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했고 당당히 한국이름을 고집했던 한인이민자 소녀가 뉴저지 공립학교에서 받았던 혜택을 다시 돌려 주고 싶다며 128년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이자 아시안 여성으로 뉴저지 리지우드(Ridgewood)의 교육위원이 돼돌아왔다

아이비리그 입학, 옥스퍼드대 교환학생, 와튼스쿨 졸업…한국 이민자들이 꿈 꾸는 화려한 이력을 갖춘 그녀가 뉴저지의한 공립학군 교육위원으로 돌아 온 이유를 들어 보고 싶었다.

“이민자들에게 교육은 더 나은 삶을 위한 통로였어요. 저는 학업적 성취를 통해 더 위대한 것을 이룰수 있고 공립학교는 아메리칸 드림을실현하기 위한 기초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평범한 동네 공립학교를나왔고 브라운 대학에 들어 갔어요. 그리고 옥스퍼드대 교환학생으로 뽑힌 최초의 아시안 학생이었어요. 이 후 MBA과정을 와튼스쿨에서 했고 월스트릿에서 직장생활을 했어요. 전 이런 과정이 뉴저지공립학교 시스템 속에서 막대한 혜택을 받은결과라고 생각해요. 그런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서 다시 돌려 줘야할 큰 책임감을 느꼈어요.리지우드 디스트릭에 있는 아이들이 재정적으로 책임있는 모델 속에서 훌륭한 교육적 혜택을 받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 개인적으로 중요한 부분이에요. 제가 가진 재무 관리 능력을 사용할 수 있고 교육에 대한 제 평생의 열정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이 제가 교육위원 선거에 출마했던 동기가 됐어요

와튼스쿨을 나오고 비즈니스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았지만 그녀는 어린시절 책을 좋아해 브라운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한 때 꿈 많은 문학도였다.

“저는 책을 좋아했어요. 책은 십대 시절 저의 열정이었어요. 그때는 인터넷이나 휴대전화가없었어요. 실제로 훨씬 단순한 삶이었죠. 책의줄거리와 등장인물, 글의 구성 같은 것에 저는 완전 빨려 들어갔어요.그러다 보니 과학시간이나 체육시간에도 책을 마저 보려고 하다가 선생님께 걸리 곤 했어요. 제 어릴 적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선생님들은 항상 저의 롤 모델이었는데 특히 중학교 때 한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 선생님은 전 세계를 여행했고 모든 것을 알고있는 것 같았어요. 어떤 질문에도 당황한 적 없이 대답을 해 주셨는데전 그 선생님 수업 시간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그 선생님은 저에게 꿈을 크게 가지라고 격려해 주셨어요. ‘장애물이 앞에 있어 뚫고 나갈수 없다면 돌아가라’ ‘실패해도 괜찮다’… 교육위원으로서 일하게 된것이 아마 저의 이런 어린 시절 환상을 약간이나마 실현시킬 수 있는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리지우드 교육위원의 임기는 3년이다.하지만 그녀는 이번 5월 선거에서 1년 임기의 교육위원에 당선됐다. 전임 교육위원이 갑자기 타주로 이사를 하면서 보드에서 임명한 새로운 교육위원이 그 자리를 차지했는데 뜻밖에 올해부터 그 자리 역시 커뮤니티 전체 투표로 교육위원을 선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자리의 임기가 내년까지라 우선 보궐로 선출된 그녀의 임기는 1년이지만 내년에 그녀는 다시 한번교육위원 선거에 도전해 3년 임기를 더 채우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이렇듯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았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당당히 맞서든 돌아서 가든 기어이 가는 사람이었다

삼성 주재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5살에 일본을 시작으로 7살에는 영국, 10살에 미국에 정착한 그녀가 아직도 한국이름곽현주를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는 한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지금도 그렇지만 부모님을 존경했고 그래서 미국에 왔을 때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인데 그 이름을고수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빨리 적응해야한다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건 10살 소녀가 부릴 수 있는 배짱이었고 고집스런 결정이었어요. 사실 제가 이민왔던 시절은 팰리세이즈팍에 초장기 한인 이민자들이 정착하던 시기였어요. 우린 아시안으로 그곳에서 정말 눈에 띄는 존재였죠. 그래도 전 이름을 바꾼다고 제 얼굴이나 피부색, 억양이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 한국이름을 고수했어요. 이민 초기 저는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을 판단하는 바로미터로 제 이름을 사용했어요. 제 이름을 발음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진정한 나를 보려고 하는믿을 만한 사람이고 동양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죠.”

