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해 주신 아빠들 고진영, 노새웅, 노태웅, 박철민, 신명식, 이광재, 장종영
진행, 글 맘앤아이 편집부 사진 Studio M, 맘앤아이 편집부
메이크업 웨딩하우스 유해경 원장 음악 밴드 <버스커스, 비긴 어게인>
요즘 시대의 아빠 육아는 엄마들과 대등하게 양육의 중심에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어떻게 크는지, 무엇을 하는지, 교육 철학이나 방향성을 부부가 서로 의논하고 결정하기도 한다. 이제 아이들의 육아는 엄마만의 몫이 아닌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 맘앤아이가 또 다른 20년을 준비하며 아빠들의 공간 <대디앤아이>라는 섹션을 만들었다. 요즘 아빠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더 깊은 고민들을 하며 살고 있지는 않을까. 팬데믹으로 인해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테마토크를 조심스레 꺼내보았다. 이제 익숙해진 마스크와 거리두기 실천을 하며, 첫 만남이지만 서로의 마음 거리는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좁혀져 갔고, 아빠들의 표정은 아주 밝았다. 아빠들은 육아가 익숙한지 인터뷰나 식사 중에도 아이들을 챙기는 손놀림이 익숙했다. 역시, 시대는 변했다.
* 해당 테마토크는 이번 10월, 사회적 거리두기와 안전 수칙을 준수하면서 촬영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노태웅 Tae Woong Rho
미국에 온 지 17년 된 노태웅 씨는 현재 뉴저지 잉글우드에서 패션 디자이너인 아내 이유진 씨와 11개월 아들 강인이와 살고 있다. 라이프 인슈어런스 컴퍼니에서 어드바이저로 일하고 있는 그 역시 팬데믹 이후에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24시간 아이와 함께 집에 머물러야 하는 이들 부부는 평소에는 서로 보지 못하던 모습도 보게 되면서 부부싸움도 늘었다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 각자의 개인 시간이 필요한 이때 이들 부부는 서로의 시간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 아내가 쉴 수 있도록 남편은 아이의 양육을 도와주고 축구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밤에 나가서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아내도 한발 물러 섰다. 모두가 격리된 채 살아가야 하는 팬데믹 기간, 이들 부부가 알려주는 지혜로운 방법에 모든 부부들이 귀를 기울여 보면 어떨까.

노새웅 Saewoong Rho
라이프 인슈어런스 에이전트인 노새웅 씨는 패션 디자이너 이윤주 씨,11개월 된 딸 라라와 함께 뉴저지 놀스 버겐에 거주하고 있다. 동생인 노태웅 부부와 함께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미국에 온 지 17년째. 동갑내기 아내와는 5년간 교제했고 이제 결혼한 지 3년이 됐다. 아직은 신혼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유쾌한 에너지의 젊은 아빠. 팬데믹 기간은 부부 모두 재택을 하며 일과 육아의 구분이 없어 바빴지만, 한편으로는 아이가 크는 것을 함께 지켜볼 수 있어 좋았다고. 아내가 출근을 시작한 요즘, 내니가 없는 아침저녁 시간의 육아는 아빠의 몫이다. 이제 엄마보다 아빠를 더 찾는 라라. 그런 딸에게 시간이 가도 멋지고 쿨한 아빠가 되어주고 싶다. 살사를 추는 남자, 결혼하지 않았다면 배낭여행을 다니며 그날그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았을 것 같다는 그. 그러나 윤주 씨와 만나며 함께 하는 인생을 결정했고, 서로 배려하고 같이 걸어가는 지금의 이 시간이 너무 편안하고 좋다. 선한 눈웃음이 남매처럼 닮은 부부와 딸 라라가 모처럼만의 외출로 설레는 오늘처럼 앞으로도 늘 행복하시길

박철민 Chel Min Park
뉴저지 웨인에서 아내 김효경 씨와 19개월 된 아들 제이든과 살고 있는 박철민 씨는 원래 무역업에 종사했지만 팬데믹 이후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직장에 나가야 하는 아내를 대신해 현재는 육아를 전담하고 있다. 저지시티의 좁은 콘도에 살던 이들 가족은 한 달 전에 웨인으로 이사해 현재는 마당이 딸린 하우스에서 여유롭게 아들을 키울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처음으로 혼자 육아를 담당하다 보니 개인 시간도 부족하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주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서 아이 양육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할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 아쉽다는 박철민 씨는 이제 육아는 거의 베테랑이 다 됐다. 박철민 씨는 이날 이벤트를 통해 늘 혼자 놀아야 하는 아들 제이든이 또래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또 그 비슷한 또래 부모들을 만나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참 좋다 한다.

