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예비 음대 한인 학부모회 ‘한소리’
GUEST
제이미 김
맨해튼 예비 음대 한인 학부모회 ‘한소리’ 회장
모니카 정
문태근
김은희
포트리 뉴욕 예술 학교(NYSMA) 대표
우리 아이 음악교육,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할까?
맨해튼 예비 음대 한인 학부모회
‘한소리’ 부모들과 함께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에서 기타까지, 자녀들에게 악기 하나 정도는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자녀의 정서 함양이나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기 위함이겠지만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스펙을 쌓는 것이 주목적일 때도 적지 않다. 이번 ‘테마토크’에서는 맨해튼 예비 음대 한인 학부모회 ‘한소리’ 부모 회원들과 오보에 연주자며 음악 교육 전문가인 김은희 씨를 초빙, 자녀들이 명문 음악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던 과정과 입시에 치우친 현 음악 교육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과연 ‘현명한’ 음악 교육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진행 및 포토 Jisoo Kim_Executive Editor 기록 백은주_리포터
*Mom & I 오랜만에 대학생,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을 모시게 되어 반갑습니다. 맘앤아이는 육아에서 노년의 관심사까지 폭넓게 다루는 패밀리 잡지입니다. 자녀들에게 음악 교육을 해 오신 경험을 차세대 엄마들에게 나누어 주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눠 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독자 분들을 위해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은희 저는 오보에 연주자로, 포트리에서 뉴욕 예술 학교NYSMA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뉴욕 예술 학교는 매니지먼트 전문가 그룹이 학생 수준에 맞는 음악 활동과 입시 준비를 지도하는 음악교육 전문기관입니다. 저희는 클래식 음악의 활성화를 위해 ‘라 뮤지카La Musica’라는 음악 잡지도 발간하고 있습니다.
제이미 김 저는 한소리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왔고, 결혼 후 고등학교 수학 교사로 일하다 아이들이 하이스쿨에 들어가면서 뒷바라지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전업주부지만, 한소리회와 뿌리 교육 재단 등에서 자원봉사로 하는 일이 많아 직장 다닐 때보다 더 바쁜 것 같아요(웃음). 딸이 네 살 무렵 아이 친구들과 놀이 삼아 음악 학교에 처음 보냈습니다. 꼭 음악이라기보다 뭔가를 시켜보고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아이가 바이올린에 관심을 보이더군요.
모니카 정 저도 자원봉사 일을 많이 해 오다 지금 포트리 한인회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여러 커뮤니티 행사에 아이들 오케스트라를 파견하고, 펀드레이징도 하지요. 저 같은 경우는 음악 교육에서 태교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 자신이 음악을 좋아해 오디오 품질에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 아들 둘이 어릴 때부터 피아노, 첼로, 기타, 성악을 배우며 반응이 빨랐어요. 미국 사회에 적응하고 활발한 사회관계를 가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탭 댄스를 시켰는데 아이가 댄스 뮤직으로 하필 클래식 음악을 골라 선생님의 각별한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문태근 저는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고 지금은 여성학을 하고 있습니다. 여성학을 공부하고 있어서인지, 이렇게 한소리회처럼 어머니들 위주의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웃음). 큰 아이는 템플 대학의 조기 유아교육 프로그램에 다니며 피아노, 바이올린을 배웠습니다. 아이 할아버지가 보내준 테이프에서 오케스트라 악기들을 소개하는 것을 듣고 아이가 트럼펫을 선택하고 공부했지만, 음대를 가지는 않았습니다. 둘째가 바순 전공으로 현재 맨해튼 예비음대에 다니고 있습니다.
*Mom & I 자녀들이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참 다양하면서도 이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위주로 선택하게 도와주셨다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연습’ 없이는 음악을 완성하기 힘드니 부모님의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고, 또 장기간 음악을 하려면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 없이는 힘이 들 텐데, 음악 공부를 계속 시켰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요?
문태근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실내 관현악단을 만들어서 자기들끼리 가르쳐 주고 배우고 또 선의의 경쟁을 하며 재미있게 클럽 활동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춘기의 에너지를 바람직하게 사용하고 친구 관계를 만들어가는데 음악이 훌륭한 매개체가 된 것이지요.
