어느 순간 자녀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부모에게 하게 될 것이고, 결국 서로 간에 갈등이 아닌 신뢰를 쌓아가는 좋은 관계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부모는 자녀의 성장 발달 단계에 따라 역할을 바꾸어야 한다. 무조건 부모가 돌봐야 하는 영아기 시기에는 부모의 역할은 ‘돌봄’이다. 하지만 사춘기 자녀에게 부모의 무조건적이고 희생적인 돌봄은 자녀의 건강한 독립적 발달을 지연시킬 수 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챙겨주는 부모보다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사춘기 자녀에게는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하고 본인의 감정과 행동, 모든 것에 책임지도록 지켜봐 주는 부모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 때로는 사춘기 자녀가 상처받고 실패하더라도 자녀를 믿어주고,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 주며 부모가 함께 버텨줘야 한다. 그리고 사춘기 시기에는 부모도 자녀가 본인의 품을 떠나 독립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자녀 없이 홀로 서는 연습의 시간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