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경영하는 Leina Shim 대표

엄마와 CEO 사이,

예로부터 남아존중의 유교사상이 깊이 뿌리박힌 한국사회에서는 여성 리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더우기 여성은 성장과정부터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 원대한 꿈을 꾸도록 교육받지 못했으며, 희생이 요구되는 역할과 위치에 자신을 제한해야만 바른 여성성을 지닐 수 있다는 사회적 통념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타인에 대한 공감과 소통능력이 뛰어난 여성특유의 감성경영으로 부드러운 리더쉽을 지닌 많은 여성 리더들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대다수의 여성 리더들은 CEO와 엄마라는 이중적 지위에서도 자신의 능력과 기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맘앤아이 4월 인터뷰에 초대된 Leina Shim대표, 그녀 또한 한인 중견사업체 ASAMO Cosmetic International corp의 대표로 20년 가까이  리더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몇해 전부터는 육아의 즐거움에 빠져있는 늦깎이 엄마다. 비즈니스 우먼으로서의 카리스마 이면에 인터뷰 시종을 아들이야기로 행복해하는 그녀는 회사를 대표하는 CEO이기에 앞서 영락없는 ‘아들바보 엄마’였다. 

인터뷰, 글  최가비,  사진 Joseph Bae,   메이크업  Jane Cho,  장소 the Watermarks, in North Bergen

안녕하세요 심대표님,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현우엄마입니다. 지금까지는 어딜가나 ‘아사모대표 레이나입니다’ 라고 저를 소개했는데, 요즘은 ‘김현우 엄마입니다’ 라는 말이 저의 아이덴티티가 되었네요. 처음 ‘현우엄마’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무척 생소하고 낯설었는데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고 또 감사한 이름이 되었어요. 저는 지난 20년간 한국 유수의 브랜드 화장품을 미국에 수입하여 K-Beauty를 미국사회에 알리는 일과 또 미국 제품을 한국에 수출하는 유통업체 Asamo를 운영하고 있구요, 현재 5살난 아들 현우를 키우며 일과 가정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워킹맘입니다. 

아사모(ASAMO Cosmetic International corp)는 어떤 회사인가요?

저희회사는 프레니엄 샴푸(댕기머리 미주 총판), 한국화장품 등 뷰티 관련 아이템을 큐레이팅하면서 유통을 전담하는 회사입니다. 2002년 뉴욕에서 시작해 2006년에 뉴저지로 확장했고, 미국 내에서는 코스트 코(Cost Co.), BoxyCharm, Ulta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총판으로 브랜드 유통을 하고 있으며, 국외로는 캐나다와 유럽까지 확대되어 있어요.

대학에서 비즈니스 관련 공부를 하셨겠어요. 

아니에요, 대학에서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했고, 부전공으로 마케이팅을 했어요. 사실 저는 좀 이른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사촌오빠들이 동경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계셔서 일본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고, 아빠가 운영하시던 회사가 일본에도 있어서 동시통역 등으로 아빠를 돕다가 공부를 더 하기위해 미국으로 왔죠. 저희 부모님들의 교육관은 좀 독특하셨는데요, “체력도 약한데 힘들게 공부하지 마라” 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그래서 부모님 말씀을 따라 공부를 열심히 안했죠. 디자인 중에서도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그 쪽에 재능이 있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비즈니스를 하고있는 것을 보면요. 

