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입시를 위한 40개월의 여정- 첫 번째 이야기

 

9학년을 시작하는 학생들의 학업 캘린더를 보며 입시 지원서 마감일까지 헤아려보니 딱 40개월이다. 9학년 학생들은 여름 학기를 두 번 보내고 나면 대입 지원서를 써야 하는 마지막 여름을 맞으며 대학으로 가는 막바지  일정이 잡힌다. 이 대학 입학 원서 준비와 같은 과정이 고등학교 입시 지원에도 적용되는데, 역시 5학년부터 8학년 12월까지의40개월이 그 기간이다. 어쩌면 대학 입시에 있는 아이들보다 더 다이나믹한 성장 곡선을 보이는 아이들의 고등학교 입시까지의 40개월을 쭈욱 짚어보려 한다. 무엇을 배우는지, 어떻게 배우는지… 우수한 학생으로 키워내는 것이 양육의 목적은 아니나 아이들이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도록 도와 어떤 기회에도 준비될 수 있도록 이끌고 싶은 부모님들의 양육 방식은 적극 지지한다. 무한한 꿈을 꿀 수 있는 이 40 개월간 어떻게 공부 잘하는 우수한 학생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살펴보자.

공부가 즐거워야 한다?

우수한 학생은 어떻게 정의하는가? ‘일 년에 서너 번 받아보는 성적표에 한번도 B를 받지 않았다’. 우수한 학생을 표현하는 ‘명예 훈장” 그 자체다.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더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고 싶은 학부모들이 나를 찾아온다. 나는 그 부모님들의 학생들과 기초 실력 평가를 해본다. 그런데 학교 성적과는 사뭇 다른 결과를 보고 상담 테이블에 앉게될 땐 참 난감하다. 부모님이 아이에게 갖고 있는 지금의 자부심을 깨버리게 되는 평가를 해야 되기에 참 아프다. 하지만, 좀 더 대화를 이어가다보면, 언제부터인가 어떤 부문에 신경 쓰이는 일이 생겼고, 학교에서 매년 보는 NJSLA에 점수가 기존 성적과는 달리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음을 듣게 된다. 또한 영어, 수학 중 어떤 과목은 매우 어렵다거나 더 즐겨 공부하는 과목의 선호도까지 대화가 이어진다. “즐겨하는 공부라는게 있겠습니까?” 라고 학부모님들은 이야기 하신다.

그러나, 공부는 즐거워야한다. 공부를 의무로만 하는 학생은 우수한 학생이 될 수 없다. 학생에겐 매일의 의무가 공부인데, 공부가 그들에게 귀찮은 의무일 때는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없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성적표가 우선 관심사이진 않나? 또한 많은 학생들이 시험 점수를 받아들고 울면서 집에 돌아가는 경우를 본다. 난 그런 경우를 보면 과연 시험 문제를 풀이 리뷰하는 시간에 그 아이들이 제대로 집중했을까 싶다. 왜 그 점수를 받게 되었는지를 알려고 하기 보다 점수 그 자체가 그저 기쁨과 슬픔이기만 한거면 어쩌지? 하는 답답함이 있다.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해결되어야 더 배울 수 있을텐데라는 염려와 함께 말이다. 아이들의 성적표에 대한 부모님들의 정확하고 분석적인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무엇이 평가된 성적표이며 이 성적표로 내 아이의 무엇을 읽어내야 하는 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인가? 과정인가? 숙제는 완벽하게 해내는데, 시험은 못보는 아이들. 수업은 열심히 듣는 것 같은데 문제 풀이에 그 수업 내용을 하나도 적용 못하는 아이들을 본다. 그들만의 터득 과정은 무엇일까?

또, 답을 안알려 준다고 불평하는 아이들도 있다. 답이 뭐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선생님들은 “어떻게 푸는지, 수업 시간에 가르쳐 줬잖아, 이렇게…” 그래도 아이들은 재차 묻는다. “그런데 답은 뭐냐구요? 선생님이니까, 답 알려 주셔야죠?” 그러면 선생님은 다시 대답한다. “답은 답안지를 봐. 답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면 그 때 다시와…”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며 양쪽 다 이해되는 아주 난감한 상황이다. 대개의 학부모들은 아이를 앉혀놓고 차근차근 짚어달라고 한다. 하지만, 시야가 닫혀 있는 아이는 차근차근 짚어주는 과정 뒤에 다시 답만 찾아 헤맨다. 답을 찾아 인터넷에 밤새 매달린다. 선생님의 잔소리를 피해 혼자 고군분투하며 밤을 샌다. 결과 위주, 과정이 무시된 교육 환경 때문은 아닌지 우리 모두 제대로 돌아봐야 한다.

