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너머의 세상: 21세기 공연 예술의 대전환

글_더 앰 매거진 편집부

급변하는 문화 지형도 속 혁신, 포용, 지속가능성을 넘어 미래를 그리다

공연 예술 단체들은 오늘날 역사상 가장 근본적인 변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수십 년간 유지되어 온 시즌 구독 기반의 관객 모델, 소수의 예측 가능한 고전 레퍼토리에 대한 의존, 그리고 특정 계층에 한정된 형식미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세계화와 디지털 혁명, 관객 인구의 급격한 변화,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전례 없는 충격은 극장, 무용단, 오케스트라, 오페라 하우스가 세워진 근간 자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제 생존을 넘어 미래의 핵심적인 문화 동력으로 남기 위해, 이들은 자신의 사명과 운영 방식,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를 완전히 재창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무대를 넘어 시민 사회의 중심으로 역사적으로 공연 예술 단체들은 스스로를 무대 위에서 완결된 작품을 선보이는 ‘예술적 탁월함의 수호자’로 정의해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 사명은 단순한 ‘제공’을 넘어 ‘참여’와 ‘연결’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21세기의 예술 단체는 이제 대화와 교육, 공동체 형성이 이루어지는 살아 숨 쉬는 ‘시민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소외 계층을 위한 워크숍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이제는 관객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창작 과정에 참여하는 ‘공동 창작자(Co-creator)’가 되는 프로젝트가 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극을 만들거나, 관객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바뀌는 인터랙티브 공연을 시도하는 등, 예술가와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교향악단은 병원, 교도소, 공공 광장 등 예상치 못한 공간으로 스며들어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예술을 통한 치유와 성찰의 순간을 선물합니다. 이처럼 예술의 가치는 무대 위 화려함이 아닌, 공동체를 연결하고 사회적 담론을 촉발하는 능력에서 재발견되고 있습니다.

기술과의 동행

디지털 경계의 확장 기술은 더 이상 보조 수단이 아닌, 예술적 표현과 관객 경험을 확장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팬데믹 시기에 임시방편으로 시작된 온라인 스트리밍은 이제 지리적 한계를 넘어 전 세계 관객을 만나는 중요한 통로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은 관객이 직접 공연 속 세계에 들어가 배우와 상호작용하는 완전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작곡하거나 안무를 짜는 실험적인 작품들도 등장하며 예술의 정의 자체에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과제도 안겨줍니다. 기관들은 온라인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합당한 수익 모델을 창출해야 하며, 고가의 장비나 디지털 활용 능력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디지털 격차’가 새로운 소외를 낳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성공적인 기술의 도입은 단순히 신기술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기술이 예술의 본질인 ‘인간적 연결’을 심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필요로 합니다.

지역 목적 예술

포용을 넘어 진정한 환대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가치입니다. 오랫동안 서구 중심의 남성 작가들 작품이 주를 이루었던 레퍼토리를 과감히 탈피하고, 여성, 유색인종, 성소수자, 이민자 등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창작자들의 목소리를 무대 위로 적극적으로 불러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구색 맞추기를 넘어섭니다. 리더십과 이사회, 행정 인력 구성 자체를 다양화하고, 채용 과정의 편견을 없애는 제도적 개혁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또한, 장애인 관객을 위한 음성 해설이나 자막 제공, 감각 과민 관객을 위한 ‘감각 친화 공연(Sensory-friendly performance)’ 도입, 그리고 경제적 장벽을 낮추는 저렴하고 유연한 티켓 정책 등, 모든 사람이 환대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적극적 환대(Radical Hospitality)’의 개념을 실천해야 합니다.

 

예술가의 안녕

지속가능한 창작 생태계 화려한 무대 뒤에는 불안정한 고용과 낮은 임금, 과도한 경쟁으로 고통받는 예술가들이 존재해 왔습니다. 지속가능한 공연 예술은 예술가들의 안정적인 삶과 정신적 건강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최근 많은 단체들이 프로젝트 기반의 단기 계약 관행에서 벗어나 예술가들에게 생활 임금을 보장하고, 건강 보험과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노동 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는 예술가 개인의 복지를 넘어, 그들이 온전히 창작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예술계 전체의 질적 성장을 이끄는 필수적인 투자입니다. 건강한 창작 생태계가 곧 위대한 예술을 낳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과학 자립

다각화된 가치 창출 티켓 판매와 소수의 거액 기부자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재정 모델은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미래 지향적인 단체들은 수익원을 다각화하며 새로운 가치 창출 모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부 요청을 넘어, 예술 단체의 가치에 공감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멤버십 모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단순한 후원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ESG) 목표와 연계하거나, 기술 기업과 협력하여 새로운 예술 경험을 개발하는 등 전략적인 관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병원과 협력하여 예술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지역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예술 단체가 가진 창의적 자산을 사회의 다른 영역과 결합하여 새로운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시도들이 늘고 있습니다.

 

 

환경적 지속가능성

미래를 위한 녹색 무대 공연 예술계도 기후 위기의 예외일 수 없습니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거대한 무대 장치, 수많은 조명이 소모하는 에너지, 전 세계를 오가는 투어 공연의 탄소 발자국 등은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합니다. 이에 ‘녹색 극장’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무대를 제작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조명으로 교체하며, 지역 내에서 자원을 조달하고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예술 공동체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실천입니다.

성공의 재정의

명성에서 사회적 영향력으로 전통적으로 공연 예술 단체들은 매진 사례, 비평가들의 별점, 권위 있는 시상식 수상으로 성공을 증명해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성공의 척도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는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을 변화시켰는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성공은 이제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도, 예술 접근성 확대, 사회적 담론 형성 등 측정 가능하고 의미 있는 ‘사회적 영향력’으로 정의됩니다. 파킨슨병 환자들의 신체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 무용 프로그램의 효과나, 학교 폭력 예방 연극이 학생들의 공감 능력을 얼마나 높였는지 등을 데이터와 이야기로 증명하는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명성보다 영향력을 추구할 때, 예술 단체는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세기 공연 예술 단체의 재정립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아닙니다. 이는 예술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할 역사적 기회입니다. 혁신, 포용, 예술가 복지, 환경적 책임, 그리고 재정적 자립이라는 기둥 위에, 공연 예술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인간 정신을 고양하고, 공동체를 치유하며,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핵심 동력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낡은 전통의 유물이 아닌, 미래 문화의 심장부에서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는 기관으로 진화하는 이들의 여정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