디자인에 재능이 없었다기 보다 비즈니스에 탁월함이 있으셨던 것 같네요. 아사모 회사의 설립 배경이나 동기, 과정 등도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시세이도 본사에서 처음 화장품 관련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아마 내 인생을 통틀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일과 함께 보냈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리고 퇴사 후, 2002 년부터 디자인 브랜드 화장품과 유럽 명품제품을 한국으로 유통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아사모의 기초가 되었어요. 당시 한국에는 홈쇼핑, 기업쪽 VIP 고객관리용 선물 등 외국의 고급브랜드 화장품들의 수요가 무척 많았는데 현지에서 딜러쉽을 가지고 유통을 담당한 회사가 많지 않았어요. 처음에 향수부터 시작해서 명품백, 화장품 등 조금씩 아이템을 확장해 나갔죠. 이후, 2005년 경에 한국화장품을 미국으로 런칭하자는 제안이 있어서 그때부터 한국화장품을 유통하는 업무를 추진했어요. 제가 이민 1세다 보니까 그 분야가 제게는 그닥 어렵지 않은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일을 해나가는 과정 중에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났어요. 실제 한국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일은 해외제품을 한국이나 일본,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 보다 10배는 더 어려웠어요. 그 이유가 한국제품의 브랜드 파워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아무리 질이 좋다고소개를 해도 한국제품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환경인지라  도무지 판매율이 오르지 않더라구요. 처음엔 미국인들을 소비자로 겨냥했다가 나중엔 한인, 중국인 등 아시안으로 방향을 돌렸고 이제는 그들이 주류가 되었어요. 인터넷이 생기고 직구, 물류대행 이런 마케이팅이 생기면서 현재는 명품을 한국으로 들여가는 일은 줄이고, 대신 한국 제품들을 코스트 코(Cost Co.), BoxyCharm, Ulta 등 각 세일즈 체널에 맞게 제품화해서 유통하고 있어요. 

 

사회활동을 하시면서 여성리더로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요? 이면에 장점도 있을 것 같구요

제가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했을 무렵 사회 분위기는 한 회사의 대표는 당연히 남성이어야 한다는 통념이 지배적이어서 거래처 사람들이 젊은 싱글 여성대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많았어요. 일본회사에서 일할 때부터 여성에 대한 편견도 많았구요. 중요한 것은 이런 현상을 사회적 통념이나 젠더문제로 다루기보단 스스로 넘어서지 않으면 안되는, 제가 극복해야할 저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였어요.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신념과 당당함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Encourage 하고 self control 하면서 열심히 노력했죠. 또 저로서는 제 비즈니스 분야의 A to Z를 다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운영에 대한 자신이 있었어요. 또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정확도과 신뢰를 비즈니스의 원칙으로 삼고 경영하다보니 거래하는 회사에서 저를 먼저 인정해주더라구요. 여성이기 때문에 갖는 advantage가 있다면, 우선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빠르고 여성취향을 잘 파악할 수 있고 또 트랜드에 민감하다는 점, 대신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훈련이 필요하겠죠. 

이제는 ‘육아’로 주제를 바꿔볼게요. 말씀하신대로 ‘현우엄마’라는 또 다른 아이덴티티를 얻으셨는데 일과 육아, 그 둘의 발란스는 어떻게 유지하시는지요?

사실 많은 경영주들이 이윤창출보다는 사회공헌 차원으로 비즈니스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이윤추구가 목적이고 그걸 위해서 일을 합니다. 그래서 Profit 에 대한 스트레스가 항상 있어요. 그런데 육아를 경험해보니 비즈니스를 통해 받는 스트레스 지수는 big deal이 아니더란 걸 깨달았죠. 육아는 즐거움과 기쁨이 있지만 그만큼 사명감과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아이와 관련된 스트레스 레벨이 비즈니스 스트레스 지수보다 훨씬 더 높은 것 같아요. 일과 육아의 발란스를 위해 우선적으로 출장을많이 줄였어요. 그나마 어느 정도 스케쥴 조절이 가능한 위치다보니까 그게 육아에 시간을 할애하는데 도움이 되었구요. 하루 중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은 일이 바쁘더라도 직접 챙기려고 애쓰고 있고, 또 그 틈틈이 업무를 처리하기도 구요. 가능한한 주말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요. 

현우 자랑 좀 해주세요.

