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골든타임, 우리의 '우리말'은 영원할까?

글_더 앰 매거진 편집부

지금 투자 없이는 5안에 기회를 잃을 있습니다.”

로스 교수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UBC) 한국학 교수이자 밴쿠버 한국어마을(Korean Language Village)의 설립자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았지만, 1995년부터 캐나다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학을 가르쳐온 그는 한국학 연구와 한국어 교육의 강력한 옹호자입니다. 지금 전 세계를 휩쓰는 K-팝과 K-드라마 열풍이 한국어 교육의 지속 가능한 미래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냉철한 진단과 구체적인 해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Part 1. 한국어와의 만남과 언어 장벽

  1. 교수님께서 처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접하셨을 때가 언제였고, 만남이 학자의 길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2. 아주 오래전 일이라 정확히 집어내기 어렵습니다. 저는 위스콘신 출신이고, 당시에는 매우 백인 일색이었던 고향 마을을 떠나 동부의 명문 보딩 스쿨(Phillips Exeter Academy)에 갔습니다. 아침 조회 때 성(Last name)의 알파벳 순서대로 앉았는데, 성이 **’King’**인 제 왼쪽에는 **’Kim’**이 10명가량, 오른쪽에는 **’Lee’**가 여럿, 뒤에는 David Moon, 앞에는 Jinny Chun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죠. 그들은 모두 매우 똑똑했고 여학생들은 특히 매력적이어서, 저는 자연스레 그들에게 매료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한국어를 배울 수 없었지만, 예일 대학교에 가서야 기회가 닿았죠. 다만, 이 경험이 제 학자로서의 길을 결정지은 건 아니었고, 단지 흥미를 유발했을 입니다.
  3. 여러 언어를 연구해 오셨는데, 한국어만이 가진 독특하거나 특별한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4.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한국어는 영어 화자에게 가장 어려운 언어 중 하나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난이도의 핵심은 문법 같은 언어학적 어려움보다는 ‘철학적, 심리학적 장벽’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한국의 ‘언어 민족주의’와 배타주의(Petajui) 같은 일종의 외국인 혐오(xenophobia)입니다. 한국인들이 ‘국어(gugeo)를 누가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가진 깊이 뿌리박힌 태도죠. 외국인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려 할 때, “이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할 자격이 없는데”와 같은 깊은 방어심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러한 태도, 즉 단일 언어주의와 이중 언어주의에 대한 매우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관점은 21세기에는 언어 학습에 대한 합법적인 장벽이 됩니다. 많은 외국인 학습자들이 이런 비언어적 장벽에 부딪혀 결국 한국어 학습을 포기하는 것을 봅니다. 한국이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살고 일하고 한국어를 배우기를 원한다면, 이러한 태도에 대한 재고(rethink)재브랜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Part 2. 디아스포라 언어 생존과 한류의 책임

교수님께서는 디아스포라 속에서 한국어가 변화하고 유지되는 과정을 연구해 오셨습니다. 뉴저지와 같은 미국 한인 커뮤니티가 연구에서 얻을 있는 가장 교훈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문제는 1세대의 ‘근시안적 접근(Shortsightedness)입니다. 1세대는 자녀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소통(Intergenerational Communication)할 수 있도록 2세대의 유산 언어(Heritage Language)’ 교육, 즉 한글학교에만 집중합니다. 그러나 미국 사회의 비극은 3세대에 이르면 언어가 사멸한다(dead, it dies)는 것입니다. 3세대는 부모가 한국어를 가르칠 수 없으므로, 정작 필요한 것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Korean as a Foreign Language)’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제가 1999년에 설립한 밴쿠버 한국어마을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초기 20년 동안은 한국 성을 가진 학생이 없었지만, 이제는 부모가 한국어를 가르칠 수 없는 3세 한인 학생들이 등록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는 ‘집단적 선(Collective Good)’입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비참할 정도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The Korean government is pathetic)” 심지어 예산(Korea Foundation budget)까지 삭감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도 일본 기업과 비교하면 투자를 전혀 합니다. 한인 커뮤니티 역시 교회나 지역 활동에 국한되어 너무 지역적(very local)이죠. 한인들은 환상에서 벗어나, 한국 정부와 기업에 더 적극적으로 옹호(advocating)하고 로비(lobbying)하여 장기적인 인프라 투자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1. 요즘 K-드라마, K-등 ‘K-콘텐츠’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언어학자의 눈으로 보실 때, 열풍이 한국어 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한국 기업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2. K-콘텐츠는 한국에 대한 ‘강한 갈망(strong craving)’을 만들어냈고, 이는 음식, 뷰티, 패션 등 모든 것을 상업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말 훌륭한(really, really excellent) 기회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주고 주는(주고 주고)’ 것이 아니라 ‘병만 준 상황(한류 병만 줬다고)’입니다.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도 “갈 데가 없는 상황”입니다. 장학금(scholarships), 보조금(bursaries) 등 인센티브가 없습니다. 한국은 지금 우리가 워낙 인기가 많으니” 사람들이 스스로 돈을 내고 올 것이라는 ‘거만한 태도(smug kind of attitude)’에 빠져 있습니다.
  3. 지금의 인기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지금은 정말 ‘골든타임(golden moment)’입니다. 일본이 1972년부터 1992년까지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여 언어 및 문화 프로그램 인프라를 구축했고, 그 결과 경제 침체기에도 관련 프로그램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지금의 황금기(golden moment)에 인프라, 장학금, 기금(endowments) 등을 구축하지 않으면, 5년에서 10안에 기회를 놓치게 이라 경고합니다.


