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아빠들의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

진행, 글 고수지 에디터 참석자 Senior Dad – 심수목(더 드림 스쿨 대표)

Junior Dad – 정우성(안과의사), 황성재(대학교수), 김홍식(개인사업), 조성환(직장인) 

장소 제공 The Little Pod Photo 스타일리스트 Y

고수지 (이하 고) 안녕하세요? 오늘 여러 아빠들을 모시고 필라에 계신 ‘보통 아빠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본인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심수목 (이하 심) 저는 66년생 말띠이고 시니어 대디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교육행정을 공부했고 지난 30년간 차세대 정체성 교육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한국학교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는 더 드림 스쿨이라는 교육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황성재(이하 황):  79년생 양띠 주니어 대디입니다. 한국에서 의료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University of Maryland, Eastern Shore에서 학생들에게 운동과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최근에 아들을 낳아서 예쁜 딸 둘과 함께 세 자녀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만나서 반갑고 좋은 자리에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성환(이하 조): 저는 83년생 주니어 대디이고 사운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현재는 암센터에서 IT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3살짜리 딸 하나가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정우성(이하 정): 77년생 43살  주니어 대디이고 10살 아들, 8살 딸을 둔 두 자녀의 아빠입니다. 한국에서 자랐고 미국에서 현재 안과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홍식(이하 김): 9살 아들 하나 7살 딸 하나 두 자녀를 둔 아빠이고 한국에서 중학교 마친 후 바로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후에 바로 식당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유익한 이야기 많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  네 오늘 참석해 주신 주니어 대디 그리고 시니어 대디 여러분들 모두 다양한 배경과 직업을 가지고 계셔서 매우 흥미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아빠로서의 본인의 생각을 잠시 멈추고 어린 시절로 한 번 돌아가 볼까요? 어린 시절 나에게 비쳤던 아빠의 모습과 나와 아빠와의 관계가 어땠는지 나눠 주시면 좋겠습니다.  

: 저는 어릴 때 아버지가 학교 행정실장으로 계셨는데 제가 무엇을 하든지 항상 아빠가 저와 함께 해 주신 좋은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아빠처럼 아이들에게 해 줘야 되겠다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고 사업을 하다 보니 항상 단조롭고 반복되는 생활에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가지기 어려웠죠. 요즘은 가능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불편해하거나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요. 이게 시대의 변화라면 변하라고 할 수 있겠죠? 

: 저도 좀 비슷한데요. 아버지가 경찰 공무원으로 일하셔서 매일 새벽에 나가시고 바쁘신 가운데서도 항상 저와 함께 시간을 많이 가져 주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저는 아버지와 상당히 관계가 좋고 늘 대화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어려서 아빠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제가 아빠로부터 받은 만큼 해 주고 싶고 또 그런 마음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데 아이들은 그런 시간을 오히려 귀찮아하는 것 같더라요. 아이들이 아직 어린데도 그들만의 시간이 필요한 건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  그렇군요. 그런 현상들이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모습일까요? 아니면 미국이라는 사회가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걸까요?  

황:  미국 이어서라기 보다는 아무래도 시대적인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적으로 저희가 자랄 때와 많이 다르고 아이들이 누리거나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정:컴퓨터나 게임 사용에 제한을 두기는 하지만 그래도 언제든지 쉽게 접하고 또 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는 자기들만의 시간이 더 편하고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매체들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김: , 그리고 아이들이 너무 게임을 못하게 하거나 제한을 많이 두어도 문제가 되는 게 또래 아이들과 대화가 안 되고 어울리지 못하게 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너무 심하게 못하게 하거나 제한을 두지는 않고 적당한 선에서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편입니다.  

