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있을까?'에서 ‘이겨낸다’로 우뚝 선 극재의 삶과 예술

글_맘앤아이 편집부 

Jeong Jeum Sik Art

화가이자 교육자인 동시에 미술 이론가인 극재 정점식 화백(克哉 鄭點植, 1917-2009)은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창조하고, 대구 계명대학교 미술 대학을 창립하여 미술 교육과 커뮤니티에 기여하기 위해 헌신한 인물입니다. 시대와 지리적 경계를 초월하여 그의 예술적 접근은 많은 한국 화가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중국 고전과 서예를 익히고, 일본에서 미술을 공부한 뒤, 대구와 하얼빈에서 미술 교육자로 활동하며 새로운 예술 흐름을 이끌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 변화를 탐구하는 독특한 양식을 보여줍니다. 정점식 화백은 미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예술을 통한 사회 변화의 반영과 검토를 중요시했습니다. 그의 삶과 예술에 대한 철학은 뉴욕 맨해튼에 설립될 예정인 아티스트 레지던시와 대한민국 미술 발전에 이바지한 그의 업적을 기리는 미술상을 통해 계속해서 전파되고 있습니다. 이번호는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거목, 극재 정점식 화백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극재, 고뇌와 자기 확신 사이에서의  극복

‘극재’ 논의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그는 시대적, 지리적, 개인적 경계의 제약을 극복하고 자신의 예술 세계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미술 교육과 커뮤니티의 미술 환경을 창조하기 위해 ‘이길 수 있을까?’라는 갈등적 화두를 두고 항상 자신감을 고취하며 일생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그릴 생각이 없다’와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예술을 찾아야 한다’라는 접근으로 극재 정점식은 근현대 한국 화가들에게 영향과 영감을 주었습니다.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린 시절에 그는 삼촌으로부터 중국 고전과 서예를 배웠습니다. 또한, 당대 대구의 예술계 주요 인물이었던 이인성, 서진달, 김용조 같은 화가의 작업실에 가서 그림의 기초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정점식 화백은 1936년(20세 때) 제1회 남조선미술전에 입선한 이후, 일본에서 다양한 미술 흐름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1937년에는 대구 중구 남산동의 교남학교 부근에 화실을 열었고, 1938년에는 일본의 교토시립회화전문학교(현: 京都巿芸術大)에 입학하였으며, 1941년에는 졸업과 동시에 만주 하얼빈으로 건너가 한국계 미국인 어린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얼빈에서는 서승수와 만나게 되어 새로운 예술 성명을 깨닫고 독특한 예술 개념으로 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의 그의 작품은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1964년부터 1984년까지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및 학과장을 역임하기도 하였습니다. 개인사로, 1942년에는 대구에서 박분순 여사(1924~2010)와 결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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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의 활동은 한국전 이후 1953년에 대구 미국문화원 화랑에서 열렸던 첫 번째 개인전에 이어, 1955년에는 두 번째 개인전을 서울의 동화갤러리에서 개최하였는데, 이 전시는 여러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점식 작가는 “우리는 현대 미술의 방향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그때 만난 대부분의 화가와의 관계는 1957년 ‘현대 미술 협회’를 창립하는 것으로 이어졌다”라고 회고했습니다. 1958년에는 그의 세 번째 개인전이 서울 중앙 공보 갤러리와 대구 미국문화원 갤러리에서 개최되었습니다. 1966년에는 대구에서 개최된 ‘현대 작가 초청전’에 참여하였습니다. 1971년 대구백화점 화랑에서 개최한 개인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인상적인 ‘작가의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내 주위 사람들로부터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그림을 그리냐느니, 철이 든 사람이 돈도 되지 않는 그런 그림을 그린다느니 하는 말들을

무던히 들으면서 50평생을 살아왔다. 사회의 조리로 따지자면 당연한 충고라고 감사한다. 그러나 예술은 그와는 다른 경지에서 영위되고 있는 세계라고 나는 믿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역경에서 나는 어떤 삶에 대한 저항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저항을 생명에 대한 원리, 삶의 호흡과 마찰되서 오는 가벼운 자부와 보람을 느끼고 살아온 것이다. 비실용적인 것의 중요성, 예술은 우리들의 생활에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50을 넘어서 아직 이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다시 한번 여러분들 앞에 이것을 내놓게 됨을 사하는 바이다.” 1975년에는 국립미술전에서 추천 작가로 선정되었고, 1983년에는 대한민국 문화훈장 은관, 1998년에는 한국 문화공보부로부터 은관을 수상했습니다. 1999년에는 한국 젊은 예술가 비엔날레의 위원장을 맡았으며, 2004년에는 대한민국 국립현대미술박물관의 ‘2004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2005년에는 제3회 이동훈 미술상을 수상하였으며, 2009년에는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정점식 화가는 2009년 6월 10일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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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미술의 거목

