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미영 Doctor of Chiropractic
Evergreen Family Chiropractic 소아 청소년 자세 교정 담당
길게만 느껴졌던 펜데믹도 끝나가고, 우리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하니 너무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잠시, 펜데믹 동안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많은 부모님이 저희 병원을 다시 찾고 계십니다. 진료를 위해 오신 대부분의 부모님이 “그동안 우리 아이 자세가 너무 나빠졌어요”, “우리 아이가 그동안 다른 아이들에 비해 너무 안 큰 거 같아요” 등등 아이들의 자세와 성장과 관련해 다양한 걱정을 내비치십니다. 펜데믹 동안 아이들의 자세, 척추 그리고 성장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요?
자세
많은 아이들이 펜데믹 동안 자세가 무척 안 좋아진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집이라는 익숙한 공간, 편안한 내 책상과 의자, 지적해 줄 사람의 부재로 수업 내내 오랫동안 이상한 자세 유지, 모두 없어진 학교 안팎 액티비티 등으로 우리 아이들은 온종일 본인이 편안한 자세로 수업에 임했던 것입니다. 책상과 의자를 어떻게 몸에 맞추어 사용해야 하는지, Laptop 또는 Tablet을 어떻게 놓고 사용해야 하는지,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어떤 자세가 올바른지, 어떻게 앉는게 바른 자세인지 등 아무런 교육 없이 그대로 이 상황에 우리 아이들이 노출되어 버린 셈이죠. 이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자세가 나빠져 저희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척추
그렇다면 나쁜 자세는 우리 아이들의 척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당연히 나쁜 자세는 척추의 정렬을 바르지 않게 만들 뿐 아니라, 거북목 증후근, 척추 틀어짐, 척추 측만증의 악화, 골반 틀어짐, 어깨 비대칭 등 전체적인 근골격의 불안정한 상태를 유발합니다. 이런 상태들은 근육에 무리를 주며 일반적인 근육통을 유발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정렬이 바르지 않은 관절에 관절염이 생기고 더 나아가 이른 나이에 목과 허리에 디스크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 집안에서 신발을 신지 않는 한국인의 특성상 평발이 더 심해지는 현상도 관찰되며, 나아가 휜 다리 변형으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성장
펜데믹 동안 나빠진 자세와 정렬이 곧지 않은 척추는 당연히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실제 키는 같더라도 나쁜 자세로 인해 거북목 증후근이나 척추 틀어짐 증상이 있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와 비교했을 때 훨씬 작아 보일 소지가 큽니다. 그런 상태로 성장이 멈추면 근골격 또한 그에 맞춰 자리를 잡기 때문에 그만큼의 숨은 키를 찾을 수 없게 됩니다. 또한, 펜데믹 동안 2차 성장을 일찍 시작한 아이들이나 또래 보다 부쩍 많이 큰 아이들은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최근 방문하시는 대부분의 부모님이 좀 더 일찍 와서 검사와 교육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이들 아쉬워하십니다. 그만큼 아이들의 상태가 생각 보다 좋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부모님 보시기에 아이의 자세가 나쁘다고 생각되신다면, 이미 척추, 골격의 정렬, 근육은 발란스가 맞지 않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경우 아이가 벌써 근육에 통증 또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이들은 나쁜 자세로 인해 척추의 정렬이 바르지 않고 근골격 발란스가 아주 좋지 않은 상태라해도 물리치료, 교정 치료 및 재활 운동 치료로 상태를 정상화시킬 수 있습니다.
펜데믹을 안전하게 보내는 것도 무척 중요하지만, 그 동안 우리 아이들의 자세, 척추, 성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지 더 늦기 전에 한 번쯤 점검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