 조: 저는 아빠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께서 식당일을 하셔서 아침 일찍 나가시고 밤늦게 들어오셨기 때문에 아버지를 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거의 혼자 게임을 하거나 동생과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버지와 자주 연락을 하고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성장과정에서 아버지와 나눈 기억들이 너무 없어서 대화가 어색하고 할 말이 없는 서먹 서먹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작 제가 아빠가 되어 보니 아버지와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오히려 딸에게 더 잘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황:  저도 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지는데 아버지의 뒷모습이 늘 기억에 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셨는데 항상 이른 시간에 출근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가족과 자식들의 더 은 삶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최선을 다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낳아서 살아보니 저는 우리 아빠처럼 그렇게 희생하며 살지 못하고 어느 정도 타협하고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몇 해 전 부모님을 미국에 모신 적이 있습니다. 친척 댁에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기분도 좀 낼 겸 스포츠카를 렌트해서 갔습니다. 그때가 한 겨울이었는데 아버지께서 이 차 뚜껑이 열리면 한 번 열고 달려보자고 하시는 요.  하는 수 없이 뚜껑을 열고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두 시간 동안 내내 아버지께서 성재야 죽인다! 진짜 좋다’를 연발하시는 거예요. 별 것 아니지만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에 제가 어릴 적 늘 보았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겹치면서 다시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심: 와 정말 눈물이 핑 도는 이야기네요. 아버지란 그런 존재죠. 저도 아버지를 생각하면 참 많은 일들이 떠오르는데요. 저희 아버님은 평양에서 출생하시고 6.25 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하셔서 갖은 고생 끝에 자수성가하신 분이세요. 그 이후에도 여러 번의 사업실패와 어려움을 겪으셨지만 아버지의 삶을 생각하면 오로지 가족들을 위한 희생 그게 전부였던 것 같아요. 지금도 생존해 계시고 올해 94세가 되셨는데 저는 아버지처럼 못 살 것 같네요. 저희 부모님 세대와 저희 세대 그리고 이제 막 가정을 이루는 젊은 세대 간에는 시대적인 그리고 환경적인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한경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것은 바로 아버지의 존재 그 자체가 아닐까요? 저도 딸이 하나밖에 없는 딸 바보 아빠인데요. 열심히 키운다고 노력했고 아빠로서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이제 성장한 딸을 보니 그 아이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을 아빠의 모습이 어떤 것일지 생각해보면 그렇게 떳떳하거나 자신 있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  네. 여러분들의 지난 시간들과 아빠와의 관계들을 들으니 아빠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팬더믹을 겪으면서 직면하고 있는 가정의 변화가 무척 큰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학교에 가지 못하고 가정에서 공부를 하고 가정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특히 가정에서의 아빠와 엄마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부분에 대해서 여러분들의 경험이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심: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녀와의 지속적이고 꾸준한 대화가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하고 또 신뢰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믿습니다. 저희는 딸이 이미 성인이 되어 지금은 모든 일을 자신이 잘 알아서 하지만 사춘기를 겪으면서는 저희도 어려움이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여자 아이라 본인이 힘든 시간을 겪을 때 부모에게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해 주지 않으면 부모로서 도울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에 안타까울 때가 있었죠. 요즘은 코로나로 직장을 나가지 못하고 집에 있다 보니 본인도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고 심리적으로도 매우 답답한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저희는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는 아빠가 주로 악역을 맡는 편이었는데 사춘기를 지나면서는 그 역할을 엄마가 하고 아빠는 가능한 아이들 편에서 이해하고 들어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황:  저는 가르치는 대학이 릴랜드에 있어서 주로 학기 중에는 학교 근처에서 지내고 주말에만 집에 와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생활을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주로 집에 있게 되면서 오히려 제가 모든 가정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없는 상황에서도 아내가 육아를 포함한 모든 가사를 잘하고 있었는데 제가 계속 집에 있다 보니 물론 서로에게 좋은 점들도 있지만 반면에 서로 더 예민해지고 불편해지는 일들도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더욱 슬기롭게 잘 대처해 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아이가 학교를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다 보니 모든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규율을 정해서 시행하려는 노력도 한계가 있어서 서로 힘든 상황입니다.  

조: 저 같은 경우는 저 자신보다는 저를 바라보는 제 아내의 변화가 큰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제가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제가 가사와 육아에 더 많은 일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저대로 일을 하고 있는 건데 아내가 그걸 이해해 주지 못하고 자꾸 가사에 대한 요구를 해 오니 저는 저대로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꾸 말을 더 조심하게 되고 관계도 힘들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비드 전에는 서로 각자의 일들이 있고 이해해 주고 노력했는데 한정된 공간에서 계속 있다 보니 아이에게도 부모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육아 부분에 있어서 사소한 일에서부터 부부간의 갈등이 야기되는 것 같습니다.  

