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자연이 주는 선물
시골 마을에 살면서 느끼는 좋은 점은 자연 속에서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새벽 해가 떠오를 무렵부터 창 밖으로 들려오기 시작하는 새소리와 함께 하루가 시작되고 그 하루는 깜깜한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과 함께 마무리 된다. 해 좋은 날 정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노라면 이따금씩 지나가는 기차소리와 마을의 오래된 교회에서 울려오는 종소리가 은은히 들린다. 비가 많이 내리고 나면 집 뒤를 돌아 흐르는 개울 물소리가 더 가까이 들린다.
계절이 바뀌면서 옷을 갈아입는 꽃과 나무들. 그때마다 선물처럼 얻는 갖가지 과일 열매들. 산책을 나서면 언제나 반겨주는 너른 들판의 양들과 말. 흐린 날이 많고 자주 비가 와서 악명 높은(?) 영국의 날씨는 오히려 시골 들판을 더욱 푸르고 생기 있게 만들어 주는 양분이다. 해가 짧은 긴 겨울 밤은 난롯가에 앉아 몸을 녹일 수 있는 낭만을 선물해 준다. 끝이 없을 것 같던 겨울을 견뎌내고 나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하는 들판의 꽃송이들과 갓 태어난 아기 양들이 봄 소식을 가져다 준다.
생명력 넘치는 자연의 순환을 온 몸으로 느끼며 어여쁘게 자라는 딸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나와 남편은 도시를 떠나 시골 행을 결심한 선택에 뿌듯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