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릴랜드의 퍼스트 레이디 (The First Lady of the State of Maryland),

전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주지사 부인, 매릴랜드의 어머니 등 다양한 타이틀을 달고 한국은 물론, 미국의 여러 매체를 장식했던 유미 호건(한국명 김유미)여사는 2014년 매릴랜드 주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후, 2018년 재선에 성공해 두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는 Maryland Governor, 래리 호건(Larry Hogan)주지사의 부인이다. 스스로를 ‘한국의 딸’이라 말하는 유미여사는 많은 한인 이민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고, 한인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인물이다. 올해로 117년을 맞는 한인이민역사에는 이민자로서의 곡진한 삶과 다양한 자취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유미여사는 한인이민자의 자부심이자 큰 자랑으로 영예로운 그 이름과 흔적을 남기게 되었다. 맘앤아이 창간 20주년 맞이 특별인터뷰에 흔쾌히 자리를 마련해준  유미여사를 만나기 위해 매릴랜드 주지사 관저를 찾았다. 출입을 위한 검문을 마치고 관저로 들어서자 관저 뜰 한 켠에 그녀가 손수 심어놓았다는 갓 피어난 어린 무궁화가 눈에 들어왔다.

인터뷰, 글 최가비 장소 매릴랜드 관저
사진 Joseph Bae, Eun Young Hong(Chief of Staff Office of First Lady Yumi Hogan) 제공

2017년 음력설 관저 행사
Larry Hogan & Yumi Family

안녕하세요 여사님, 반갑습니다. 맘앤아이 특별인터뷰에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Larry Hogan 주지사님은 현재 유타(Utah)로 출타 중이시라고 들었는데, 동행하시지는 않으셨나 봅니다.

네, 저는 저 나름대로 다른 일정들이 있어서 함께 가지 못했습니다. 오늘도 오전 일정을 다 마치고 좀 전에 돌아왔습니다. 많은 스태프들이 먼 길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지사님의 인기가 날로 높아져간다고 들었습니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남편의 외모가 그냥 이웃집 아저씨같이 편안하잖아요. 게다가 성품이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또 매사에 성실하게 일하니까 아마 그런 모습들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질문이 다소 늦은감이 있습니다만, 2014년 초선에 당선되셨을 당시 소감은 어떠셨나요?

무척 기쁘고 자랑스러웠죠. 한인 이민 역사에 전에 없던 일이어서 무엇보다 한인으로서 자랑스러웠어요. 그런 한편으로 어깨도 많이 무거웠고요. 많은 한인이민자들의 본이 되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점도 그랬구요. 그런 마음으로 임기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두번째 임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여사님께서는 미국으로 이민오신지가 꽤 오래되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전남 나주가 고향이고, 8남매의 막내로 자랐는데, 어려서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아서 공부를 더 하고싶어 1979년에 미국으로 왔어요. 어느새 40년이 되었네요. 대다수의 이민자들처럼 저도 Better Life를 꿈꾸며 미국으로 이민을 왔구요, 처음에는 하와이에 있다가 이 후에 캘리포니아로 옮겨서 살다가 이 곳으로 왔습니다. 초기 이민생활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도 정말 힘들었어요. 하루 2시간씩 자면서 투 잡(Two Job) 씩 일을 해서 아이들 뒷바라지를 했어요. 저도 그런 이민생활을 겪었기 때문에 우리 이민자들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Larry Hogan 주지사님은 어디서 어떻게 만나셨고, 어떤 점에 호감을 갖게되셨나요?

제가 아티스트로 활동한지 거의 40년이 다 되어가는데,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도마침 전시회 중이라 갤러리에서 만났어요. 그렇다고 전시회에 그림을 보러 왔던 것은 아니었고 당시 주지사님은 부동산업을 하고있던 터라 그에 관련된 일로 갤러리를 방문했다고 들었어요.  당시 저는 딸 셋을 키우는 싱글맘이었고 Hogan 지사님은 미혼이었어요. 그렇게 갤러리에서 처음 마주친 뒤에 지사님으로 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았는데, 제가 마음이 없어서  1년 가까이 응하지 않다가 나중에 아이들 승낙을 받고 데이트를 시작했죠. 지사님은 남을 배려하는 좋은 심성을 가졌어요. 그 점이 좋았던 것 같아요.

첫 만남 당시에는 지사님이 정치인이 아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정계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가 따로 있으셨나요?

지사님은 원래 부동산 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어요. 당시 경제가 무척 어려웠잖아요.매릴랜드 뿐만 아니라 미 전역이 다 어렵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기대하고 그런 요구가 많았어요. 가는 곳 마다, 만나는 사람 마다 ‘Change Maryland ‘를 외치는 것을 보고 지사님 스스로도 정치를 해야할 명분을 찾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주민들의 삶을 바꿔보자는 의지로 선거에 뛰어들었죠. 사실 저희 시아버지이신 Larry Hogan Senior(Lawrence Joseph Hogan) 가 공화당 하원의원으로 정계 활동을 오래 하셨던 분이라  지사님은 어려서 부터 아버지 곁에서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어요.  

