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심지아
여름 방학이면 한국에 갔는데 올해는 뉴욕에 있기로 했다. 한국에 매해 가다가 안 가려니까 서운했지만, 작년과 재작년 코로나 방역에 특히 더 철저한 한국을 방문하면서 모든 가게가 9시면 문을 닫고, 2인 이상 식사를 함께 할 수 없다든가, 툭하면 학원이 문을 닫던 현실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펜더믹 상황에 다시 방문하기가 망설여졌다. 게다가, 비행기 티켓 가격까지 미친 듯 올라가는 바람에 아쉽지만 한국 방문은 취소하고 뉴욕의 여름을 즐겨보기로 했다.
학부모로 보내는 첫 여름이라 부지런히 썸머 캠프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타지역 친지를 방문하거나 업스테이트 혹은 롱아일랜드의 별장에서 여름을 지내는 가족들 이야기에 따르면 그 어느 곳의 썸머 캠프도 뉴욕시의 썸머 캠프만큼 재미있는 곳은 없다고 했다. 그 대신 비용이 몇 배로 든다. 시댁이 있는 캘리포니아도 2주 방문 예정이라 그 곳 썸머 캠프도 알아보니 거의 4~5배 가격 차이가 났다. 아직 저학년이라 최대한 놀기 좋은 캠프 위주로 추려서 한 주씩 세 종류의 캠프에 등록했다.
첫 번째 신청한 캠프는 Central Park Zoo Camp다. 인기 많은 캠프라 조금만 늦게 등록하면 자리가 없다. 동물을 특히 좋아하는 딸을 위해 서두른 덕에 1주일 캠프 등록에 성공했다. 서먹할까 봐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와 시간을 맞추어 함께 등록했다. 하루 몇 종류의 ‘서프라이즈 동물’을 직접 만져보고, 그 동물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끝나는 시간에 픽업을 가니 동물원 근처에서 매일 같은 시간에 인형극을 하는 아저씨를 만났다. 브루클린부터 자전거를 타고 온다는 아저씨는 달걀 모양의 다양한 인형들을 만들어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 인형극을 해서, 매일 캠프가 끝나면 당연한 듯 자연스레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쥐고 인형극을 보았다.
두 번째 캠프는 Chelsea Piers 의 아이스 스케이팅 캠프로 정했다. 딸이 평소 아이스 스케이팅을 좋아하기도 하고, 더운 여름에 타면 시원할 것 같아 등록했다. 첼시 피어 위치가 대중 교통 접근성은 좋지 않지만, 차로 가면 픽업, 드랍 시간에 한 시간짜리 주차 바우처를 제공해서 차로 다니기에 부담이 덜했다. 마지막 날에는 쇼를 열어 애들이 어떤 것을 배웠는지, 링크는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있어 좋았다.
마지막 캠프는 집에서 가까운 Nory Camp로 했다. 팬더믹 때 Nory에서 하는 pod 경험도 있고 무엇보다 오후 액티비티로 수영을 추가로 등록할 수 있게 해주어 결정했다. 뉴욕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 그만큼 수영장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노리 캠프는 데려다 주고, 데리고 와야 하는 입장에서 너무 편리했다. 아이도 오후 수영을 할 수 있어 좋았고 점심이 뷔페식이라 좋았다고 했다.
처음으로 아이와 함께 경험한 뉴욕 캠프는 확실히 재미있었다. 매해 한국에 가서 학원을 돌게 하던 경험과는 매우 달랐다. 내년 여름에도 한국을 가지 않는다면 컬럼비아 대학에서 하는 Hollingsworth Camp와 자연사 박물관에서 하는 Science Camp를 체험하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