제이미 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네 살 때 아이가 놀이 삼아 음악공부를 시작했는데, 아이가 유독 연습을 충실하게 한 편입니다. 그러니 잘하게 되어 선생님 칭찬을 자주 듣고 개인 지도를 받으며 아이의 자부심이 커졌지요. 그러면서 연습하는 재미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기술적으로 단련이 되면서 2년 뒤 중앙일보 경연대회에서 우승했습니다. 그 때 저도 아이와 같이 연습을 했답니다.
김은희 현장에서 음악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볼 때, 아주 이상적인 상황입니다. 놀이로 음악을 시작했어도 어떤 방향으로 지도가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취미에 머물 수도 있고, 전문 음악인의 길을 갈 수도 있지요. 기술적인 면이 습득되지 않고서는 음악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는데 엄마가 동기 부여를 잘해 주셨고, 아이와 엄마의 성향이 잘 맞은 것 같아요.
Mom & I 아이의 성향에 맞춘 교육 방법이 중요하고 학부모와 선생님의 소통이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음악교육을 해서 아이들에게 좋았던 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제이미 김 음악 연습을 하며 몰입을 하게 되니 집중력이 향상된 것 같아요. 엄마가 각별한 관심을 쏟으니 아이들이 연습을 안 할 때는 마음이 불편한지, 자기가 알아서 돌아와 연습하는 보면 책임감도 키워진 것 같고요.
김은희 연습을 하다 보면 인내심이 키워질 뿐 아니라, 손과 근육을 쓰면서 두뇌가 발달하고 집중력도 높아집니다. 힘들고 하기 싫은 마음이 들 때가 있지만 이런 과정을 아이가 이겨내면서 성취감과 보람을 맛보고 책임감도 자연스레 생기게 되죠.
문태근 둘째 아들이 큰 아이를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습니다. 자신도 조금만 더하면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기량이 향상되니 서로 자극을 받는 것 같더군요. 중학교 때 일 년에 한 번씩 초등학교에서 음악회를 열면서 자신감과 책임감이 많이 생겼고, 또 음악적 영감도 받았던 것 같아요. 또, 아이와 선생님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온 것이 아이에게 사회성도 길러주고 성숙한 마인드를 갖게 하는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큰 아이는 부모인 저도 몰랐는데, 본인이 알아서 장학금을 신청해 음악 활동을 장점으로 해서 장학금도 받았습니다.
김은희 말씀하신 대로, 성공적인 음악 교육은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고 성숙한 마인드를 키워 줍니다. 갈수록 메말라가는 현실에서 음악을 통해 쉽고 효율적으로 사람들이 교류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Mom & I 말씀을 듣고 보니, 꼭 음악을 잘해야 한다기보다는 음악 활동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 계신 부모님들을 뵙기 전에, 자녀분들을 콘서트에서 먼저 만났는데요, 이번 호 맘앤아이 커버 모델이 돼 주기도 했고요. 모두 고등학생인데도 마치 어른을 대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의젓하더군요. 이상적인 음악 교육은 아이의 자신감을 향상시키고, 여러 분야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입시 위주의 음악 교육 풍토가 강하다 보니, 일단 입시에 성공하면 음악 교육도 성공이라고 여기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제이미 김 ‘입시’라는 목표가 있어 집중적인 연습이 이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입시’라는 목적도 부정적이기만 한 건 아닐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힘들게 습득했지만 그래서 제대로 연주를 할 수 있고, 결국 음악이 나중에 본인이 힘들고 외로울 때 기분 전환과 위로가 되어 주니까요.
김은희 학부모들이 종종 ‘음대 프리칼리지를 보내는 게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나요?’ 라는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저는 ‘네! 좋아요’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음악을 하는 아이들은 관심사가 음악 쪽으로 발전해서 게임이나 안 좋은 쪽으로 빠질 가능성이 적어지고, 바람직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또래끼리 어울리게 되거든요.