정:저희도 부부가 모두 전문직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어려움이 많이 있었는데 아내가 처음부터 이 부분에 대한 시스템을 잘 잡았던 것 같습니다. 가능한 아이들에게 자율을 주되 그 시간 안에서 최대한 책임감 있게 임할 수 있도록 했는데 다행히 아이들이 잘 따라주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스스로 모든 일을 잘 알아서 하기에는 좀 어린 나이지만 그래도 최대한 아이들을 믿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빠가 아이들의 생활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팬더믹이 시작된 3월경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비즈니스도 닫게 되고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이제는 뭔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미 미국 경제는 팬더믹을 예견한 지각변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팬더믹이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우리도 이에 대처하는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직업의 다양성도 고려해야 하고 Multi Player가 되어야 새로운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인식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팬더믹 시대에 아이들의 학업이나 학교생활도 고민이지만 그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사회성의 결여가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지내는 과정으로 통해 사회성이 길러지는 것인데 팬더믹을 지내면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고:  맞아요.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니까 아무리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다고 해도 아이들의 사회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 실제로 많은 부모님들께서 걱정하고 계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부모나 아이들 모두 자신만의 독립된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이미 아빠들께서 여러 번 말씀해 주셨듯이 코로나로 가족들이 모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소한 일로 더 자주 다투게 되고 예민해지는 부분들도 있으니까요. 여기 계신 아빠들께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지 듣고 싶네요. 본인들만의 동굴이 있으신가요?  

정: 나만의 동굴이요? 원래도 없었지만 코로나로 더 없어진 것 같습니다. 아내도 일을 하니까 제 생활도 일, 집, 아이들 그리고 주말에 성당에 가는 것 외에는 개인적인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이들 잠들고 나면 차 한잔하는 정도가 유일한 제 시간이죠. 한국처럼 아무 때나 친구들을 만나거나 나갈 수 있는 상황도 안 되고 그러다 보니 아빠들도 남자로 겪게 되는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속으로 자꾸 쌓아 두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가정적으로 사는 것에 대한 불만은 아니지만 가끔은  스스로에게 인생의 가장 황금 같은 시기에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심: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빠들도 반드시 자신들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래전 일이지만 한국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보니 참 아빠들의 생활이라는 게 정말 치열하더군요. 아침 일찍 출근해서는 하루 종일 회사에서 스트레스받고 또 퇴근 후에는 회식에 2차 3차까지 술 마시고 새벽에는 집에 가지도 못하고 찜질방에서 잠깐 쉬다가 다시 출근하는 친구들이 많더라요. 그런 면에서는 미국 생활이 가정적일 밖에 없고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참 좋지만 그래도 사실 남자들 입장에서 보면 조금 건조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약간 그런 아쉬움은 있는 것 같아요. 아빠들이 참 외로운 거죠. 그래서 우리가 이런 대화의 시간이 필요한 거고 모든 아빠들이 생각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런 생각들을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저는 중학교 마치고 미국에 오게 되었는데 생활이 넉넉해서 조기유학을 온 게 아니고 IMF로 거의 도망하다시피 미국에 오게 된 거여서 미국 생활이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학 마치고 한국생활에 대한 동경심도 있고 해서 직장 인터뷰 차 한국에 갔는데 문화적인 차이가 너무 크고 도저히 이겨낼 자신이 없어서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처음 결혼하고 집을 장만할 때부터 무조건 지하실이 있는 집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남자로 저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또 제가 그 당시에는 음향 쪽 일을 했기 때문에 저만의 작업 공간이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남자들도 반드시 그러한 자신만의 동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황: 저하고 같네요. 저도 얼마 전 집을 장만할 때 지하실이 아주 잘 꾸며져 있어서 그게 제일 마음에 들어서 바로 결정을 했는데 결국 그곳은 저만의 공간이 아니라 온 가족이 뭉치는 공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빠와 남편의 공간 혹은 시간이 싫어서가 아니라 가족들이 항상 함께 있어야 하는 저희 가족의 성향 때문이었죠. 제가 유일하게 저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는 다른 또래의 가정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고 아내와 아이들도 그 모임에서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길 밖에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만의 독립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런 모임을 통해 어른들끼리 공유하는 시간으로 만족할 밖에 없다는 거죠. 팬더믹이 시작되면서 가족이 모두 집에 있다 보니 그런 경향이 더욱 심해진 것도 분명한 사실이요.  

