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은 가에타노 도니제티가 펠리체 로마니(Felice Romani)의 대본을 바탕으로 작곡한 2막짜리 오페라이다.(1991년 메트로폴리탄)

뮤지컬과 달리 오페라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이탈리아어가 대부분이고 배경 또한 고전작품이 많아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는 게 통념이다. 맘앤아이는 오페라를 보다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오페라 연재를 기획했다. 음악 전문 비영리단체 CAMERATA NEW JERSEY에서 활동 하고 있는 이병현 지휘자의 ‘WE LOVE OPERA’로 2021년은 오페라에 한 발 다가서며 한결 풍성한 문화생활을 누려보자.

해피바이러스 같은 로맨틱 코미디!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글 이병현 / Ben Byung-Hyun Rhee

2. 아디나 역을 맡은 디아나 담라우와 네모리노의 후안 디에고 페르난데스.(1991년 메트로폴리탄)
3. 2막에서 네모리노가 부르는 아리아〈남몰래 흐르는 눈물(Una furtiva lagrima)〉이 특히 유명하다루. 치( 아노 파바로티)

마음이 따뜻해지고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 이 작품은 도니제티가 31세 때에 단 6주 만에 완성한 41 번째 작품으로 1832년 5월 12일 밀라노의 카노비아나(Canobbiana) 극장에서 세계 초연되었습니다 .

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제티는 로시니, 벨리니와 더불어 1800년대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 시대를 이끌었던 보석 같은 작 곡가입니다. 음악과 전혀 상관없는 가난한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우연히 같은 마을 신부님에게 음악 수업을 받으며 음 악의 길로 들어섰고, 후에 볼로냐 음악원에 진학하여 로시니의 후배가 되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그 시대 최고의 작곡가이 자 학교 선배인 로시니의 그늘에 가려 있다가 로시니가 오페라 작곡에서 은퇴한 뒤부터 비로소 그만의 색깔로 세상에 알려 지기 시작했습니다. 평생 70여 편의 오페라를 작곡했고, 그 중 ‘사랑의 묘약’, ‘연대의 아가씨’, ‘돈 파스콸레’,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등은 오늘날 전 세계 유명 오페라 극장들의 단골 레퍼토리로 많은 오페라 팬들의 식지 않는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사랑의 묘약’은 재미있고 유쾌한 코믹오페라 입니다. 가난하고 순진한 젊은 시골 총각 네모리노(Nemorino: Tenor)와 그 가 짝사랑하는 아름답고 인기 많은 ‘핵인싸’ 농장주 아디나(Adina: Soprano), 그리고 네모리노의 아디나에 대한 사랑을 방해하는 연적 벨코레(Belcore:Baritone) 상사와 허풍쟁이 떠돌이 약장수 둘카마라(Dulcamara: Bass)가 중심이 되어 극 을 이끌어갑니다.

젊고 가난한 농부 네모리노는 그 마을의 아름다운 농장주 아디나를 오랫동안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하필 이때 마을을 찾은 군인 벨코레 상사의 ‘직진청혼’ 에 아디나는 선뜻 확답을 주지 않습니다. 네모리노, ‘혹시 나 때문에 확답을 안 하나?’ 싶어 용기내 아디나에게 고백을 해 보지만 눈치 백단인 아디나는, 그를 무시하며 ‘어서 가서 병든 삼촌이나 간호하라’며 단호히 거절합니다. 벨코레와 네모리노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는 거죠. 이 때, 떠돌이 사기꾼 약장수 둘카마 라가 마을에 들어오고, 네모리노는 자신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전 재산을 탈탈 털어 그에게 사랑의 묘약을 사게 됩니다. 아디나가 벨코레 상사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 같아 조금 불안하지만, 약을 마신 후 하루가 지나면 신비한 효력이 발생된다는 약 장수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약을 마십니다. 아디나가 자기와 사랑에 빠지 게 될 생각에 부풀어 아디나 옆에 가서 일부러 그녀를 무시하 는 듯한 노래를 부르며 도발하는 네모리노! “두고 봐. 너는 나 에게 빠지게 돼 있어!”

그런데 말입니다! 사랑의 묘약이라는 이 약의 정체는 사실 싸 구려 포도주! 신비한 효력을 발휘할 리가 없습니다. 네모리노 는 그냥 술에 취해 술주정을 하고 있는 것이죠. 자, ‘어장 관리’ 하던 아디나! “네가 나를 무시해?” 하는 마음으로 복수심에 벨코레에게 덜컥 일주일 후에 결혼하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상황에도 네모리모는 역시 내일이면 나타날 묘약의 약효 를 믿고 천하태평입니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갑작스 러운 부대 이동 명령을 받은 벨코레 상사, 아디나에게 오늘 당 장 결혼식을 올리자 하는데 아디나가 그걸 또 받아들입니다. 급해진 네모리노는 “내일까지만 기다려줄 수 없겠니? 꼭 그래 야만 했니?” 하고 애걸해 봅니다. 약효가 나타날 24시간을 기 다릴 수 없는 네모리노, 당장 둘카마라에게 뛰어갑니다. 혹시 한 병을 더 마시면 효과가 배가 될까 하는 희망으로 약 한 병을 더 달라고 사정사정하지만, 장사꾼이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 습니다.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 돈 생기면 다시 오시구랴.”하 며 약을 올립니다.

돈이 없어 낙심해 있는 네모리노에게 접근하는 벨코레 상사. 군대에 입대하면 돈을 준다고 꼬십니다. 그 꾀임에 빠져 고심 끝에 입대신청서에 사인하고 돈을 선불로 받아 두 번째 사랑 의 묘약을 삽니다.

한편, 아디나는 네모리노가 자신의 마음을 얻기 위해 군대에 들어갈 생각까지 했다는 것을 둘카마라에게 전해 듣고 감동합 니다. 아디나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자신의 한심했던 행동을 뉘우치며 한숨을 짓습니다. 이 모습을 바라본 네 모리노는 드디어 ‘약발’이 듣는구나 감동하며 그 유명한 테너 아리아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을 부릅니다.

벨코레에게서 네모리노의 군입대 계약서를 다시 찾아온 아디 나는 네모리노에게 그것을 돌려주며 그동안 미안했다고 고백 합니다. 양심에 가책을 느낀 아디나는 네모리노에게 작별을 고 하지만, 네모리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결국 두 사람 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아들 딸 낳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해피 엔딩 스토리입니다.

즐거운 시간 되셨기를 바라며, 다음 달에 새로운 오페라로 찾아 뵙겠습니다.

*카메라타뉴저지문화재단 홈페이지

https://www.cameratanewjersey.org

*이병현 지휘자 유튜브 채널(‘뉴욕휘자오빠’로 검색)

https://www.youtube.com/channel/UCNSm7dpnzSb_ NLeaRr085YQ?view_as=subscriber

 

이병현 / Ben Byung-Hyun Rhee

이스트만음대 재학 중 지휘자로 데뷔, 맨하탄음대 대학원 수료 후 충남 교향악단 상임지휘자와 뉴저 지주립오페라단 부지휘자를 거쳐 테네시주 내쉬빌심포니 지휘자를 역임했다. 브루노발터 지휘자상, 프리드만 지휘 컴퍼티션 연주가 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카메라 타뉴저지문화재단 음악감독 겸 지휘자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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