신명식 Michael Shin
금일 참여한 아빠들 중 시니어 대디에 속하는 신명식씨는 은행에서 리스크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미국에 온지는 20여 년이 되었지만, 결혼한지는 이제 1년 반. 늦깎이 결혼을 했고 아내 서수림 씨와 만나자마자 축복처럼 생긴 11개월 아들 지안이와 함께 살고 있다. 작년 11월에 아이가 태어났는데 육아 휴직이 끝난 얼마 후 곧바로 팬데믹으로 인해 지금껏 계속 재택근무를 하며 거의 1년간 아빠가 함께 육아를 하고 있다. 아이와 24시간을 함께 보내며 커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너무나 감사하다는 그. 이전에는 결혼에 큰 뜻이 없어 싱글 생활을 오래 했지만 가정을 이룬 지금은 나의 가족과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최선으로 사랑하고 함께 하고 싶다고. 아내뿐 아닌 아들에게도 늘 친구처럼 좋은 아빠가 되어 주고 싶다는 그. 늦게 만난 것이 축복이자 행운이 되어,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것에 올인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가족이다.

고진영 Dustin Ko
뉴욕에서 태어나 자라고 이곳에서 대학까지 모든 학창 시절을 보낸 후 여전히 뉴욕에서 살고 있는 고진영 씨는 진정한 뉴요커다. 그리고 그는 32개월 된 아들 로이스를 홀로 키 우고 있는 싱글 대디이다.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고진영 씨는 일하는 동안에는 아이를 데이케어에 맡겼지만 팬데믹 이후에는 데이케어에 맡길 수 없는 아이를 위해 부모님 집 근처로 이사를 했다. 아들 로이스는 아빠를 떨어지지 않는다. 낮이나 밤이나 아빠에게 껌딱지처럼 붙어 있다는 아들을 다루는 싱글대디의 모습이 꽤 자연스럽다. 우유만 먹으 면서 누워있던 갓난아기가 이제는 뛰어다니다 보니 키우기 더 힘들어졌다는 고진영 씨 의 유일한 낙은 골프다.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아이를 잠시 부모님께 맡기고 골프를 치러 간다고 했다.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과의 이날 만남 역시 그에게 잠시나마 삶의 휴식을 선사했다.

장종영 Paul J Chang
현재 뉴욕에서 웹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장종영 씨는 현직 모델로 뉴욕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아내 백지영 씨와 4살 딸인 장하영과 함께 살고 있다. 장종영 씨는 팬데믹 이후로 집에서 재택근무를 시작했지만 지난 4월 이직과 더불어 일정한 출퇴근 시간 없이 일을 하다 보니 일과 가정의 경계가 무너진 버거운 삶을 살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거기다 역시 팬데믹으로 패션쇼가 사라지자 자연히 집에 머물게 된 아내 백지영과 유치원을 가지 못하는 아이 역시 좁은 공간에서 각자의 삶의 공간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날 대디앤아이 테마토크가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나들이 자리였던 이들 가족에게는 이 자리가 삶의 휴식과도 같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팬데믹 시기, 집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늘자 집에 대한 사람들이 인식도 바뀌어 가고 있는 요즘 이들 가정도 집이 쉼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되기 위해 뉴저지로의 이주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이광재 Kwang Jae Lee
뉴저지의 한 기업에서 Mechanical engineer로 일하고 있는 이광재 씨는 아내 소나영 씨와 7살 아들 이동윤, 4살 딸 이소윤과 함께 살고 있다.앨라베마에 있는 현대자동차에서 일하 던 이광재 씨는 6년 전 현재 직장으로 옮기면서 뉴욕으로 이주했고 1년 전부터는 뉴저지 Bedminster에서 살고 있다. 팬데믹 이후 모든 비필수 업종이 문을 닫았지만 이광재 씨가 일하는 기업은 헬스케어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라 계속해서 직장에 출근하며 일을 해 왔다. 매일 출근해야 하는 아빠와 달리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 머물러야 했던 아이들의 교육과 양육은 오롯이 아내의 몫이었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늘어 가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며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인들이 거의 없는 곳에 살다 보니 오랜만의 나들이가 참 반가웠다는 이들 가족들에게 이날 이벤트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



안녕하세요, 오늘 이렇게 뉴욕 뉴저지의 여러 지역에서 <대디앤아이> 테마 토크에 참여해 주신 아빠들께 감사드립니다. 코로나로 인해 가족과 함께 외출할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으셨을 텐데,이렇게 야외에서 만나 아빠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니 참 좋네요. 지난 3월부터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나 가족들과 외출도 제대로 못하고 집에서 지낸 시간이 많으셨을 겁니다. 아빠들의 재택도 늘어났는데 코로나 시대, 우리는 이렇게 지냈다, 나는 이만큼까지 힘들었다, 서로 나누어 주실 수 있을까요?