그녀는 이번 교육위원 선거에서도 당당히 그녀의한국이름 곽현주를 사용했다.

 

“저는 수십년 동안 한국 이름으로 살아 왔어요. 지금 세계는 다문화 돼 가고 있지만 동시에 인종적으로는 아주 민감해 졌어요.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저를 인종이아닌 제가 가진 자격과 능력을 바탕으로 평가하고 선택해주셔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요”

리지우드공립학교128년역사상 최초의 한인이자 아시안 여성 교육위원이라는 벽을 뚫은 그녀,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궁금하다.

“저는 학생과 학부모들 뿐 아니라 학교를 후원하는 모든주민들을 아우르는 전체 커뮤니티를 봐야해요. 리지우드는 약 5,800명의 학생들이 있고 100만 스퀘어 피트의 학교 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큰 규모의 학군이죠. 리지우드학군의 한해 예산이 1억 천만 달러 이상이에요. 저는 이번에 교육위원 뿐 아니라 소수계로서는 최초로 위원회 부회장직까지 맡게 됐어요. 제 목표는 한번에 한가지 씩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에요.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일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할 겁니다. 교육은 지적, 정서적, 사회적 관점에서부터 한 개인의 전체적인 발전에 아주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가족들 만큼이나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요. 따라서 학교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죠. 제가 교육위원에 도전한 것도 이 부분을 돕기 위해서에요. 우리 각자는 학부모로서 또는 단체 이름으로 자원봉사를 하거나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고 교육위원회 미팅에 참석해서 의견을 제시하는 일을 하면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투표하는 거에요. 특히 한인으로서 소수계로서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고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은 투표하는 거죠. 제발 투표에 많이 참여해 주세요. ”

새학기가 시작됐지만 지난 봄부터 이어져온 COVID-19팬데믹 상황으로 학교 시스템에도 많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지방 교육 예산을 관리하는 교육위원으로서 앞으로 학교 운영을 어떻게 해 나갈 계획인가?

“제 아젠다는 예술, 운동, 학습 어느 분야이든 학생들의 성취를 향상시키기 위해 학교가 지원을 최대한으로 할 수 있도록노력한다는 거에요. 따라서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한 학생들의 노력을 어떻게 극대화 해 줄 수 있는지,또한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으로 뉴저지 주정부의 자금 조달현황이 불확실한 경우 학교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위해 예산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면밀히 검토해서 예산을 집행할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잠재적인 COVID 관련 비용 또는 학교 오픈 비용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할당해 재정적인유연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는 리지우드 학군이 신속하게 원격 학습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 분야에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미세한 부분까지 수정 보완하고 있습니다.”

뉴저지 뿐 아니라 미국에는 자녀 교육문제로 이민을 결심한 많은 한인들이 살고 있다. 과거의 잘 먹고 잘 살기위한 교육에서 벗어나 이제 한인 학부모들도 자녀들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그들의 행복을 빌어주기 위해 나서고 있다. 하지만 또한 학교 운영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한인 학부모들 수가 여전히 낮다는것도 우리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다. 11살과 14살 두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한 현주씨에게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물어 봤다.

“뉴저지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많이 성장하고 있어요. 그렇기때문에 지역 타운이나 학교에서 한인으로서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그 대표는 우리의목소리가 전달되고 실행 되도록 하는 열쇠에요. 우리는 우리자신을 위해 싸워야 하고 이것은 직접 참여하고 목소리를 냄으로서 이뤄질 수 있죠. 학교 예산은 리지우드 재산세의 거의65%를 차지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납세자는 그들의 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의견을 제시할 권리가 있는 거에요. 리지우드 교육위원회는 정기적으로 공개 미팅을 개최하고 있어요. 물론 지금은 화상으로 개최되고 있는데 여기서 여러분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모두를 이 자리에 초대하고 싶어요. 어떤 의견이라도 환영입니다. 이건 여러분의 돈이고 여러분의 학교고 여러분의 커뮤니티에요”

곽현주(HyunJu Kwak)
 
●A trustee of the Ridgewood Board of Education
●The Vice-President of the Board
브라운대학과 와튼 스쿨을 졸업하고 1995년 공화당 대통령 예비선거 후보로 출마했던 밋 롬니 주지사가 대표로 있던 Bain & Company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현재는 남편과 두 딸과 10년째 리지우드에 거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