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세상을 잇는 교육자, 도원철의 꿈과 열정
글_더 앰 매거진 편집부
버클리 음대에서 시작해 뉴저지 공립학교 교단에 서기까지, 아이들의 잠재력을 깨우는 그의 특별한 교육 여정과 비전을 심층 조명한다.
음악은 세상을 연결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언어 중 하나다. 여기, 그 언어를 통해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일깨우고,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자 노력하는 젊은 교육자가 있다. 한 학부모(소연 씨)의 “꼭 인터뷰해야 할 분”이라는 적극적인 추천으로 성사된 이번 만남의 주인공, 도원철 씨. 어린 시절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음악가의 꿈을 키우고, 세계적인 명문 버클리 음대를 거쳐 이제는 뉴저지의 초등학교 교단에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그다. 그는 단순히 악보를 읽고 악기를 연주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아이들 스스로가 창작의 주체가 되어 음악을 만들고 즐기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도록 이끈다. 젊고, 열정적이며, 뚜렷한 교육 철학을 가진 그를 만나 음악 교육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그의 원대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음악, 운명이 되다, 트럼펫 소년의 성장기
도원철 씨의 삶에서 음악은 언제나 중심에 있었다. 10살 때까지 한국에서 자란 그는 더 넓은 세상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의 부모님과 형제 역시 미국에 터를 잡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며, 그의 도전을 묵묵히 응원해주었다. 낯선 환경 속에서 그에게 가장 큰 위로와 즐거움이 되어준 것은 바로 음악이었다. 중학교 시절 처음 손에 쥔 트럼펫은 그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클래식의 정교함과 재즈의 즉흥성, 자유로운 선율에 매료된 그는 밤낮으로 연습에 매진했고, 그의 재능은 곧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주(State) 오디션에 합격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미국 전역을 무대로 연주하는 어엿한 연주자로 성장했다.
그의 학업 여정은 포트리(Fort Lee)와 크레스킬(Cresskill)을 거쳐 세계적인 실용음악대학인 버클리 음대로 이어졌다. 수많은 음악인들이 꿈꾸는 버클리 음대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그는 처음에는 작곡을 통해 세상에 자신의 음악을 알리는 작곡가를 꿈꿨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하모니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또 다른 열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작곡가에서 교육자로, 새로운 길을 찾다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하며 그는 교육의 힘과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체계적이고 훌륭한 교육 커리큘럼에 대한 명성을 익히 들어왔던 터라, 자연스럽게 교육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음악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직접 가르쳐주는 것이 더 큰 보람과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안정적인 삶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또한 교육자의 길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고민 끝에 그는 작곡과 함께 교육학을 복수 전공하며 새로운 꿈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버클리 음대를 졸업한 후, 보스턴의 한 중학교에서 1년간의 교직 생활을 통해 현장 경험을 쌓았고, 이후 명문 컬럼비아 대학원 교육학 석사 과정에 진학하여 교육자로서의 전문성을 더욱 심화시켰다. 특히 석사 과정 중 연구 논문을 작성하는 수업을 통해 얻은 학문적 성과는 ‘NJ 템플 교육자 저널’에 논문이 실리는 영광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는 그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학문적 깊이를 증명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교실 안의 작은 거장들, 특별한 음악 수업
석사 학위를 마친 도원철 씨는 뉴저지 에지워터(Edgewater)에 위치한 조지 워싱턴 초등학교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의 음악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 40분에서 45분간 진행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교실은 아이들의 웃음과 에너지로 가득 찬다. 그의 교육 철학의 핵심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체험 중심의 교육’이다.
미취학 아동(Pre-K)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온몸으로 음악을 느낄 수 있도록 춤을 추고 함께 노래하며 자유롭게 움직이는 활동에 집중한다. 그는 “이 나이의 아이들에게는 정해진 규칙보다 음악과 친해지는 경험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아이들은 트라이앵글, 캐스터네츠, 실로폰 같은 간단한 악기를 다루기 시작하고, 점차 악보를 읽고 음계를 배우게 된다.
그의 수업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은 바로 ‘작곡’ 시간이다. 그는 아이들이 어려워할 수 있는 작곡을 ‘상자 안에 음표 넣기’라는 놀이처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아이들은 스스로 음표를 선택하고 배열하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그는 인터뷰 도중 직접 스마트폰으로 2학년 합창단 아이들의 귀여운 공연 영상을 보여주었다. 율동과 함께 노래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의 교육 방식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엿볼 수 있었다. 비록 단순한 멜로디일지라도, 아이들은 자신의 선택으로 음악이 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엄청난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는다. 그는 “교육은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보고, 배우고, 연습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어떻게 하면 어려운 개념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교실 밖으로 확장되는 열정, 더 큰 무대를 향하여
도원철 씨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교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마칭밴드 보조 감독으로 활동하며 학생들의 행진 대형 훈련을 돕고 때로는 지휘봉을 잡기도 하며, 여름방학에는 버겐 카운티 중학생들을 위한 서머 캠프를 지도하는 등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 또한, 음악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북클럽에 참여하여 동료 교사들과 교육에 대한 고민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 그는 에지워터에서의 성공적인 경력을 바탕으로 오는 9월부터 뉴저지 최고의 학군 중 하나로 꼽히는 테너플라이(Tenafly)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과거 에지워터와 테너플라이의 시장을 모두 인터뷰했던 경험이 있는 인터뷰어가 두 도시의 다른 분위기를 언급하자, 도원철 씨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블루리본 스쿨’로 지정될 만큼 교육열이 높은 테너플라이에서의 새로운 도전은 그에게 더 큰 성장과 배움의 기회가 될 것이다. 그는 “테너플라이는 저를 지지해주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고, 교육감님 또한 한국 분이어서 강력한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이내 개인적인 이야기로 이어졌다. 인터뷰어가 과거 방송국 경험과 재미로 보컬 레슨을 받았던 이야기를 꺼내자, 도원철 씨는 전문가로서 공감하며 대화의 깊이를 더했다. 그는 5년에서 10년 안에 교수가 되거나 교장이 되어 교육 현장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버클리 음대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지금은 행정가로서 교육 시스템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교장 자격증 취득 과정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맨해튼 특수학교의 한인 교장 선생님 사례처럼, 한인 교육자들이 미국 사회에서 리더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큰 영감을 얻는다.
더 나아가 그는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모든 아이들이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을 내비쳤다. 아직 미혼이지만 아이들을 좋아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가까운 미래에 좋은 인연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도 전했다.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사랑, 그리고 미래를 향한 뚜렷한 비전을 모두 갖춘 교육자 도원철. 그의 발걸음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그가 교실 안팎에서 만들어갈 긍정적인 변화와 그가 이끌어갈 미국 교육계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고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