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나누는 삶을 시작해 보세요.

요즘 사람들에게 ‘경단녀’라는 단어를 한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여성들이 결혼하고 출산하면서 경력이 단절된 여자를 뜻하는데 아이가 커서 자신의 커리어 현장에 복귀하는 시점의 터울을 경력 단절로 본다고 한다. 이노비 플라워 힐링 클래스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채정아 디렉터는 뉴욕에서 20여년간 이벤트 사업을 하다가 결혼과 육아를 거치면서 지금 현재 워킹맘인 동시에 이노비 플라워 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봉사생활을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는 엄마들은 지금, 어떤 조언이 필요한 걸까? 일과 육아 그리고 봉사활동까지, 자그마치 세마리 토끼를 잡은 채정아씨의 그 특별한 이야기는 무엇인지 더욱 궁금해졌다.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저는 20년을 커리어 우먼으로 살다가 지금은 5살된 양세영 딸아이가 더 중요해진 여자, 채정아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수줍은 웃음을 지으며) 인사가 너무 간단한가요?

지금 현재 이노비에서 봉사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이노비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는 뉴욕에서 이벤트 회사인 오케이션9 (Occasion 9)과 이벤츠 바이 오나인 (Events by O9)을 20년간 운영해 왔습니다. 오케이션9은이벤트, 파티 데커레이션을 주로 했었고 이벤츠 바이 오나인은 이벤트 플레닝과 비영리단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프로젝트로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주말과 상관없이 일했어요. 현재는 이벤츠 바이 오나인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노비 (ENOB)는 어떤 단체인가요?

이노비 (ENOB)는 문화 봉사 비영리 단체예요. ‘변화를 끌어내는 다리가 되자.’ “Innovative Bridge”의 약자이기도 해요. 병원이나 양로원을찾아가 환자들과 가족들을 위해 문화 자선공연 및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문화 봉사 비영리 단체입니다. 

이노비에서 지금 하고 계시는 활동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뉴욕 브롱스에 위치하고 있는 갈보리 병원 (Calvary Hospital) 호스피스 병동에서 말기 암 환자들, 가족들을 위해 플라워 힐링 프로그램을 한달에 두번씩 진행하고 있어요. 같이 참여하고 있는 분들은 이노비

에서 전체 프로그램을 지원하시는 직원 한 분과 저랑 같이 이벤트 플레닝을 하던 15년 지기 동료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방문하고 있습니다. 저희 봉사 활동비는 뉴욕시에서 병원을 통해 펀드를 지원받고 있어요. 프로그램에는 환자 간호를 최소 3년은 하신 환자 보호자 분들인데요. 꽃의 색깔을 보고, 냄새를 맡고, 직접 만지는 등 꽃꽂이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아주게 됩니다. 저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큰 힐링을 받으시는 것 같아요. 저에게 매주 땡큐노트, 이메일도 보내 주시는데 많은 감동과 보람을 얻고 이 일을 지속해야 겠다는 큰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육아와 커리어를 동시에 쌓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하는데 이를 어떻게 짧은 시간안에 해낼 수 있었나요?

제가 원래 하던 사업은 특성상 프로젝트 볼륨도 크고 그만큼 오랜기간 매달려야 하는 업무라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하고 쉬는 날이 거의 없었지만 그렇게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주말에도 일하는 저 대신 남편이 아기를 봐주고, 그런 남편을 도와주지 못하는 게 미안해지면서 문득 이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죠. ‘도대체 나는 왜 돈을 버는가? 이 돈이 내 인생에 큰 의미가 있는가? 아이와의 시간을 나눌 수 없는 만큼의 값어치가 있는가?’ 라고 질문을 던졌을 때 저는 의미가 없다는 답을 얻었어요. 그래서 일을 갑자기 그만두기에는 남아있는 프로젝트도 있고 해서 하나씩 정리를 하다 보니 2년 정도가 걸렸어요. 아직도 프로젝트가 있고 일을 하고 있지만, 한달에 이벤트 하나 정도만 하려고 스스로 약속을 정했어요. 플라워 힐링 프로그램은 아이가 학교에 있는 동안 활동을 하고 있어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만족해요.