Julian Kim 안녕하세요, 맘앤아이 디지털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줄리안 김이라고 합니다. 아내와 아들, 딸 남매와 파라무스에서 살고 있습니다. 맘앤아이가 여러 가지 사업을 확장 중인데, 이 대디앤아이도 그중 하나입니다. 오늘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또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이들이 초등학생, 중학생입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데, 우연히 선생님이 홈스쿨링의 좋은 점을 물어보시는 걸 들었어요. 그때 아이들이 아빠가 해주는 볶음밥을 먹을 수 있어 좋다,라고 하더군요. 아빠로서 할 수 있는 게 볶음밥밖에 없었는데, 너무 질리고 해서 여러 가지 변형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 만들어 주었는데 아이들에겐 그게 굉장히 신기하고 좋았던 모양입니다. 저는 힘들었지만, 아이들에겐 추억할수 있는 기억 거리가 된 셈이니 사실은 다행이죠.
신명식 저는 코로나가 오고 나서 투잡이 아닌 쓰리 잡을 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새벽 5시에 기상하면 젖병을 닦고 소독하고, 남은 설거지도 다 끝내 놓고 물을 끓여 놓지요. 그러다 와이프랑 아기가 일어나면 방을 청소하고요. 8시부터는 재택으로 일을 해야 하므로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회사 일을 하면서도 육아와 함께 중간중간 청소, 기타 여러 많은 일을 하지요. 가족과 함께 있어 좋지만, 코로나로 인해 실질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하.
노새웅 이렇게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코로나 때문에 딱히 힘든 것은 없습니다. 코로나 시작 전에 레이디스 나잇(Ladies’Night)을 간다고 아내가 저와 장모님을 남겨두고 놀러 나간 적이 두 번있었는데, 그때가 기억나네요.


그래도 생각보다 오늘 참여하신 아빠들은 많이 힘들지 않으셨던것 같은데요, 다행입니다. 사실 올해부터 재택 근무를 포함해 삶의 패턴들이 많이 바뀐 셈인데, 앞으로도 당분간은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지 않겠죠. 그러면서 아빠로서 또 남편으로서의 역할도 많이 바뀐 것 같은데 앞으로 내 역할은 어떻게 바뀌어 갈까, 나는 어떻게 해 나가면 좋을까, 팬데믹 이후에 가족 안의 변화들과 생각하신 것들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노새웅 이미 전통적인 가족관에서 대부분 다 변화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남편은 나가서 일하고, 아내는 집에서 육아하는 형태나 가치관이 이제는 거의 다 변화하지 않았나요? 사실 저희도 맞벌이를 하고, 되려 저는 지금 재택을 하고 아내는 출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희는 대부분 와이프가 다 합니다. 돈도 벌어오고, 가사도 하고, 청소,육아. 저는 그냥 아이를 보기만 합니다, 하하. 이유요? 와이프가 시키지 않습니다.
박철민 저는 살짝 걱정하는 부분이 지금 아이들을 데이케어에 보내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게 하다 보니 추후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에요. 소통의 문제죠. 아이의 사회성의 문제에서그런 것들이 좀 우려가 되고, 오히려 지금 저희 집에서 엄마 아빠의 역할이 뒤바뀌어 있는 부분에 대한 두려움은 없습니다. 그것은 각자 가정의 상황에 맞추어 바뀔 수 있다 보고 사람들의 인식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아요. 또 어떤 시간이 되면 제 역할을 찾아갈 거라 생각합니다.



신명식 상황이나 환경이 어떻게 변해가든, 내가 잘하는 걸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즉 엄마든 아빠든 그가 할 수 있고 잘하는 것을 하면 된다는 거죠. 코로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것들을 느끼게 하고 생각을 바꾸게 해 준 것 같습니다 .
네, 사실 그렇게 변화되는 부분이 많이 보이긴 합니다. 그럼 이제 나는 아내 대신 육아를 하고, 아내가 돈을 벌어와도 괜찮다,에 동의하시는 분과 아닌 분들의 의견을 좀 들어보고 싶은데요.
