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은 정말 콩알만 한데, 오디션을 보고 역할을 따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울 일이다. 첫번째 오디션, 콜백, 홀드(홀드가 되면 최종 3명 정도로 추려진다), 그리고 디렉터, 프로듀서가 최종 후보에 남은 배우들 중 선택을 하고, 선택이 되면 그 역할을 따내는 것이다. 역할이 콩알만 하던, 주먹만 하던, 오디션을 보고 선택되는 과정은 같다.(사실 큰 역할은 콜백이 한번 더 있고, 카메라 테스팅을 거쳐야 하긴 하다. 티브이 쇼와 영화의 오디션 과정도 다르다.) 하지만 산 넘어 또 산을 넘어 이렇게 세트장에 오면 그때부터는 여왕 같은 대접을 받는다. 역할이 작아 촬영은 겨우 이틀만 하지만, 짧고도 짜릿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마치 유명한 여배우가 된 것 같은 대접을 받으면 그 힘들었던 역경을 쏴악 씻어내 버린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다면, 어쩌면 수많은 경쟁을 뚫고 힘들게 올라오는 게 당연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