Gov & TFL Couple
2018년 음력설 관저 행사

2014년 당시 이 곳은 민주당 텃밭이었다고 알고있어요. 그럼에도 당선되셨고, 또 재선까지 되셨는데, 어려운 선거에서 당선을 이뤄낸 원천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세요? 

사실 첫 선거당시, 긍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어요. 심지어 한인들까지도 안된다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더라구요. 그런데 이상하게 저는 자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우선 기도로 선거를 준비했어요. 지사님과 함께 거의 매일 수십마일 씩 발로 뛰면서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누며 우리 생각을 전달하고 설득했죠. 또 특히 한인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주변 어른들도 직접 찾아뵙고 그야말로 몸을 아끼지않고 열심히 뛰었어요. 주민들께서 저희들의 진정성을 믿어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재선도 되었다고 생각해요.

여사님께서 가까이서 지켜본 주지사님은 정치가로서 어떤 장점을 갖고 계시던가요?

아까도 말했지만 성실한 점, 그리고 본인의 말을 이행하고 실천함으로서 신의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점이 정치가로서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공화당 소속이지만 민주당원이라 하여 배척하지 않고 그들과 만나 의견을 듣고 수렴하고 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진정되게 설득하고어떻게든 함께 해나가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모두와 화합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주지사에 당선되자 마자 곧 암선고를 받으셨는데, 당시 심경이 어떠셨는지, 또 현재 건강상태는 어떠신지요?

당선이 되고 100일 남짓 지났을 무렵이었는데요, 주지사님이 림프종 암 3기를 선고받았죠. 정말 앞이 캄캄했어요. 옛날 어른들이 말씀하셨던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어렵게 당선이 됐는데 이렇게 끝나는가 싶은 절망감이 컸었어요. 그래도 함께 기도하면서 열심히 치료했어요. 주변의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셨고, 한국에서도 기도해주셨고, 그 가운데 열심히 치료받았고 이제는 깨끗이 완치되었어요.

정치인이기 이전에 여사님의 남편이시잖아요. 남편으로서는 어떤분이신가요?

사실 저희는 관저에 살면서 다이닝 룸에 앉아서 식사를 따로 하거나 그러지 않고 부엌에서 선 채로 주방식구들과 함께 식사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지사님은 소탈하세요. 사람들이 마치 코미디언 같다고 할 정도로 휴머러스 해서 주변에는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죠. 권위적이지 않고 친절하고 더구나 음식타령하지 않고 아무거나 잘 먹어서 아내인 저로서는 너무 고맙죠. 데이트할 때 제가 훈련을 많이 시켜놔서 그런지 한국음식도 너무 잘 먹어요.특히 돼지불고기와 김치볶음 그리고 젓갈까지도 잘 먹어요. 

관저를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여사님께서 직접 한식을 대접하신다고 들었어요. 또 한식 강연도 하신다구요.

 

처음 관저로 왔을 때 주방식구들에게 한식을 가르쳤어요. 한식을 좀 알려야겠다는 마음도 있었구요. 그리고 최근에 유미쿠킹 유튜브방송을 시작했어요.  아직 많이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방송을 통해 한국음식을 좀 많이 알리고 싶어서 하고 있어요. 

The First Lady Cooking Class
2019 APA Heritage Month
2019 메릴랜드 주지사배 태권도 대회
볼티모어 스테이션 노숙 베테랑들에게 불고기 샌드위치 대접
한국전쟁 66주년 기념식
Maryland Federation Republican Women Luncheon

아무래도 퍼스트 레이디가 한인이다 보니 이 곳 매릴랜드 한인들은 여러 가지 유익이 많지 않을까 짐작되는데, 한인커뮤니티를 위해 어떤 일들을 공식적으로 해오셨는지요?

우선은 코리안 어메리칸 데이에 행사를 아주 크게 하고있어요. 예전에는 아시안 행사라고 하면 주로 중국사람들 중심이었는데, 요즘은 한인들이 주축이 되어 행사를 치르는 경우가 많아졌구요. 또 해마다 4월 5일을 태권도 데이로 지정해서 이벤트를 하고, 주지사배 태권도 대회를 개최하고 있어요. 주지사님과 함께 코리안 웨이를 만들었고, 앞으로 코리아 타운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구상하고 준비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한국사람이다 보니 우리 한인 어린이들도 학교에서 자부심을 갖고있는 것 같아요. 특히 데이캐어나 프리스쿨 같은 곳에는 제 사진을 인터넷에서 카피해서 붙여놓았다고 하더라구요. 또 백인들도 한인들에게 무척 친절하게 대한다고 전해들었고요. 한인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일부에서는 주지사님께서 재선을 기반으로 더 큰 꿈을 꾸시기를 기대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들었어요.

