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의 낙원, 트레보쓰 보태니컬 가든의 온실 속 화초

소교의 영국 시골살이 / 겨울편

영국의 겨울은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햇볕 볼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나처럼 아침잠 많은 사람에게는 유독 더 어둡고 캄캄한계절이다.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거나 거친 눈발이 날리는 일은 적지만 비구름과 바닷바람도 만만찮아 뼈 시리게 차가운 겨울 공기를 느낄 수 있다. 따뜻한 아랫목에 배 깔고 만화책을 읽으며 뒹굴던 추억 속 겨울은 이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다. 차가운 타일 바닥 때문에 두꺼운 털실내화도 갖추고 장작도 미리 패서 일 년 내내 말려두어야 한다. 긴 겨울을 버텨내기 위해 이 곳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명절이 지나고 1월이 되면 따뜻한 나라로 휴가를 떠난다. 올 겨울은 도시 봉쇄로 비행기를 타고 가는 휴가는 고사하고 집 가까운 짐에서 운동을 하거나 사우나를 즐기는 일조차 불가능해졌다. 그렇다고 길고 긴 겨울을 집에서 웅크리고만 보낼 수는 없는 법-. 멀리 떠나지 않아도 햇살 가득한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비밀의 정원’을 공개한다!

정소교

나는 웨일즈의 트레보쓰(Treborth) 식물원에 소속된 작가이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아름다운 식물원의 모습을 영상에 담거나 그림으로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온갖 신비로운 꽃과 나무들에 둘러싸여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 작업을 할 수 있는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새로운 계절이 찾아올 때마다 주목 받는 정원은 달라지지만 추운 겨울이 오면 대부분의 식물도 꽃과 열매를 거두어들이고 월동을 준비한다. 자연히 식물원을 찾는 발길도 잦아들어온 정원이 한적해지는 이런 시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공간이 있으니, 바로 식물원의 유리온실이다.

◀ 따 뜻한 나라에서 살던 화초들의 습성에 맞게 일 년 내내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 유리온실은 한 겨울 얼어붙은 나의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초록의 은신처이자 치유공간이다.(영국 웨일즈 Treborth Botanical Garden 온실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