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n Koh, 미국 음악 시장의 교두보
AKA Eskoh, the bridge builder for music in America
인터뷰를 준비하며 션 고라는 뮤지션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왠지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가 자꾸 떠올랐다. 성공한 사업가인 동시에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탤런트를 쉼 없이 보여주고 있는 저스틴 팀버레이크. 그의 아시안 버전이자 넥스트 제너레이션 같은 느낌이랄까? 에스코라는 예명으로 더 알려진 션 고는 어렸을 적부터 음악에 몰두했고 뮤지션의 길을 가고 있었지만, 친가와 외가로부터 성공한 사업가의 유전자도 물려받았다. 그는 가수이면서 Koherent라는 이름의 사업체도 운영하고 있다. 뉴욕을 기반으로 왕성한 음악활동을 벌이고 있는 젊은 뮤지션이자 청년 사업가 션 고. 아시안이 뿌리내리기 척박한 미국 음악계에서 그는 K-Pop이 아닌 미국 음악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었다. 우리 시대의 아시안 아메리칸을 위한 미국 음악 시장의 교두보, 그를 만나 보았다.
인터뷰•글 Samantha Han 인턴 에디터, 사진 MoiM 스튜디오
Q. 자신에대한소개를 부탁드릴게요.
A. 저는어렸을적부터 언제나 음악에 빠져 지냈어요. 교회에서 노래와 음악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아 있었지요. 15살 때 Christian Contemporary Music Artist의 초청을 받아 미국과 한국을 투어하는 기회를 가졌었는데요, 그때 한국에서 가수로 데뷔해 보겠냐는 제의를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 공부를 계속하는 쪽을 택했어요. 그러고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와튼 스쿨(Wharton School)로 진학하였습니다. 그 뒤 학교를 다니면서 저는 직접 레코딩 회사를 만들었어요. 당시 래퍼들이 많았던 웨스트 필라델피아에서 가수들을 발굴하고 앨범을 기획했지요. 각종 학교 파티에서 공연을 주선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였고요. 이미 대학 때부터 제 자신이 가수로서 나아가는 길뿐만 아니라 경영인으로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면 좋을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미 동부 출신 가수 가운데 에일리 아시죠?
그 친구가 한국에서 데뷔하기 전, 미국 시장에 먼저 도전을 했는데 그때 매니징을 직접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아시안 솔로 여가수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요. 어쨌든 시종일관 저는 음악과 함께 살아 왔고, 그 안에서 저의 최종 목표는 아시안 아메리칸을 위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Q. 가수, 음반기획이외 현재 하고 있는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려요.
네, 저의 음악 사업의 연장으로 봐 주셔도 좋은데요. Blanc & Eclare라는 의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프로듀서인 Teddy Riley와 Jimmy Cozier, Shaggy, John Legend 그리고 유명 걸그룹이었던 <소녀시대>의 제시카 등이 제 파트너입니다. 제시카 정과는 의류 브랜드를 함께 론칭해서 일하고 있고요. Alicia Keys, Miley Cyrus, Mary J. Blige 등 뮤지션들로부터 서포트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제 비즈니스 목표를 코헤런트(Koherent)에 두고 있는데요. 코헤런트는 ‘미학과 논리의 만남’이라는 뜻이에요. 저는 코헤런트를 음악을 통하여 두 가지 다른 세계를 만나게 하고 싶습니다. 즉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서로 다른 사람들을 음악을 통해 만나게 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편안함 속에 나태하게 안주하지 않고, 여러 종류의 많은 사람들과 팀워크를 이루어 일해야 하겠지요. 제게는 훌륭한 파트너들과 매니저들이 많습니다.
Q. 에스코 Eskoh라는 명칭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에스코는 “Every Situation Kan Offer Hope.”라는 말의 앞 자를 따서 만든 말입니다. 여기서 H는 여러 가지 뜻을 내포할 수 있겠는데요. Hope 대신 Health, Healing, and Help라는 단어로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미국의 흑인음악 산업이 성공한 것을 본보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음악 속에서는 어떤 차별이 없듯이, 저는 우리 모두가 차별을 딛고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Q. 이제 음악 이야기를 해 볼까요? 다른 음악가와 어떻게 차별화된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미국에서 거의 몇 안 되는 아시안 뮤지션입니다. 혹시 미국에서 활동하는 아시안 배우나 가수 떠오르는 사람 있나요? 손에 꼽을 겁니다. 그만큼 아시안으로서 이 미국에서 미국 음악을 갖고 활동하는 게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저는 아시아라는 국한된 무대에서 활동하는 것도 원하지 않고 아시안들이 열광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지도 않아요. 또 K-Pop으로 대변되는 한국 음악이나 아시아 음악을 하는 미국인으로 각인되고 싶지도 않고요. 아시안 아메리칸으로서 이 미국 사람들 앞에서 많이 공연하고, 알려지고, 인정받아서, 한국 가수에 대한 편파적인 선입견을 깨고 싶습니다. 한국 가수= K Pop이라는 일률적인 공식에서도 벗어나야 합니다. 저는 아시안 아메리칸의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소리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음악 시장은 항상 창의적이면서도 빠르게 변화합니다. 저는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나고, 뉴저지 버겐 카운티에서 자랐어요. 미국에서도 가장 다이내믹하고 변화무쌍한 곳이 제 삶의 배경이었기에, 저 역시 변화에 민감합니다. 스피드는 제 특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음악 스타일도 그렇고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데 있어 많은 뮤지션들이 어려움을 겪고 스트레스를 받는 게 사실이지만, 저는 사실 그러한 스트레스, 변화 그리고 모험을 오히려 즐기는 쪽이에요. 머물러 있지 않고 한발 앞서 항상 ‘그 다음’을 추구하는 사람이고 싶어합니다.