그렇잖아도 얼마 전에 지사님께서 트럼프를 Against 하지 않겠다는 공식선언을 하셨죠. 무엇보다 주지사로서 책무를 끝까지 잘 수행하는 것이 현재로서 본인이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사실 그 다음은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를 뿐이고, 저는 그저 아내로서 남편의 건강을 더 잘 챙기고 싶다는 마음 밖에는 없어요.

관저 내 아트스튜디오
관저 내 아트스튜디오

여사님께서는 원래 아티스트로 활동하셨고, 현재 대학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신다구요?

네, 아티스트로 활동한지 거의 40년 정도 되었어요. 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MICA)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American University 에서 대학원과정을 마치고 현재 MICA에서 티칭한지는 9년 정도 되었고요. 원래 전공은 순수미술인데 요즘은 Multimedia 를 가지고 동양적인 소재의 작품을 많이 하고있어요. 제 작품을 보시는 분들이 한국적 정서를 많이 느낄 수 있다고들 해요. 사실 지금 개인전을 하고 있는 중이라 오전에 거길 다녀왔는데, 내년에는 뉴저지 Korean Community Center 에서 전시회를 협의 중에 있어요. 학교에서는 Drawing Department 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전시회는 일년에 개인전 한 두 차례, 그리고 그룹전을 하고 있어요. 특별한 일정이 없을 때는 하루에 12-14시간씩 그림을 그립니다.

사실 남편이 정계에서 활동을 하면 대개 아내는 자신의 커리어를 잠시 내려놓는 것이 한국적인 정서라고 알고 있어요. 여사님은 두 커리어의 발란스를 어떻게 유지하시는지요?

사실 제가 좀 힘들죠. 그래도 각각의 역할을 다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아티스트는 제가 늘 해오던 일이고, 또 남편의 의정활동을 돕는 일도 지금 제가 최선을 다해서 해야하는 일이니까요. 다만 아쉬운 점은 우리 아이들 또 손주들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어쨌든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두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매릴랜드 퍼스트 레이디로서 독자적으로 하시는 특별한 활동이 있으신가요?

제가 몇년 전에 유미캐어스(YUMICARES) 라는 Non-Profit Organization 을 만들었어요. 동기는 남편이 암에 걸렸을 때 병원에서 24시간 간병을 하다보니 아픈 아이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어요. 하루 종일 병원에서만 지내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또 생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Therapy 와 Healing을 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관련 전문인들과 함께 이 단체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 일은 저의 현재 위치와 상관없이 이 세상 끝나는 날 까지 이어가고 싶고, 여러 병원으로 확대해서 아이들을 돕고싶다는 열정을 갖고있어요. 

웰니스하우스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미술치료 수업
장애아동 정신건강 인식의 달 전시회

여사님은 한인이민자들의 롤모델이 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리 이민자들에게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미국은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잖아요. 사실 대다수가 이민자죠. 그러니 절대 주눅들지 말고, 마음먹은 계획은 절대 포기하지 말고 Never too late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저는 경험을 통해 확신하고 있거든요.

잔여 임기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실텐데, 여러 가지 계획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아까도 말했지만, 코리안 웨이를 만들 때 주정부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어요. 그런데 지사님이 “나는 한국사위다” 라며 끝까지 완성했어요.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제 입장에서는 한인들을 위한 계획들을 더 많이 또 잘 이루고 싶죠. 임기 안에 코리아 타운도 만들어서 한국의 전통 문화 행사도 유치하고싶고, 나름대로 역사적 과업이라 생각하고 추진하고 있어요. 그러나 제가 한인들의 퍼스트 레이디 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매릴랜드의 퍼스트 레이디니까 그 역할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성실히 임기를 잘 마치고 싶어요. 임기가 끝나면 사실 이 곳 관저에 저의 Portrait을 남기게 되어있는데,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준비해서 단순히 초상화 한 장이 아니라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그 사진 속에 담아 남기고 싶어요. 남은 임기도 더욱 성실히 잘 마치고 싶고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끝으로 저희 맘앤아이가 내년이면 20주년을 맞이하는데요, 격려와  덕담 부탁드립니다.

먼저 축하드립니다. 미국에서 한인 매체가 20년을 이어왔다는 것은 참 감격스러운 일이죠. 어느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도 아닌, 그야말로 한인사회와 함께 삶을 같이 해왔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인터뷰 요청을 받고 저도 맘앤아이 잡지를 찬찬히 봤어요. 우선 잡지의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저도 자녀를 키운 엄마여서 그랬는지 뭔가 아주 따듯하고 푸근한 느낌을 주더라구요. 다양한 컨텐즈와 특히 한인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담겨있어서 너무 좋았구요. 뉴욕, 뉴저지 한인들이 이 맘앤아이를 통해서 더 많은 아이디어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한글로 발행되는 이 책을 통해 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시기를 저도 바라겠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축하드립니다.  

유미캐어스 웹사이트 : https://yumicares.org 

유미여사 쿠킹 사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WN7DBZMXsMs

청와대에서 김정숙 여사와 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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