: 동굴이 필요한 것은 아빠들만이 아니고 엄마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자들은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표현을 잘 안 하거나 못 하는 차이가 아닐까요?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좀 단순하고 한 가지 생각에 몰두하면 다른 생각을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남자들이 그 독립된 공간에서 깊이 있는 뭔가를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뭔가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한 가봐요. 이 문제는 부부가 서로에 대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여자들은 여러 가지 생각과 일들을 동시에 잘하도록 발달된 것 같은데 주로 남자들은 한 가지 생각에 꽂히면 거기에 몰두하게 되죠. 그게 아주 사소하고 단순한 일이라고 할지라도요그게 근본적인 여자와 남자의 차이인 것 같아요. 특히 거기에 육아까지 포함이 되면 남자들은 더더욱 자신만의 공간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그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들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것 같아요. 제 아내도 지금은 많이 애해 주는 편이지만 결혼 초에는 그런 남자들의 심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죠. 단순히 싫어서가 아니라 그럼 남자들의 심리 자체를 아예 이해하지 못한 것 같더라요. 많은 가정에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아내들이 그런 남자들의 성향을 조금만 더 이해해 주고 받아들여 줬으면 합니다.  

:  오늘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 주셨는데요. 사실 우리가 평범한 일상에서도 가정이라는 주제는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의 문제가 참 어려운 부분이 아닐 수 없죠. 특별히 코로나로 인한 팬더믹이 길어지면서 이제 우리가 앞으로 이렇게 변화된 가정의 모습 속에 어떠한 마음으로 아빠의 역할을 잘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우리가 이 상황을 너무 두려워하거나 머물러 있기보다는 좀 더 유연한 자세와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음을 가지고 대처해 나갔으면 합니다. 아빠로서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져야 하니까 여전히 심적부담은 있겠지만 가능한 의연 자세로 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며 또 아내와 사소한 말다툼을 피하고 서로 이해하면서 이겨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저도 100% 공감합니다. 아이들의 미래가 점점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플랫폼이 바뀌는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 아빠들도 그러한 디지털 시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 맞습니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믿기 힘들 정도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대처하지 않으면 자녀들과의 관계가 더욱 힘들어질 것입니다. 부부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이요. 저희 아버님이 올해 94세이신데 매일 카톡을 하세요. 아버님 본인도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리고 그러한 문명의 발달뿐만 아니라 요즘은 회사에서 일을 진행하는 방식도 많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WeWork처럼 오피스 공유공간을 통해 프로젝트별로 팀을 짜서 일을 하고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철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팬더믹 전후로 살아남는 회사나 직업군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대처해야 할 필요도 있겠죠.  

조: 회사에서 사람을 뽑을 때도 이력서에 있는 경력보다는 그 사람이 회사의 성격이나 철학과 얼마나 맞느냐에 더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IT 관련 회사에 들어갈 때도 저보다 훨씬 이력서가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도 저를 뽑은 이유가 말이 통해서였다고 하더라요. 일은 배우면 되는데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은 아무리 이력이 뛰어나도 일하기 힘들다는 말이죠.   

정: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문명이 발달해도 바뀌지 않는 기본적인 사람의 기준들은 가정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아이들도 교육을 잘 받은 아이들은 다르더라요. 인사도 잘 하고 기본을 지키는 것이 몸에 배어 있어요. 가정교육이 너무 중요합니다.  

:  제 주변에도 너무 실력 있고 유능한 친구들이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등하다가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나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꽤 많다고 들었어요. 결국 실력보다는 인성이 중요하고 또 사회 적응력을 키워주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앞으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실력뿐만 아니라 창의력과 인성 그리고 사회적 유연성을 겸비한 사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인재를 길러 내기 위해서 가정에서 아빠들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비추어보면 어려서부터 학교 선생님이셨던 저희 아빠께서 늘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많이 다니셨던 기억이 아직도 좋은 추억으로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아빠와 함께 했던 많은 시간들, 그리고 아빠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가슴에 새겨진 아빠상이 성장해서 배우자를 결정하고 결혼을 하는데 절대적인 작용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아빠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자녀들에게 자리 잡고 그들의 인생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아빠들은 가정과 아내 그리고 자녀들에게 큰 산과도 같은 정말 소중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함께 해 주신 대디들의 다양한 경험과 의견들이 그저 우리들만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한인사회 모든 아빠들에게 도전이 되고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사진 협찬 스타일리스트 Y

장소 협찬

The Little Pod

1218 Welsh Rd,

North Wales, PA 19454

(267) 263-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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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0주년을 맞이한 북동부 최대의 한인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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