이노비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희 남편과 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우리도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봉사 많이 하자.” 라고 했더니 “봉사는 돈 있다고 하는게 아니야. 지금 못한다 생각하면 나중에도 못해.” 라고 말하는 남편의 봉사 개념에 세상을 보는 저의 시각이 달라지게 되었어요. 이노비를 알게 된 지는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회사를 운영하면서 비영리 단체에 도네이션을 이노비로 하게 되면서 처음에는 협찬정도의 수준으로 친분을 유지했던 것 같아요. 이노비 강태욱 대표님을 알게 되고 이노비가 하는 일이 병원에 계신 분들에게 힐링을 주는 좋은 일이라는 것을알게 된 시점에, 우연히 아는 지인 가족의 암투병과 그 속사정을 듣게 되었어요. 그렇게 부자인데도 일주일에 한번 병원에 찾아와주고 건네는 덩킨도넛이 얼마나 맛났다던지, 매주 기다리게 되었다는 이야기에 제 마음이 움직이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제 아이를 통해 생명이 소중한 것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크게 깨닫게 되며 스스로 성숙해진 제 자신을 보게 되었어요. 제가 대학원 공부를 플라워, 컬러 테라피를 했거든요. 이노비 강대표님과 이야기 하다가 플라워 테라피를 언급했고 지금 봉사하는 일과 잘 맞을 것 같아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제안을 받게 되었어요.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준비하고 셋업을 하고, 지금 이렇게 3년정도 갈보리 병원에서 안정적으로 플라워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노비 봉사활동을 통해 생각하신 궁극적인 목표가 있으신가요?

플라워 테라피를 하게 된 이유가 동양 꽃꽃이에 대한 좋은 의미이기도 한데요. 동양과 서양은 꽃꽃이 시작점이 달라요. 서양은 제사, 축제를 위한 꽃꽃이라면 동양은 마음을 다스리고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느끼게 하는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해요. 예전에는 태교나 마음 수양을 꽃꽃이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겠죠. 저의 전공을 살려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자부심이자 저의 커리어 유지를 시킬 수 있고, 경력 단절을 막아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아이가 좀 더 행복하고 나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엄마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실제로 아이에게 나눔을 직접 보여주기 좋은 기회라서 시간이 되면 특히 연말에는 프로그램에 데리고 나가기도 한답니다. 

지금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어머님들이 많은데요. 재취업을 원하시거나, 경력을 유지하고 싶은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미국에 사는 한국 사람으로 살면서, 눈에 안보이는 차별이 있게 마련이예요.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일 열심히 해서 돈 벌고 나면 도네이션 하지 않는다 라는 고정관념이 여기 미국에 사시는 많은 분들의 생각인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좀 더 괜찮은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시작으로, 나 먼저 바뀌자 라는 생각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나 먼저, 일 먼저, 라기보다 소소하게 나누다 보면 더 많이 얻으실 수 있습니다. 봉사생활을 하다 보면 저희가 오히려 더 힐링을 받을 때가 많아요. 우리는 얼마나 감사한 조건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느끼게되거든요. 경력 단절된 엄마들이 주변에 너무 많아요. 스스로 답답해 하시기도 해서 안타까워요. 아이들이 학교 가는 시간에 몇시간이든 주변에 힘든 사람들을 위해 내가 가진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이라도 나줄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오늘보다 더 따스한 곳이 될 거라 믿습니다.    

Jasmine Jung-Ah Chae 

ENOB Flower Healing Program Director

Events by O9, New York NY Founder & President NYU, School of continuing and Professional Studies, New York NY

Certificate in Meeting, Conference, Event Management Parsons School of Design, New York NYCertificate of Floral 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