특히 한국 기업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뉴저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도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통해 지역 사회와 문화에 기여하는 ‘기부 문화(donation culture)’가 부족합니다. 한국 기업이 ‘돈만 벌러 왔다’는 인식을 벗으려면, 한국 문화와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한국은 이민자가 필요하고,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이 필요합니다. 기업과 사회는 ‘우리 문화의 상품화’를 넘어 ‘진정으로 공유’하고, 비한인에게도 “당신도 환영받는다”는 신호를 줘야 합니다.


Part 3. 한글의 미래와 학문적 통찰

  1. 한글과 한국어의 미래에 대해서도 교수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교육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2. 저는 이 질문을 항상 피하려고 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흔히 한글’과 ‘한국어’혼동합니다. 한글은 두세 시간이면 배우는 천재적인 시스템이지만 , 한국어(Korean)평생이 걸립니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한글이 대단하다는 이야기만 듣고 싶어 하고, 정작 한국어를 배울 필요한 지원은 멈춥니다.

더 큰 문제는 해외 한국어 교육 정책을 맡는 사람들이 ‘외국어 한마디도 못하는 국어 교육학과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이들은 해외 경험이 없고, 고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방식을 모릅니다. 저는 실제로 한국어 교육 전공자들을 고용했을 때, 그들은 “최악의 직원”이었습니다. 한국은 미국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처럼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 장기적인 친구를 만드는 대규모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한국어가 ‘민족어로서의 한국어(minjok-eo-seo-yeo han-gu-eo)’라는 폐쇄적인 관점을 넘어 ‘모두에게 열려있는 한국어(mo-du-e-ge yeol-lyeo-in-neun han-gu-eo)’로 나아가야 할 핵심입니다.

오랜 학문적 여정 속에서 가장 뜻밖의 발견이나 인생을 바꿀 만큼 놀라웠던 순간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고려인(Koryo Saram) 할머니들과의 작업입니다. 15년간 현지 조사를 하며, 그분들의 자녀들은 한 번도 묻지 않았던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들(heartbreaking stories)을 들었고, 그들의 강인한 한국인 정체성(Korean identity)은 언어 소멸과 무관하게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다른 놀라운 발견은 ‘한국어가 다른 길을 갈 수 있었다’는 가능성이었습니다. 1920~30년대 고려인들이 가졌던 다른 종류의 한국어(very different kind of Korean)’, 그리고 캐나다 선교사 제임스 게일(James Garth Gale)이 1920년대 초 일본식 조어가 한국어를 식민화하는 에 반대하며 시도했던 다른 문체의 현대 한국어의 시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힘이 없어 실패했지만, 현대 한국어가 지금과 다른 모습일 수 있었다는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로스 킹 교수의 목소리는 단순한 학자의 비판을 넘어, 디아스포라 커뮤니티와 모국 사회 전체에 던지는 긴급한 경고이자 동시에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한국어는 역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언어로서의 잠재력을 만개했지만, 이를 영구적인 유산으로 만들지 여부는 5년에서 10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결정될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정부, 기업, 그리고 미주 한인들이 우리끼리’라는 폐쇄적인 울타리를 걷어내고, 교육 인프라장학 제도에 과감하게 투자함으로써, K-팝과 K-드라마로 유입된 ‘갈망(Craving)’을 평생 이어갈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로 바꾸어 놓아야 할 때입니다. 킹 교수는 한국인들이 “조류가 바뀌면 매우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황금기를 낭비하지 않고 쇠가 달아올랐을 때(Strike While the Iron is Hot)’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한국어는 영원히 모두에게 열려있는’ 문화적 공공재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