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복쟁반

  글 강빛나

크리스마스와 송년회 등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족, 친구들과 모일 자리가 많은 12월. 여럿이 모여 즐길 한겨울 음식으로 어복쟁반만한 것이 없다. 어복쟁반은 소의 각종 특수 부위와 다양한 채소를 한데 넣고 끓이며 즐기는 평양의 향토 음식이다. 주로 양지와 사태를 기본으로 유통, 지라, 우설 등의 특수 부위를 더하기도 한다. 평양 우시장에서 상인들이 한구석에 모여 편하게 먹던 소탈한 음식이라 격식에 구애받지 않으며, 어떤 부위도 잘 어울린다. 이 레시피에는 양지, 사태, 부챗살을 사용했다. 특수 부위 구하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양지와 사태는 담백한 육수를 얻기에 제격이다. 여기에 각자 좋아하는 채소를 더하면 더없이 완벽한 식사 겸 안주가 된다. 함께 둘러앉아 육수를 더하며 편육을 초간장에 찍어 먹다 보면 추위도, 한 해의 고단함도 따뜻하게 치유된다. 모임이 무르익으면 국물 맛은 처음과는 다른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채수, 고기 육수, 그리고 그날의 이야기가 더해져 한층 깊은 국물 맛을 낸다. 그 국물에 메밀면도 좋고, 칼국수면을 넣어도 좋다. 혹은 죽을 끓여 식사를 마무리해도 좋다. 안주와 식사가 자연스레 이어지고, 식사의 끝자락에는 모두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연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새해에도 어디로든 나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재료(4인분)
양지 800g, 사태 800g, 부챗살 400g, 양파 1개, 대파 2대, 통마늘 5~6톨, 생강 2쪽, 깻잎 3묶음, 쑥갓,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만가닥버섯 등 각종 버섯, 통후추 10알, 청주 2T, 저염 간장, 겨자, 다진 마늘, 식초

 

*초간장 양념

고기 육수 1T, 저염 간장 1T, 식초 0.5T, 다진 마늘 0.5T, 다진 파 0.5T, 겨자 0.5T

 

*조리법

1_끓는 물에 소고기를 데친다. 

2_찬물에 데친 소고기와 양파, 대파, 통마늘, 생강, 통후추를 넣고 끓인다. 물이 끓으면 청주를 넣고 중약불로 한 시간 끓인 후 약불로 줄이고 두세 시간 뭉근히 끓인다. 이때, 떠오르는 불순물과 기름은 걷어낸다. 

3_육수는 체에 걸러 준비하고, 한 김 식힌 고기는 얇게 썬다. 

4_선호하는 다양한 종류의 버섯과 채소들을 손질해 준비한다. 

5_전골냄비 밑에 쑥갓을 깔고 그 위에 고기를 얹는다. 사이사이 버섯과 깻잎, 대파 등을 보기 좋게 담고 육수를 붓는다. 

*Tips

– 핏기를 제거하지 않고 끓는 물에 고기를 데쳐 사용하면, 불순물과 잡내를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어복쟁반은 고기의 육향을 즐기는 음식이기에, 오랜 시간 핏기를

   제거하기보다 데치듯 고기를 삶아 육수를 내주세요. 

– 육질을 위해 약불에 오랜 시간 고기를 삶아 주어야 합니다. 이때, 육수의 양이 줄어든다면 물을 중간중간 보충할 수 있습니다(삶는 솥으로 무쇠솥을 추천합니다.) 

– 같은 종류의 부위보다 다양한 부위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유퉁(소 가슴살)에서는 미세한 치즈 맛을 느낄 수 있고, 스지(힘줄) 같은 부위를 넣어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육수가 완전히 우러나면 간을 보세요. 육수 자체의 감칠맛이 뛰어나, 간이 필요 없지만, 필요시 천일염으로 부족한 간을 약간만 더해주세요. 처음부터 고기에 간을 해서 끓이면 고기가 질겨지니 주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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