이광재 저는 한 번도 와이프가 일을 해서 돈을 벌어와야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이 없었어요. 여태까지 계속 외벌이로 살았기 때문인데요, 안 그래도 아이가 킨더를 들어가면서 맞벌이를 생각을 하던 시점이었는데, 그때 팬데믹이 터지고 아이들이 애프터 스쿨도 못 가게 되면서 아내는 다시 아이들에게 집중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저만 회사를 다니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맞벌이보다는 제가 다른 사이드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
고진영 저는 싱글 대디이지만, 현재 재택을 하며 일할 수 있는 직업이기에 혼자서 돈 벌고 육아도 할 수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어요. 단, 줌으로 미팅을 하거나 할 때는 좀 힘들긴 하죠. 다행히 부모님이 가까이에 계시고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필요할 땐 아이를 부탁드리고 있어요. 경제적인 부분을 떠나 아이에게 엄마가 있었다면 아마 그래도 모든 것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어요.
팬데믹으로 부부싸움이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요. 사실인가요? 왜 싸우게 되는지요.
노새웅 저는 집에서 안 쫓겨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기존에는바쁘니 잘 보지 못했던 서로의 단점을 매시간 같이 있으니 더 잘 보게 되어 싸웠던 것 같아요.예를 들면, 칫솔을 제자리에 두지 않는다, 치약은 하늘을 향하게 두어라 등등. 코로나와 상관없는 일상 습관에 대한 이야기들 같지만 전에는 그런 것들을 관찰할 여유가 없었던 거죠. 팬데믹 이후 집에서 제가 걷고 있으면 시선이 느껴져요. 와이프가 저를 더욱 유심히 본다고나 할까요? 서로의 바운더리가 무너지니 그렇게 된 것 같고, 아무래도 그런 것이 사소하게 부딪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신명식 저희는 사실 거의 안 싸워서 드릴 대답이 없네요. 이런 가정도 있다고 그냥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박철민 콘도의 투베드에 살다가 최근에 하우스로 이사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로 가족이 24시간 같이 있다 보니 사소한 것이 커 보이고, 육아에 일까지 다 같이 집안에서 하다 보니 서로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 같았어요. 공간이 협소한 탓이었죠. 그래서 차라리 집안에서라도 떨어져 있자, 하는 생각에 하우스로 이사했고, 이제 한집이지만 아내는 아내 공간, 저도 지하나 백 야드 등에 있고 아이와 노는 공간도 훨씬 넓어졌죠. 서로 간에 공간을 만들어 주자, 그것이 싸움에 실질적인 해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로 하우스로 이사 가는 케이스들이 많이 늘었다고 들었어요.
장종영 네, 공간에 대한 부분은 저도 정말 동의합니다. 저희는 맨해튼 어퍼웨스트의 원베드에 살고 있는데, 아직 계약 기간이 있어 내년쯤 뉴저지로의 이주를 계획하고 있어요. 조금 전 앞에서 말씀하셨듯이, 코로나로 줌 미팅을 많이 하는데 그때마다 아이 소리가 많이 나는 부분도 아쉽고, 맨해튼이라는 도시의 매력은 실질적인 삶의 질과 연관될 때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비용은 높은데 공간은 좁고……. 좀 더 개인 공간이 있는 곳으로 가면 스트레스도 좀 줄어들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이어서 ‘남자들은 동굴이 필요하다’는 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해요. 나는 정말 이 순간에는 동굴이 필요해, 그런 시간을 말씀해 주시면 좋겠어요.
신명식 팬데믹하고 상관없이 혼자 있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기를 돌아보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수죠. 사실 요즘 같은 때에 혼자 있는 시간은 거의 불가능해요. 가족 모두 같은 공간에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이와 와이프가 잘 때가 저에겐 가장 소중합니다. 잠들기 전 그 30여 분, 와인 한잔하며 잠시 가지는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
노새웅 저는 혼자만의 시간을 좀 가지는 편입니다. 웹툰도 보고, 유튜브도 보고 게임도 종종 하는데요, 노하우요? 바로 잠을 줄이는 방법이죠. 와이프는 퇴근하고 돌아와 집안일 정리하고 이유식 만들고 함께 시간 보내다 11시경 취침하거든요. 그때부터 12시, 때론 1시까지 저는 잠을 줄이고 제 시간을 갖습니다.
이광재 혼자만의 시간은 항상 가지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침 7시부터 저녁까지 회사 때문에 자유롭지못하고, 집에 들어가 잠시라도 저만의 여유를 가지고 싶지만 와이프도 하루 종일 아이들을 돌보며 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거든요. 때문에 집에 들어가기 전 30여분~1시간 정도 차 안에서 제 개인 시간을 좀 보내고 들어갑니다. 회사에서도 이런 시간을 보내기가 어렵다 보니, 이 시간을 이용해 차 안에서 기사나 뉴스 그리고 개인적으로 관심 가지는 것 들을 찾아보고는 합니다.
