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스타 셰프 정지선, 포트리를 뜨겁게 달구다

'흑백요리사'의 주역, 팬들과 함께한 특별 미식 이벤트
인터뷰: 이지원
지난 금요일, 뉴저지 포트리의 인기 레스토랑 ‘애니타임 키친’은 특별한 열기로 가득 찼다. 넷플릭스 글로벌 히트작인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독창적인 메뉴와 남다른 열정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정지선 중식 셰프가 함께한 특별 이벤트가 열렸기 때문이다. 짧은 방문 일정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팬들과 소통하며 방송에서 선보였던 음식을 재현해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선사했다. 또한, 자신의 요리 철학과 도전의 여정을 진설하게 들려주며 따뜻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녀는 단순히 뛰어난 실력을 갖춘 셰프를 넘어, 한국과 중국 요리를 잇는 가교 구실을 해오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이벤트는 정지선 셰프가 방송에서 보여준 창의성과 열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였다.
요리가 좋아서 선택한 길, 그리고 중식이라는 도전
정지선 셰프는 여성 셰프로 중식이라는 다소 도전적인 분야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단순했어요. 요리가 좋았고, 음식은 우리의 삶에서 의식주 중 하나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잖아요. 그런데 중식을 선택한 건,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중식이나 일식을 전공하는 여성 셰프는 거의 없었어요. 왜 아무도 안 하지? 하는 호기심이 저를 이끌었죠.” 그녀는 한국의 중식 업계가 화교 중심의 문화 속에서 여성 셰프들의 진입이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제가 시작했을 땐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단순히 요리가 좋아서 시작했고, 결국 버텼죠. 그게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에요.” 중식을 선택하면서 수많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정 셰프는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했다. 졸업 후 본격적으로 중식 요리를 시작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 왔다.


엄마, 셰프, 그리고 도전하는 여성
주방 밖의 정지선 셰프는 12살 아들을 키우는 평범한 워킹 맘이다. “아이가 요즘에는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고 해요. 너무 열심히 사는 모습이 부담스러웠나 봐요,”라며 웃음을 지은 그녀는 여전히 아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아이가 친구들에게 저를 자랑하기도 하고, 심지어 사인 요청도 받아오곤 해요.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그녀는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이 계신 시골을 찾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 “아들이 학교 끝나고 학원에 가고, 저는 매장 운영으로 바빠서 자주 만날 수 없어요. 그래서 특별한 날을 정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죠.” 셰프이자 엄마로서의 삶은 늘 균형을 요구하지만, 그녀는 두 역할을 모두 충실히 해내며 많은 워킹 맘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그리고 뒷이야기
정지선 셰프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를 통해서였다. 그러나 출연 결정을 내리기까지 그녀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처음에는 거절했어요. 100명의 셰프가 경쟁하는 프로그램이 과연 가능할까 싶었고, 바쁜 매장 운영과 베트남 공장을 오가는 일정 때문에 시간이 부족했죠.” 그러나 그녀는 직원들과의 소통과 동기 부여를 위해 결국 도전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모 아니면 도였죠. 떨어지면 창피하고, 붙으면 잘한 거고.” 리얼리티 프로그램답게 대본 없이 진행된 촬영과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정 셰프는 열정을 잃지 않았다. 특히 첫 번째 메뉴로 선보인 ‘바스’는 단순한 디저트 그 이상으로, 그녀만의 독창적 해석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한국 중식은 짜장면, 짬뽕 같은 익숙한 메뉴에 치우쳐 있잖아요. 저는 서바이벌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어요.” 정지선 셰프에게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첫 번째 서바이벌에서 100명 중 40명이 탈락한 때였다. “그때 정말 긴장했어요. 어떤 요리를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죠.”



중국 유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도전 정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힌 중국 유학 시절을 떠올리며 그녀는 그때의 어려움과 배움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았다. “2004년, 중국 강서성 양주대학에 입학했어요. 화장실에 문도 없고, 물도 아껴 써야 하는 시골이었죠.” 그곳에서 그녀는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을 배우며 음식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첫 기숙사 친구가 오리 뇌를 선물로 줬는데, 그게 귀한 음식이더라고요. 처음엔 놀랐지만 먹어 보니 맛있었어요.” 유학 시절 그녀가 배운 것은 단순히 요리 기술만이 아니라, 음식에 담긴 문화적 의미였다. 그녀는 거부감 없이 모든 것을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했고, 이는 이후 그녀가 한국 중식을 새롭게 정의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멈추지 않는 도전, 한국 중식의 새로운 지평을 향해
정지선 셰프는 앞으로도 끊임없는 도전으로 자신의 요리 세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매장 운영뿐 아니라 밀키트 제품 개발 등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요. 특히, 한국 중식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한국 중식의 위상을 높이며 세계 무대에 알리는 데 앞장설 예정이다. “안 되는 건 없다는 신념으로 계속 나아갈 겁니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아마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겠죠? 그때쯤이면 “성공했다”는 말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포트리에서 전한 요리 철학, 정지선 셰프와 함께한 특별한 하루
이번 포트리 이벤트에서는 정지선 셰프가 직접 준비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그녀는 팬들과 소통하며 음식에 담긴 철학과 이야기를 전했다. “음식은 단순한 섭취를 넘어 문화를 공유하는 도구예요. 특히 한국인이 중국 요리를 통해 세계로 나아간다는 건 정말 의미 있는 일이죠.” 그녀는 대중적인 짜장면, 짬뽕 대신 정통 중국 요리를 선보이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왔다. “처음엔 많은 사람들이 안 될 거라고 했지만 그냥 버텼어요. 그리고 여기까지 왔죠.” 포트리 ‘애니타임 키친’에서 열린 이번 이벤트는 단순한 요리 시연의 자리를 넘어, 정지선 셰프와 팬들이 직접 만나 요리를 매개로 철학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주방 안에서 다져온 그녀의 열정과 창의성은 이날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녀의 진정성은 전 세계 팬들에게 깊은 울림과 영감을 주고 있다. 앞으로 정지선 셰프가 펼쳐나갈 새로운 도전과 더 큰 무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