저는 얼마전에야 알았어요. 우리 현우가 유니콘베이비(Unicorn Baby)였다는 사실을요. 맘스 카페에서 유행하는 말인데 유니콘 베이비란 밤에 잘 자고 모유분유 주는대로 잘 먹는 아이, 배설 잘하고 칭얼거리지 않고 엄마를 찾지않고 늘 행복한 아이. 우리 현우가 그런 아이였어요. 자식자랑 팔불출이라는데 우리현우는 아주 긍정적인 아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자랑이에요. 사실 제가 현우로 인해서 감사와 용서를 피부로 느끼고 깨닫게 되었거든요. 현우가 26개월 정도됐을 때 아기학교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하루는 옆에 있던아이가 갑자기 현우의 머리를 막 잡아흔들더라구요. 아이 부모가 달려와서 미안하다며 아이를 말리려는 순간 현우가 손을번쩍 들어올리길래 ‘아차 이제 싸움이 시작되나보다’ 했더니, 그 손으로 자기를 괴롭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더라구요. 너무 의아했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아이한테 물었어요. 그랬더니 현우가 말하기를 ‘미안해 하니까!’ 저는 그때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현우는 그 아이가 자신에게 이미 미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던 모양이더라구요. 상대의 미안한 마음을 읽어주고 받아준 현우를 통해서 ‘아 이게 용서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늦은 출산으로 어려움도 있으시겠지만 육아에 있어서는 젊은 엄마가 갖지못한 여유가 있기도 할 것 같아요.

제 경우엔 마흔이 넘어서 아이를 낳았어요. 현우를 데리고 1년 정도 아기학교에 출석한 일이 있는데 아기학교에 가보니 20대의 엄마들이 있어서 내 나이가 많다는 걸 실감했어요. 그래도 나이가 있다보니 모든 상황을 한걸음 물러나 볼 수 있는 여유가 있더라구요. 내가 아이를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보다는 아이존재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가 더 큰 것 같아요. 엄마가 젊으면 아이가 원하는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함께 해줄 수 있는 체력이 있겠지만, 또 그런 젊은 엄마들은 사회활동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않겠어요? 사실 일 때문에 아이한테 못해준게 많죠. 생일파티 같은 거 잘 못 챙겼고 그저 간단히 여행다녀오는게 고작이었는데 현우가 아기학교를 함께 다녔던 기억을 아직 가지고 있고 좋아하더라구요. 여건이 닿는대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애쓰고 있어요. 저는 아이가 곁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지만, 아이를 통해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야가 열렸다는 점이 너무 감사해요.

많은 워킹맘들이 커리어와 전업주부의 갈림길에서 고민할 때가 있어요. 선경험자로서 어떤 조언을 주실 수 있을까요?

젊어서 제 꿈은 현모양처가 되는 것이었어요. 예쁜 쿠키만들고, 요리하고 엄마로, 아내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제 소원이었는데 이렇게 커리어 우먼으로 살았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있어요. 지금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지만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하는 시간은 점점 더 짧아질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현우가 태어났을 때 비즈니스에서 손을 놓으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아이는 금방 자라잖아요. 제가 전적으로 아이한테 매달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우리다보면 나중엔 제 욕심때문에 제가 아이의 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더라구요. 엄마가 꼭 필요한 시기에 최선을 다해 자리를 지키면서도 저도 또 제 나름의 일을 갖는 것, 일과 육아의 적절한 병행이 현우나 저를 위해서 더 지혜로운 선택일거란 생각이 들어요. 

20년 가까이 아사모를 탄탄한 사업체로 일궈놓으셨는데 앞으로 더 큰 계획이 있으신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아이와 pet 을 좋아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야 관련제품은 지금까지 취급하지 않았었는데 이유는 아무래도 그 분야는 정말이지 사명감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현우를 키우면서 내가 아이들을 위해 좀 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를 유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들 제품으로 확대할 생각이구요, Pet 제품들도 유통을 계획 중에 있어요. 

여성 리더로서, 또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으로서 경험을 공유해주시고 격려와 도움의 메세지를 주셨어요. 맘앤아이 독자들에게 큰 유익이 되었으리라 믿어요. 긴 시간 유쾌하고 재밌는 이야기로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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