Q. 이 시대에 어울리는 뮤지션이시네요. 참, 최근에 발표하신 싱글에 대해서 들려 주세요.
음악 시장은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음반을 발표하는 시기가 적절한 타이밍이어야 하지요. 저는 그래미 후보 Jimmy Cozier의 매니징 그룹 Cozection과 계약을 맺고 저의 새로운 싱글 ‘Do Rite’을 발표했습니다. 스트리밍 앱을 통해 들어 보실 수 있으니 찾아서 들어봐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약간 빠르고 따라하기 쉬운 곡조예요. 모든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Do Rite’ 해야 한다고 말하는 내용이지요, 하하. 타이틀 곡인 ‘Beautiful Lady’는 진정한 여성의 아름다움은 무엇인지에 대해 노래합니다. 외모나 드러나는 멋이 아닌, 진실하고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것이 여성성과 그들의 진정한 파워를 보여 준다는 내용이에요. 오피셜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통해 볼 수 있습니다.
Q. 아시안부모님들대부분이 자녀가 명문대 가기를 바라시잖아요? 션 씨는 그 바람대로 명문대 상경대에 진학했는데, 음악 쪽으로 진로를 잡았을 때 어머니 반응이 궁금해요.
어머니는 제가 행복하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저의 선택과 모험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셨습니다. 성공이 보장된 길을 놔 두고 모험을 떠나는 아들이 걱정되고 안스럽긴 하셨을 거예요. 하지만 아들이 굳건하기를 원하셔서 언제나 저 혼자의 힘으로 헤쳐나가기를 원하셨지요. 어머니가 태어나고 자란 한국과 제가 성장하고 또 발 딛고 일하는 이곳 미국은 문화적으로 많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저를 이해해 주시고 정신적으로 응원해 주셨습니다. 사실 이민2세대인 저로서는 어머니가 저를 과하게 걱정하거나 간섭한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보면 그것이 모두 깨알같이 자상한 한국 어머니들의 자식 사랑이었던 것이죠.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을 거예요.
Q. 어머니에대해좀 더 이야기해 주세요.
저희 어머니는 모든 다른 한국 어머니처럼 대단한 분입니다. 무엇보다 항상 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듬뿍 쏟아 주셨거든요. 그리고 어릴 적부터 신앙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저를 종교적으로 꽉 채워 주셨고, 제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해 주셨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행복하다면 어떤 것이든 하도록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 어머니는 봉사활동도 많이 하시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 주는 일을 사랑하는 훌륭한 분이십니다. 지역사회의 장애인과 그 가족을 돕는 단체에서 몇십 년 동안 중직을 맡아 일하고 계세요.
Q. 부모님과가족사가남다르다 들었어요. 션 씨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듣고 싶어요.
저희 가족사는 간단히 말해 ‘각각 어떤 자리에서 처음을 이루는 역사를 만든 것’이라 하겠습니다. 저의 친할아버지는 이북에서 첫 치과의사로서, 독일에서 학위를 받으셨고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을 지근에서 도운 적이 있었습니다. 외조부님께서는 유엔에서 일하면서 맥아더 장군, 워커 장군을 설득해 대구에서 중공군을 몰아 내기 위한 작전을 펼치도록 이끄셨고요. 외조모님께서는 해방 후 일본과 한국 간의 수출입 무역 사업을 크게 하신 최초의 한국 여성 사업가셨습니다. 정주영 회장님과 동시대를 개척하신 분이시죠. 저는 스스로 음악이나 사업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누구 못지않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걸 차치하고 제가 양가 조부모님과 부모님에 비해서 객관적인 성과가 뒤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부담도 솔직히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랑스러운 가족사는 당연히 저의 인생 철학에 큰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계속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자극제가 될 것 같습니다.
Q. 맘앤아이는온가족이읽는 잡지예요. 그래서 여쭈는데, 앞으로 어떤 가족을 꾸리고 싶으세요?
제가 만날 배우자는 저에게 도전 의식을 주고,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 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각자 만나 하나를 이루는 우리의 인생을 좀 더 풍성하게 해 줄,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나를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 주고 보아 줄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고요.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닥쳐도 서로 의지하며 헤쳐나가는 게 가족이잖아요. 특히 그런 부분이 이민사회 한인 가족들의 아름다운 모습인 것 같습니다. 미래의 제 자녀에 대해 덧붙이자면, 버릇이 없거나 부모에게 의존적인 사람으로 절대 키우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훗날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좋은 정신적으로 또 환경적으로 기반을 닦아 줄 수 있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해 주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본인에 대한 빅 픽처에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저는 미국의 이민사회에서 자라고 이 곳을 기반으로 일하는 비즈니스맨이자 뮤지션으로서, 미국에서 아시안 아메리칸의 목소리를 높이고 우리가 미국의 주류로 우뚝 서기 위해 어린 세대를 이끌어 주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너나 할 것없이 케이 팝에 빠져 있는데, 아시안 아메리칸 뮤지션이 단지 케이 팝 아티스트여서는 안 되지요. 미국의 팝 아티스트가 돼야 합니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미국의 주류 음악 시장 그리고 영화 등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제가 그 발판이 되어 끊임없이 창의적인 것을 연구하고 발전해 가고 싶습니다.
션 고(Sean Koh)_Eskoh
가구, 음악 비지니스맨, 의류 사업가
인스타그램: @trulyeskoh | 웹사이트: eskoh.com | 신곡 DO RITE: eskoh.fanlink.to/Do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