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호 북케이스 가을 특집에서는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명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바로 <가지 않은 길>이라는시인데요, 번역된 시를 읽고 또 원문을 읽다 보면 나라와 언어를 넘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인생을 살아오며 경험한 선택의 순간들이 있고 어떤 쪽으로든 내가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이나 아쉬움 등은 남겨지게 마련이기에, 유독 많은 분들이 이 시를 기억하고 종종 떠올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손민정 에디터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손혜숙 역
노란 숲속에 두갈래 길 나 있어,
나는 둘다 가지 못하고
하나의 길만 걷는 것 아쉬워
수풀 속으로 굽어 사라지는 길 하나
멀리멀리 한참 서서 바라보았지.
그러고선 똑같이 아름답지만
풀이 우거지고 인적이 없어
아마도 더 끌렸던 다른 길 택했지.
물론 인적으로 치자면, 지나간 발길들로
두 길은 정말 거의 같게 다져져 있었고,
사람들이 시커멓게 밟지 않은 나뭇잎들이
그날 아침 두 길 모두를 한결같이 덮고 있긴 했지만.
아, 나는 한 길을 또다른 날을 위해 남겨두었네!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걸 알기에
내가 다시 오리라 믿지는 않았지.
지금부터 오래오래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렇게 말하겠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나는 사람들이 덜 지나간 길 택하였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노라고.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
미국의 시인, 캘리포니아주 출생. 10살 때까지 미국 북동부의 농장에서 생활했으며,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시운동에 참여했다. 카리스마적인 시 낭송가로 명성을 날렸으며, 농장의 생활 경험을 살려 소박한 농민과 자연을 노래해 현대 미국 시인 중 가장 순수한 고전적 시인으로 꼽힌다. J.F. 케네디 대통령 취임식에 자작시를 낭송하는 등 미국의 계관시인적(桂冠詩人的) 존재였고, 퓰리처상을 4회 수상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The Not Taken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 가지 않은 길 (창비, 손혜숙 역 / 2014) 』
‘창비세계문학’ 의 미국 대표 시선집. 로버트 프로스트, 월트 휘트먼, 에즈라 파운드, T. S. 엘리엇,앨런 긴즈버그, 실비아 플래스 등 미국 시의 전개와 흐름을 보여주는 시대별, 사조별 대표 시인 15인의 시를 선별해 수록한 작품집이다. 15인의 대표작을 모은 미국 대표 시선은 언어와 문화가 상이한 외국시를 다루는 만큼 개별 텍스트 이해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배경지식과 특수 용어나 표현들, 해석상 주의해야 하는 대목들엔 주석을 붙였고, 시인에 대해서는 전기적 사실과 문학사적 평가를 간략히 덧붙였다. (알라딘 책소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