아이들이 5학년을 시작하는 첫 날 학부모들은 어떤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가르칠지 초조해한다. 선생님이 좋으면 선생님 뒷모습만 봐도 흐믓했던 우리의 학창 시절. 과정이건 답이건, 선생님 얘기가 쏙쏙 들어오게 되어 있던 우리의 어린 시절 경험을 떠올려보자. 선생님도 싫고 학교 가는 건 더 싫으면 좋은 성적을 받기는 커녕 아이들은 불행한 학창 시절의 상처를 갖게 된다. 공부가 행복해야, 우수한 아이가 된다. 공부가 행복해야, 집중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고력 쌓기 훈련 – 탐구력이 집중력 그리고 이 과정이 사고력(추론 능력)을 만든다.

아이들의 고교 입시까지의 40개월은 추론 능력이 발달하는 기간이다.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아이들의 리딩 능력 단계를 예로 살펴보자. 어린 시절의 닥터 수스 시리즈(Dr. Seuss series), 2학년이 좋아하는 “매직 트리 하우스(Magic Tree House)”, 4 -5학년이면 빠져드는 로알드 달(Roald Dahl)의 “마틸다(Matilda)”, 그리고 루이스 새커(Louis Sachar)의 “구덩이(Holes)”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생각해보면, 아이들의 추론 능력 성장 과정을 잘 가늠해 볼 수 있다. “해리 포터(Harry Potter)”, “헝거 게임(Hunger Games)”처럼 아이들이 빠져들어 읽는 스토리들의 구성과 “구덩이(Holes)” 등의 아이들용 문학이 담아내는 구성은 차이가 있음을 잘 인지해야 한다.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고루 읽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0개월간 우수한 아이로 준비시킬 방법 그 첫번째는 사고력 훈련인 것이다. 이 사고력 훈련에 있어 우리는 우리의 양육 방식부터 돌아봐야 한다. 결과 위주로 이끌지 프로세스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인지… 엄마 아빠와의 테이블 토크로 아이들이 성장한다는 나의 생각에 모든 부모는 동의할 것이다. 선생님의 강습보다 더 중요한 건 테이블 톡에서 만들어지는 선생님과 학교에 대한 신뢰, 아이들의 하루에 대한 신뢰라고 본다. 그들이 하고 있는 일들을 재미있게 해나가는 매일이 만들어지면, 사고력 훈련의 도입부는 완성이다.

 

그 다음, 듣는 훈련이다.

찬찬히 듣는 훈련. 듣지 않으면 복습도 할 수 없다. 하고 있는 일이 즐거우면 잘 듣게 되지만, 듣는 게 먼저인지, 즐거운 게 먼저인지는 글쎄… 서로가 서로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 같다.

40개월의 여정 끝에, 고등학교 입시를 위한 지원서를 낼 때 입학 사정 요건에 따라, 5학년부터 혹은 6학년 부터의 성적을 제출해야 하며 시험 문제의 범위는 5학년에서 8학년까지 배운 학업 능력-추론 능력(Academic Skill – Reasoning skill)을 다룬다. 결국, 아이들은 이 40개월간 매일 경험한 모든 내용들을 한 가지 시험과 원서로 정리해서 내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서를 중심으로만 아이들의 40개월의 성장치를 판단해선 안된다.  40개월 동안 쌓인 모든 경험치를 잘 평가해서 다음 단계를 위한 최상의 선택을 하자는 것이다.

40개월의 그 다이나믹한 성장 과정을 쭈욱 펼쳐보며 한해를 시작해 보자. 당장 오늘 밖에는 보이지 않는 엄마 아빠에게 아이들의 성장이 그려질 이 40개월의 그림은 중요한 양육 지도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