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로윈이 끝나는 시점부터 일찍 크리스마스를 시작하는 뉴욕이 좋다. 아이러니하게도 추운 날씨에 외출은 꺼리면서 유일하게 내가 자진해서 나가는 떄가 바로 이 뉴욕의 크리스마스이다. 나무도 조명을 입고 곳곳에 트리가 세워지고 5번가는 바쁜 탈바꿈을 하는 연말연시의 뉴욕. 관광객들을 피해 뉴욕을 빠져나가는 오래된 뉴요커와는 거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평소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곳곳이 나를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내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영화의 환상을 떠올리게 하는, 이 시즌이 나는 너무 좋다. 

글, 사진   허세나 에디터

New York Holiday Lights and Movie Sites

뉴욕에 살다 보면 관광객들이 다니는 장소는 피하고 투어는 생각도 안 나는데 수많은 홀리데이 고전 영화의 촬영장소들을 다녀보는 이 관광 투어는 꼭 해보고 싶었다. ‘나 홀로 집에 2’의 해리와 마브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장난감 가게를 훔치는 계획을 세우는 울먼 링크, 케빈이 엄마와 재회한 록펠러 센터의 트리, 산타가 탄 썰매가 베데스다 분수와 충돌하는 장면이 나오는 ‘ 엘프’, 브라이언 파크의 홀리데이 샵들과 5번가에 윈도우 디스플레이까지. 2시간 30분 동안 크리스마스의 액기스만 뽑아놓았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버스에서 내리면 추위에 다시 들어가고 싶고 안에 있으면 다시 나오고 싶지만 끝날 때쯤 아~한시간 만 더 투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Holiday Lights & Movie Sites  :   63rd St & Broadway, NYC

Tour : 3 pm & 5:30 pm, Price: $51

The Library Bar at Nomad Hotel

The Library Bar. 바와 도서관이 공존하는 곳이라. 노마드 호텔 안에 나선형 계단이 있는 복층으로 이루어진 이 우아한 바를 보자니 마치 크리스마스 동화책에 한 번씩은 나오는, 벽난로 앞에 앉아 책을 보는 그런 장면이 떠오른다. 서재를 가까이서 보니 그저 장식용으로 갖춰있는 책들이 아니라 음악, 예술, 뉴욕의 역사 등을 다룬 정말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많다. 추운 오후 휴식을 하며 커피를 마시는 이 시간이 포근하다. 커피가 크게 특별할 건 없지만 분위기에 그 맛이 크게 

개의치 않다. 예전에 저녁쯤 이곳을 들른 적이 있었는데 4시 이후에는 호텔 게스트에게만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입장이 불가능했던 기억이 있다. 호텔 웹사이트에서는 록펠러 트리 다음으로 뉴욕에서 2번째로 눈부신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다 소개하니 정말인지 한번 확인해 보시길.   
The Library Bar : 
1001 Broadway, New York, NY 10001
Mon-Sun 9:00 am-4:00 pm

Freemans

 식당을 이렇게 비밀스럽게 들어가 본 적이 있을까? 마치 해리 포터가 처음 드래곤 알리 (Dragon Alley)를 찾으려고 했던 것처럼 골목 같은 이런 곳에 식당이 어디 있을까 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지도에 프리먼 알리(Freeman Alley)라 나와 있건만 이게 길이라 생각지도 못하고 지나쳐 다시 골목으로 돌아왔다. 들어가는 길부터 묘하고 매력적인 이 식당은 ‘만약 산타가 뉴욕에서 레스토랑을 열면 이런 느낌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잘 정돈된 느낌의 고풍스럽고 따듯한 식당 프리먼즈. 메인 가격이 30불대로 저렴하진 않지만 클래식하면서도 정갈하게 나오는 음식을 꼭 한 번쯤은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레몬과 함께 통째로 구운 생선에 사이드로 메쉬 포테이토, 그리고 잘 구운 완자를 시켰다. 한 입 먹고 정말 맛있다는 감탄이 나왔는데 3개 밖에 없는 완자를 보며 영화 스크루지가 생각나는 건 왤까. 집에가서 라면하나 먹을지도 모르는 배부름이다 이건.

Freemans : Freeman Alley, New York, NY 10002 M-R 11:am-11pm, F 11am-2am, S 10am-2am, Su 11am-11pm

Bar Car Nights-New York Botanical Garden

겨울 하면 브롱스에 있는 식물원의 (New York Botanical Garden (NYBG)의 Holiday Train Show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특징적인 뉴욕의 건물들을 나무껍질, 도토리, 밤껍질, 씨앗 등으로 제작해 미니어처로 제작해 온실 안에 전시해놓는 이 이벤트는 벌써 28년째에 접어들었다. 크리스마스 때 추천하는 액티비티 중 꼭 상위 10에 나오는 유명한 곳이 건만 몇 년째 뉴욕을 살면서 가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낮에는 오랜 줄을 기다려야 하는 이곳에 21세 이상만이 입장이 가능한 Bar Car Night 이벤트가 있다. Bronx Night Market Holiday Pop-up에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고 음료수를 구입 후 천천히 이곳을 둘러본다. 라이브로 얼음을 조각하는 퍼포먼스에 라이브 피아노 연주까지. 마치 걸리버가 뉴욕의 한가운데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것 같은 이 기분이 좋다.  

New York Botanical Garden : 2900 Southern Blvd, The Bronx, NY 10458

Bar Car Nights 12/7,14,20,21,27&28. 

1/3,4,11 &18 7:00pm-10:30pm

과거와 미래의 접선, 그 마지막의 장 12월, 나에게 말한다. 네게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희로애락 속 매일 다르게 디자인된 너의 하루가 지금의 너를 만들었고 앞으로의 하루도 너를 더 멋지게 만들 거라고. 남은 2019년 후회 없이, 다가올 1월도 후회 없이 모두 아름답게 하루를 디자인해 나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1년 뒤 다시 찾아온 크리스마스를 오늘처럼 즐기고 있기를.. 

그동안 하루 디자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