Julian Kim 저희 집도 1층에서 2층 집으로 이사하고 나니 싸움이 줄었는데, 그래서 앞에서 공간에 대해 말씀하신 분들 의견에 동의해요.특히 남자들은 새 게임기가 나오면 우리 공간이 필요해지죠! 우리에겐 게임 페이스가 있지 않습니까? 저희 아이들은 아빠 축구 봐?라고 알아챌 때가 있어요. 그런 심각한 순간이 무의식 중에 제 얼굴과 표정에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땐 아이들이 제 곁에 오지 않아요. 그렇게 집중하는 그 시간이 제겐 동굴이죠.
고진영 힘들어서 제 시간이 필요한 경우는 일이 잘 안되던가, 회사에서 매니저와 일이 생기거나 뉴욕 양키스가 졌을 때와 같은 때입니다. 시간이 있을 때는 골프를 치러 나가는데, 그 시간이 저에게는 참 좋고 소중합니다. 그것마저 없으면 저도 아마 버티기 힘들 것 같아요. 골프 칠땐 아무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오직 공치는 생각뿐이죠.
장종영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남자에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에100% 공감합니다. 전에는 퇴근 시간에 펍에 가서 종종 맥주 한잔하고 들어가고는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팬데믹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이를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항상 사랑할 수는 없잖아요. 아빠랑 놀고 싶어 늘 달려오는데 아빠는 바쁘다고 아이에게 짜증을 내니, 어느 순간엔 아이에게 짠한 마음이 들어요. 아빠도 아빠만의 시간이 필요해,라고 아이와 커뮤니케이션이 된다면 좋은데 아직 그럴 단계도 아니고. 사실 맨해튼 원베드룸 아파트에서 저에게 공간은 화장실뿐이에요. 그래서 정말 이사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거죠. 지금은 전혀 개인 시간을 가질 수가 없어요. 딸도 키가 크고, 저희는 강아지도 키우거든요. 킹사이즈 베드에 와이프, 딸, 강아지가 자고, 저는 거실에서 푸톤침대를 씁니다.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이 주어진다면 마음껏 뉴스 보고 손흥민 선수 경기 포함 스포츠 보는 것 너무 좋아하는데, 그렇게 보내고 싶어요. 올해 스포츠가 많이 줄어 안타까웠습니다.
노태웅 저는 다행히 와이프에게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면 와이프가 허락해 줍니다. 게임, 운동 등등 좋아해서 다들 잠든 시간을 활용하고, 특별히 수요일 저녁과 일요일 아침에 축구를 하러 가요. 거기서 정신없이 뛰고 나면 회복이 되고, 형들과 골프도 가끔 가는 데 가서 자연 보고 잔디 밟고 하면 힐링되는 것 같아요. 딴생각 안 하고 저도 공치는 생각만 해요. 또 다행히 이번에 옮긴 집 2층에 로프트가 있어서 저는 제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어둡게 해 놓고 거기에서 게임해요. 그렇게 잠을 줄이고 즐기는 겁니다. 나가야 할 때는 미리 얘기하고, 대신 아이 샤워는 미리 시켜두고 육아에 필요한 것들을 알아서 좀더 해 두죠. 어느 선배가 가정 불화의 원인은 가정을 만든 것이라고 하던데, 웃자고 하는 이야기이고 가정을 꾸린 만큼 서로의 시간을 배려하고 열심히 가꿔가야겠죠.
박철민 앞에서 다들 이야기하신 것 같아요. 남자에게 휴식의 공간과 시간은 분명히 필요하기에, 아내들이 그것을 일정 부분 알고 배려해 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힐링하는 시간이 주어지면 그게 또 에너지로 돌아오지 않나 생각하거든요. 저 역시 다행히 이사를 하고 나서 그런 공간이 생겨 지금은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남자에겐 동굴이 필요합니다.
네, 오늘 서로 처음 만난 시간들인데도 각자만의 진솔한 느낌과 이야기들 허심탄회하게 나누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팬데믹 기간에 힘든 시간들도 있었고, 또 여전히 보내고 계시지만 그래도 우리 아빠들이 나름대로 현명하게 각자의 시간과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또 가족들을 위해 많은 생각을 하고 계시다는 것을 느끼게 되네요.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아내분들께도 남편을 더 잘 이해할 수있는 계기가 되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리고 늘 건강하세요. 앞으로도 저희 대디앤아이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