모니카 정 네, 우리 아이들도 게임을 잘 안 합니다. 남자 아이 같은 경우는 청소년기가 되면서 스포츠처럼 음악을 통해서도 자신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문태근 ‘100 Careers in the Music Business’라는 책이 있는데, 음악과 관련하여 정말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아이비리그에서 인종 밸런스를 생각해서 학생들을 뽑을 때, 타민족과 얼마나 잘 어울려 구성원이 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는데, 이 때 음악이 좋은 매개가 될 수 있습니다. 능력 있는 부모를 가진 아이들만 음악을 배울 기회를 가지고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아이들이 음악 교육 자원을 공유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결국은 아이들이 다민족 사회에 잘 적응하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은희 음악 활동이 대학을 가는 수단은 될 수 있지만, 대학을 가기 위해 시작한 음악은 흔들리기 쉽습니다. 어떤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것을 해야 한다는 갖가지 정보를 들으면서 대학을 목표로 한 경우, 포기하거나 지치기 쉬우니까요. 그러나 음악을 좋아서, 취미로 하면 전공을 하진 않더라도 대학을 갈 때도, 가서도 도움이 됩니다.
“대학에 들어가면 그걸로 음악은 끝이 아니라, 음악적 재능을 스 펙으로 다양한 가능성이 열립니다. 대학 오케스트라에는 연주 자만이 아니라, 음향, 녹음, 음악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필요하거든요. 대학에서는 꼭 음악 스킬만이 아니라 이런 잠재력을 가진 아이도 눈 여겨 봅니다.”
한소리 Hansory 맨해튼 예비 음대 한인 학생, 학부모로 구성된 협회. 지난 20여 년간 맨해튼 음대 재학생을 후원하고 학부모들의 친목과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해 오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갖고, 전체 학부모회와도 교류하며 외부인사 초청 연설 및 학부모 토론회, 전통 음식 축제, 음악회 개최, 한소리 장학생 선발 등 약 50여 명의 회원이 다채로운 활동을 벌이고 있다.
*Mom & I : 학부무님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전문적인 이야기가 음악교육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음악은 입시를 위한 것이 아닌 풍성한 삶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새겨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음악은 영혼과 맞닿아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제 자신도 엄마로서 제 아이에게 음악 교육을 하려는 마음이 얼마나 순수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맘앤아이를 읽으실 다른 부모님들께도 저처럼 귀한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현명한 음악교육을 위한 좋은 이야기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업인 수학 교사를 휴업한 채 열심히 자녀 교육을 위해 뒷바라지하고 있다. 다양한 자원봉사 일로 바쁜 와중에 한소리회 회장을 맡아 더 바쁘게 살고 있다. 딸 로렌은 바이올린 전공.
원래부터 음악을 좋아해 음악 태고에도 열심이었고 음악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많다. 포트리 한인회 부회장으로 커뮤니티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아들 윌리엄은 피아노, 니콜라스는 첼로 전공.
정치학 박사이자 여성학 전문가로, 소중한 음악 교육 자원을 소외 계층을 비롯,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데 관심이 많다. 아들 맥스는 바순 전공.
오보에 연주자로 포트리 뉴욕 예술 학교(NYSMA)를 운영하고, 음악전문지 <라 뮤지카>를 발간하고 있는 음악 전문가.
토크가 끝나고 가진 런치 타임. 토크 때 미처 하지 못한 자녀 교육 이야기며 사는 이야기를 나누느라 웃음꽃 만발. 그래도 못다 나눈 이야기를 이으려 끝내 다음 약속을 정하고 만 게스트들과 진행자! 뉴저지 포트리에 있는 스타일리쉬 아메리칸 바 & 레스토랑, ‘PROST’에서 즐긴 제육볶음 쌈밥 정식, 떡볶이 & 오징어 튀김, 버섯 샐러드, 찹 스테이크 등 푸짐한 런치를 준비해 주었다. 정말 ‘끝내주게’ 맛있었다는 후문.
Stylish Bar & Restaurant. 한식, 어메리칸, 프렌치를 접목한 스타일리쉬 퓨전 요리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미 맛있고 독특한 메뉴로 입 소문이 자자하다. 아메리칸 스타일 breakfast, lunch, dinner 메뉴가 제공되며 저녁에는 해피 아워와 바 메뉴를 즐길 수 있다.
Address: 1638 Schlosser St, Fort Lee, NJ 07024
Phone: (201) 461-1600
Hours: Open today · 11AM–2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