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Elga Wimmer 첼시 갤러리에서 ‘LOVE’ 테마로 그룹전을 열었다.

차가운 카메라 따한 순간을 담다 

LOVE PROJECT를 진행 중인 포토그래퍼, 조희정 

 

포토그래퍼가 카메라  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는 시선은 남다르다. 젊은 포토그래퍼, 조희정 작가의 시선에는 주변의 평범한 모든 일상이 사랑스러운 순간들로 가득하다. 세상을 보는 따뜻한 그녀의 시선은 LOVE PROJECT라는 이름으로 사진 속에 그대로 담긴다 

 인터뷰 이영란_에디터  

*Mom&I 작가님은 언제부터 사진을 즐겨 찍으셨나요? 사진을 찍게 된 특별한 기억이나 이유가 있습니까? 

어린 시절 할아버지 유품으로 물려 받은 낡은 필름 카메라가 있었어요. 그걸로 오랫동안 순간들을 기록해 왔습니다. 2006년 일본에서 사진 작업을 할 때, 다양한 예술 문화를 접하면서 사진에 대한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영화 <러브레터>의 감독으로 유명한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작품에서 사진 색감이나 빛 기법에 관해 가장 큰 영향을 받았지요. 일본에서 사진 작업을 할 당시, 곳곳에서 보았던 길가의 연인들, 바닷가 작은 카페에서 일하던 순수한 청년, 길에서 만난 환한 아이의 미소 속에서 뭉클한 순간을 느꼈어요. 그 이후로 강한 정신적 영감을 얻은 인상 깊은 순간마다 항상 사진으로 기록해 왔습니다.  

 

*Mom&I LOVE라는 주제로 다양한 전시를 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LOVE’ 주요 테마로 설정하게 되셨나요? 조희정 작가에게 ‘LOVE’의 정의와 의미는 무엇인가요? 

‘LOVE’라는 테마는 일본과 뉴욕 등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서 착안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의 삭막함 속에서 ‘LOVE’ 라는 네 글자를 찾아 제 자신에게 주는 ‘따뜻한 위안’ 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LOVE PROJECT’의 시작이었지요. 제 사진 속에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 또는 가까운 사람들과 행복한 교감을 나누는 모습들이 많습니다. 전 사랑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고, 사랑하고 사랑 받는 것은 태양을 느끼는 것처럼 강렬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둠 속에 한줄기 빛이 강렬하듯, 그 강렬한 순간을 발견할 때마다 소중하고 아름답게, 깊이 있고 따뜻하게 사진으로 기록하고 교감하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일상은 바쁘게 흘러가고 각자의 삶에 희로애락이 있고 계절은 어김없이 흘러가고 있지만 그 속에서 제 사진을 접하는 다른 누군가도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Mom&I 사진 전시뿐만 아니라 문구용품, 편지지, 캘린더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드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작업들을 하시는지, 직접 판매도 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뉴욕에 온 후 찍은 사진들을 묵혀두고 혼자 보기 보다는 담아둔 소중한 장면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PB상품을 주관하는 기획 담당자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이너와 디자인을 상의하고 인쇄하는 전반적인 제작에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뉴욕에는 제가 전시했던 ‘Brooklyn Powerhouse Arena’에서, 한국에서는 교보문고 같은 오프라인 서점과 텐바이텐, 1300k 등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작년에 신제품으로 나온 노트 8종 시리즈는 캐나다와 오스트레일리아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올 연말에 ‘Coffee’ 와 ‘Flower’ 시리즈로 카드 세트와 사진 캘린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유품인 낡은 카메라는 조희정 작가가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을 수 있게 가장 따뜻한 에너지가 되어 주었다

▶2014년, 브루클린 덤보 지역에 있는 ‘The Powerhouse Arena’ 갤러리에서 ‘LOVE PROJECT’ 전시를 했다.



조희정 작가의 문구 브랜드, ‘Design Snowbay’의 다양한 문구 제품들. 뉴욕과 파리를 여행하면서 직접 찍은 따스한 풍광들을 고스란히 담았다.

*Mom&I 작품 활동의 주요 무대를 뉴욕으로 선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뉴욕은 세계 전 세계 아트Art의 중심지라고 생각하며 어린 시절부터 뉴욕을 꿈꿔 왔습니다. 지금은 작가로서 뉴욕 내 박물관에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꿈이나 목표로 생각하고 있어 이곳을 떠날 수가 없네요.(웃음) 

 

*Mom&I 사진 촬영을 하다 보면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이야기가 있다면요?  

사진을 찍을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해요. “사진은 기다림이다.” 롱 아일랜드 어느 호숫가에서 종이배 시리즈를 촬영하면서 열 개도 넘게 접어놓은 종이배가 가라앉고 또 가라앉기를 반복했던 적이 있었어요. 누군가는 방수 재질로 모형을 만들지 그랬냐 하는 충고를 하기도 했지만, 힘 없는 종이배가 물에 떠 있는 모습을 보며 그런 게 우리 ‘인생’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계속해서 가라앉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 순간을 담아 보려 애 쓰고 있는데, 문득 노을이 지더군요. 그 아름다운 광경을 얻었기에 기다렸던 보람이 있었습니다. 종이배가 결국 깊은 호수 바닥으로 가라앉아 사라질지라도, 그 순간조차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할 수 있어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종이 배 때문에 하루 종 일 고생해서 촬영했던 작품이다. 힘 없는 종이배가 계속 가라 앉을 것 같으면서도 그래 도 용케 물에 떠 있는 모습을 보며 우리네 인생을 떠올렸다. 그 순간, 아름다운 노을이 호수에 드리워졌다.

*Mom&I 앞으로 아티스트로서 꿈과 계획을 들려 주세요 

‘Love PROJECT’를 진행 하면서 늘 발전 방향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소외 계층이라던가 소수자 인권, 환경 등의 주제로 ‘LOVE’ 테마의 범위를 넓히고 그 이야기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 보려 합니다. 그래서 지금 준비하고 있는 ‘Beloved’ 라는 사진집을 통해 보여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 꼭 찍어보고 싶었던 테마인 ‘노르웨이의 숲’ 에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조희정 Easelle HeeJung Cho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 작가. ‘LOVE’라는 주제로 포토 작품 활동을 하면서 브루클린, 첼시 갤러리에서 작품 전시를 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화보 촬영과 매거진 사진 촬영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한국의 교보문고, 텐바이텐, 1300k등 문구 업체에서 판매 중인 문구 브랜드 ‘디자인 스노우베이Design Snowbay’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뉴욕과 파리 등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로 만든 저널, 캘린더, 노트북 등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조희정 작가  인스타 그램  www.instagram.com/easellecho  

홈페이지 www.easellech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