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K Education Column]
고교 입시를 위하 40개월의 여정 (4)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을 찾아주는 40개월
꽤나 긴 상담자로서의 경험을 돌아볼 때, 좋은 솔루션을 만들어 낼 상담은 어떤 오프닝을 만드는 가에 달려 있었다.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주고, 하고 싶은 것으로 이끌어주는 40개월간의 부모의 역할은 짐짓 상담자로서 솔루션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흡사 하다고 여겨진다. 누구나 잘 하는 것은 있다. 이를 찾아주고 인정해 주는 시간이 만들어 주는 자긍심과 자신감의 높이는 어디까지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이다. 너무나 방대한 세상을 향한 시작을 만들어 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 가짐이 만들어 주는 잠재력 그릇을 빚어낼 방법을 같이 찾아보고자 한다.
좋은 오프너..성공적인 솔루션
아이가 제일 잘하는 과목이 뭐에요?
너는 무슨 과목을 제일 좋아해? 뭐 할 때 제일 신나?
나의 첫번째 질문 그룹엔 반드시 이 질문이 있다.
이 질문의 첫 목적은 긍정적인 오프너이기도 하지만, 거의 100 프로 성공적인 상담으로 이끌어 준다.
아이나, 아이의 부모나, 이 시작은 즐겁다. 자랑하고 싶고, 떠올리는 거 만으로도 신난다. 왜 잘하게 되었을까?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을까?
아이나 아이 부모나, 그런 계기가 된 일이나,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얘기해 준다.
잘하는 과목이 있는 건, 잘 못하거나, 그 보다 못한 과목이 있게 마련인데, 해서 이렇게 묻는다. 그럼 어떤 과목이 제일 어려워? 재미없어?
어려우면 하기 싫다. 하기 싫음이 생기기 시작하면, 피하고 싶고, 그러면 이해를 놓치게 된다.
하지만,”어떻게 A 를 받았어 잘 했네”, 하기보단,”이 C 를 어떻게 하니”가 먼저 나오는 말일 수 밖에.. 어려운 문제는 우리가 바로 해결해줘야 하니…
그런데 어떻게 솔루션을 만들어 줄 것인가? 그리고 이 힘든 일은 한번에 그칠 것인가 과연?
아이가 고등학교로 가기전까지의 40개월간도 이 솔루션이 요구되는 날들은 수없이 많이 올 수 있고 우리는 그 시간에 같이 있을 수 없을 경우가 점점 많아 질 것이다.
아이들은 어떻게 이 시간을 해결해야 하는가? 문제 해결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 만이 해답이다. 역량, 잠재력, 이 능력을 키우는 시작은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는 것이다.
글 쓰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종이만 보면 뭐든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디를 가든지 종이와 연필을 들고 다녔다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도 종이와 크레파스만 쥐어 주면 아주 큰 놀이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아이들의 타고난 성향은 돌잡이를 하는 시간을 시작으로 툭툭 보이는데, 누구는 그 성향에 관심을 갖고 누구는 그 관심을 그냥 넘기는 차이리라. 반면에 책 읽기나 산수를 접하면서, 아주 유쾌한 경험이 쌓이며 그들의 최애 과목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잘 하게 되고 싫어 하게 되는 데에는 아이들의 경험이 너무나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에 집중하고 싶다.
그 다음 40개월의 시작을 마그넷 스쿨에서 시작하는 많은 학생들을 본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던 나름의 어린 상담자였던 시간엔, “13살 아이들이 뭘 하고 싶은지를 알겠어? 해 보면 이것이 길이다 아니다 알겠지”. 라는 생각으로 이 입시를 다루었다. 지금 생각 하면, 참으로 무모 했다. 그리고 이후, 그런 흐릿한 시작으로는 이 40개월의 마지막을 성공적으로 해 낼 수 없는 현실을 보게 되었다.
왜 이 학교를 마그넷 스쿨이라고 하는가?
마그넷 커리큘럼이 주는 베네핏이 뭔가?
결국, 잘 하는 것이 마그넷이 되어 잠재적인 역량을 극대화해준다는 가정과 경험이 학교가 아이들의 성공을 만들어 주는 전략임을 생각해보자.
아주 흔한 인터뷰 질문은,
“What is your favorite subject and your least favorite subject?” 이다. 왜 이런 질문을 하며 뭘 얻고 싶은 것일지, 그리고 어떻게 답하여야 할지, 그냥 던져 두겠다.
What is your favorite subject and your least favorite subject?
고등학교 입시를 다루면서, 부족한 과목에 대한 파악은 필수이며, 잘 하는 과목의 칭찬은 잘 못하는 과목을 끌어 올리는 유도 질문임을 인정한다. 아이들의 역량을 최고로 키워낼 다음 단계로 이끌어 줄 솔루션을 위해서 먼저 준비해야 할 부분이 성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학과목이외의 활동사항으로 아이의 관심 영역을 질문해 보면,
각 영역이 주는 성공 체험이 서로에게 어떤 시너지를 내어 이런 시간 관리를 하게 해 주었는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체험을 통해, 마그넷 스쿨의 프로그램을 정하고, 인터뷰에 왜 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는 대담을 자신 있게 해 내게 되나보다.
아! 이친구, 대단한데!
리셋?
어른이 된 후에 가질 수 없는 아이들에게만 있는 특권이 리셋의 기회이다. 학기 시작.
7월에, 9월에 만나는 학부모의 모습을 떠 올려 보면, 이 리셋의 기회로, 새로운 설계를 해 보려는 다짐을 언제나 읽어 내곤 한다.
어쨌든 이전 학년은 지나갔고, 지금부터 다시 시작! 리셋.
그런데, 이 다시 시작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팁이 있다.
어른의 시각에서의 욕심이 그려낸 계획은 반드시 더 어려운 리셋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내일을 살아 보지 않은 아이들은 우선 시키는 데로 한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빼곡히 만들어진 스케줄이, 만들어 줄 칭찬과 그 기대에, 그저 따라 간다.
그런데, 어느 시간부터, 아이들은 부모에게 내어 놓지 못하는 문제들이 쌓이게 되고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게 되면, 그제야 부모에게 SOS 를 치게 된다. 이 내용이 11월, 첫 학기 지날 때의 상담 내용들이다.
거의 모든 솔루션의 열쇠는 시간 관리에 있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우리 모두의 나쁜 기억, 2020년을 돌아본다. 짜여 있는 스케줄이 텅 비면서 해야 할 일을 찾기 어렵던 아이들은, 아주 쉽게 인터넷 게임에 빠져 들어갔다. 하지만, 이 시간을 정말 잘 보낸 아이들이 만들어 낸 성공은 과연 대단했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에 더 생각 할 수 있었고, 읽어 낼 수 있었고, 연습할 수 있었다. 그 나쁜 기억의 시간이 새로운 시간을 위한 리셋이 되기도 했던 것이다.
봄을 맞은 지 얼마 안되었지만, 학기를 마감할 날이 멀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을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리셋 할 타이밍이 오고 있다. 잘 하는 과목, 잘하는 것은 분명히 있다. 그 잘하는 일이 만들어진 이유에 집중해서 리셋을 준비하자.
그리고 이 리셋을 솔루션으로 쓸 수 있도록 생각할 시간과 경험할 시간, 그리고 그 경험을 돌아보며 스스로 고쳐 나갈 시간을 주자. 이 시간은 스스로의 문제 해결을 만들어 낼 힘을 키워 낼 것이다. 오늘은 우리 부모가 솔루션을 주지만, 내일은 그들이 솔루션을 만들어야 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