2011년에 대구미술관이 ‘정점식 & 김종복’ 전시를 개최하여 두 명의 우수한 한국 화가와 그들의 대한민국 미술 발전에 대한 역할을 소개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대구 현대 미술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로 정점식 화백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1953년부터 2003년까지의 그의 그림과 혼합 미디어 작업을 조명하여 회고전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 전시회는 2011년 8월부터 11월까지 열린 대구미술관의 특별 개관 전시 시리즈의 일환으로 개최되었습니다. 또한, 2011년에는 대구미술관에서 아티스트 전기를 출판하였으며, 이 출판물은 ‘정점식, 김종복’ 공동 전시에 바탕을 두고, 아티스트 전기와 권성아, 오광수, 권원순, 이정희의 에세이를 수록하였습니다. 이 책은 중국어로 된 다수의 에세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의 논문 “Sam Francis 이론: Sam Francis와 Taschism의 의미”에서 정점식은 “이것은 이데올로기, 물질 및 지위의 고정적인 경계를 넘어가는 방법입니다.”라는 생각을 정립했습니다.

‘정점식 미술상’은 정점식(1917-2009)의 고귀하고 고상한 예술적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입니다. 대구 미술계뿐만 아니라 한국 추상 미술의 형성과 발전의 이정표에서 그는 놀라운 업적을 이루어냈습니다. 이 미술상은 대구미술관과 정점식의 가족이 설립한 도솔재단에 의해 공동으로 제정하였습니다. 극재 정점식 화백은 한국 추상 회화의 선구자로서 1960년대의 독특한 시기를 주도했습니다. 정점식 미술상은 각 분야에서 전문 역량을 기반으로, 관련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큐레이터, 비평가, 연구원에게 수여됩니다. 이 상은 미술계의 미래 지향적 가치를 선도하는 재능 있는 전문가 발굴을 목적으로 하며, 최근 3년 동안 진행된 중요 출판물, 연구, 전시회 등을 주요 심사 기준으로 두고 있습니다. 관리 위원회가 구성되어,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을 보장하며, 현대미술 전문가로 구성된 추천 위원회와 심사 위원회가 지정됩니다. 이 방식으로 매년 한 명의 최종 수상자가 선정되며, 연례 시상식이 6월에 개최됩니다. 영예로운 수상자는 창작 (연구) 지원 기금과 표창장을 받습니다. 예술적 기여 외에도 정점식 화백은 큐레이터, 비평가, 교육자로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구 미술계의 번영을 촉진하고, 이상적인 예술적 환경을 조성하는 길을 열었습니다. 그의 이력에 걸맞게 정점식 미술상은 과거에는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한 예술 창작 이외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지원함으로써, 한국 미술계의 성장과 밝은 미래를 독려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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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재의 정신을 기리다

2009년 14회 부산 국제 영화제 포스터는 대한민국 최고의 추상 화가 중 한 분인 정점식 화백의 그림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밤의 노래’는 PIFF 아트 디렉터 최순대가 디자인한 추상 미술 작품으로, 스크래치와 서예 기술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얇은 선, 강한 붓질, 흑백의 생생한 대비로 인해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부산 국제 영화제의 열정과 즐거움과 잘 어울리며, 올해의 포스터는 축제의 정체성과 미래의 방향성을 대표합니다. 영향력 있는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정점식은 다수의 학생과 협력하는, 다음 세대에 지식을 확장하는 교육자였습니다. 또한 그는 예술 분야에 자신의 삶을 헌신적으로 바쳤으며, 현대 미술 협회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는 지역 사회에서 예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일생을 바친 화가이기도 했습니다.

극재 정점식 화백의 정신을 기리고, 예술 실험과 교육에 대한 그의 비전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뉴욕 맨해튼에 ‘정점식 아티스트 레지던시’가 설립될 예정입니다. 정점식 미술상은 한국에서 시작된 상으로, 정점식의 예술적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며, 아트 레지던시는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뉴욕에서 미술상 기회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아티스트 레지던시는 세계 어디서나 활동 수준이나 범위와 관계없이 예술가와 큐레이터를 대상으로 공동 기반 레지던시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다분야에 걸쳐 있으며, 다양한 창작 장르에서의 지원 신청을 환영합니다. 이 기관은 주민들을 다른 아티스트와 연결해 상호 작업하고, 미술 전시회를 열거나 참여하며, 수업이나 워크숍을 가르치는 기회들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