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가 영감을 기다릴 때 프로는 작업한다’
‘날으는 고양이’라는 다소 위트있는 제목의 블랙앤화이트 사진 한장으로 뉴욕의 권위있는 이미지북 ‘비지오네르(Visionaire)’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한국 최초의 사진작가가 있다. 32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한 후, 한국은 물론 뉴욕과 유럽 등지에서 Fashion Photographer 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KT KIM씨가 바로 그다. 김작가는 세계적인 메이저 패션 현장에서 내로라하는 모델들의 Catwalk를 고양이 같은 날렵함으로 낚아채는 천재적인 순발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위트와 재치를 작품 속에 품위있게 녹여내는 탁월한 작가다. ‘아마츄어가 영감을 기다릴 때 프로는 작업한다’ 라는Chuck Close의 말처럼, 그는 찰나를 포착하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찰나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진정한 프로다
인터뷰, 글 최가비, 사진제공 KT KIM
최초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꼽히는 으젠느 앗제(1856~1927)의 사진은 한 단어로 ‘정직한 사진’이라고들 한다. 그를 이은 세대의 앙리 카르티에 브레 송(1908~2004)은 ‘결정적 순간의 작가’로 유명하다. 또 ‘풍경사진의 원조’인 안셀 아담스(1902~1984)의 사진들은 자연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유감없이 포착해왔다. 이렇듯 사진작가들은 나름의 고유한 영역을 개척해가며, 사진을 현대예술의 주류에까지 올려놓았다. 흔히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 불리우는 사 진에는 인물, 풍경, 다큐멘터리, 그리고 순수 예술의 영역이 있다고 알려져 있 는데, 오늘 맘앤아이가 만난 KT KIM 작가는 패션의 아름다움을 캐치해내는 Fashion Photographer 로 유명하다. 인터뷰 장소로 들어 선 KT KIM씨의 어깨 에는 마치 여성들의 Crossbody bag 과 유사한 모양으로 카메라가 둘러져 있 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이 그에게는 새로운 프레임 안으로 재구성해보고 싶은 피사체가 되기 때문에 한 순간도 느슨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포토그래퍼지만, 그의 20대는 개인 운전기사를 두고 하룻밤에 일류 나이트 클럽 예닐곱군데를 돌며 큰 돈을 벌던 인기 DJ 였 다. 초등학생 시절에 폴 앵카의 ‘파파’라는 노래를 들은 뒤로 음악에 빠졌던 그 는 20대 초반, 강남역에 있는 ‘스튜디오 80’ 이라는 곳으로 음악을 하겠다며 드 나들었다. 그 당시 젊은이들이 음악에 매료된다는 것은 다름아닌 디스크 자키 가 된다는 것이었고, 그것은 80년대를 살던 젊은이들에게는 우상과도 같은 삶이었다. 그는 그 분야에도 적잖은 재능이 있었던지 당시 조선호텔의 ‘재너 두’(XANADU)라는 클럽을 비롯해 일류 호텔 여러 곳을 순회하며 일을 할 정 도로 그 분야에서는 최고로 살았다. 그러나 벌이가 좋았던 클럽일을 하루아침 에 그만두게 된다. 이유인즉, 어느날 문득 그의 마음을 붙드는 작은 생각 때문 이었는데, 그것은 바로 ‘저녁에 퇴근하는 삶’을 살고싶다는 소박한 바램 때문 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2007년에 출간한 ‘올 댓 패션(all that fashion)이라는 책을 보면 그 소박한 바램 뒤에 감춰진 그의 뜨거운 열정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그 책에 는 A 부터 Z 까지의 챕터가 있는데 그 챕터의 제목들이 거의 노래제목에서 따 왔다. 특히 모델들의 이야기를 다룬 쳅터 ‘걸스 온 필름(Girls on film)은 듀란 듀란(Duran Duran)의 히트곡이다. 여기서 말하는 ‘걸’은 모델을 의미하고 ‘필 름’은 패션 포토그래퍼를 뜻한다. 이 노래의 뮤직 비디오에는 모델들이 패션사 진을 찍는 모습이 나오는데 당시 음악에는 비교적 전문가였던 그에게 사진의 영역까지 관심을 확대하기에 좋은 매개역할을 해 준 셈이다.
DJ로서의 화려했던 명성은 뒤로 물리고 1992년 경 도쿄로 건너간 그의 손에 는 콘탁스의 167MT 카메라가 들려있었고, 마침내 인생 제 2막인 ‘사진작가 의 삶’이 시작된다. 당시 그는 흑백의 조화를 추구하는 영국의 사진작가 마이 클 케냐의 작품에 매료되어 혼자 사진 공부에 매달리기 시작했고, 콘탁스의 167MT로 직업을 시작했다. 그의 초창기 작업은 자신의 유년기가 녹아있던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과거의 흔적을 쫓기도 하고, 친분이 있던 연예인들의 음 반 자켓 사진을 찍어주면서 7~8년 간 이어졌고, 그러다 이건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초기 대표작으로 꼽히는 난곡동에 서 찍은 ‘날으는 고양이’ 사진이 뉴욕에서 발행되는 권위있는 이미지북인 ‘비지 오네르(Visionaire)에 실리면서 당시 스티븐 마이겔(Steven Meisel), 피터 린 드버그(Peter Lindberg) 등 유명 포토그래퍼와 함께 크레딧을 올리는 한국 최 초의 사진작가가 된다.

Fashion Photographer KT KIM
Art Director F4D (Fashion 4 Development)-New York
Art Director ModaVie Magazine F4D (New York)Member of KFPA (Korea Fashion Photographers Association)Exhibition
2014 All that Fashion / The Pierre Hotel New York
2014 Man n Woman / The St.Regis New York
2013 Trees in Focus / Sotherby`s New York
2009 KFPA / Avenue L 2007 KFPA / Walker Hill
2007 All That Fashion / Tofo Haus 2006 KFPA / The Columns Gallery
2006 With Chivas Regal 18 / Gong Gallery
2005 Marvelously…Kim Hee Seon / The Columns
2004 Foto Couture
2005 / Gallery Park Youn Soo 2004 Zone Chelsea Center for the Art / New York
2001 Sydney Book Fair / Sydney Australia 2000 Dutch Ambassy
in Korea
1998 Gallery Samtuh
Book
2013 Trees in Focus / Assouline New York 2011 Moment / Song Hye Kyo Actress 2007 All that Fashion (Hae Naem)
2005 Marvelously…Kim Hee Seon Actress
2004 TOM FORD (Rizzoli New York)
2004 PEOPLE (Vogue Korea)
2003 Visionaire 41 World (Visionaire New York) 1998 My Nineteen Nineties
Magazine
ModaVie New York,
Vogue korea, W korea, GQ korea, Esquire korea, Marie Claire korea, Madame figaro korea, Elle china, Elle korea, Elle hong kong etc.
Executive Producer ONTHELISZT
63 Wall Street No.1311 New York, NY 10005
ktkim@ontheliszt.com www.ontheliszt.com
뉴욕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무크지 Visionaire41 World 에 실린KTKIM ‘하늘을 나는 고양이’ 난곡, 서울
평소 고양이를 좋아해 고양이 사진을 찍게 되었다는 그는 당시 화제가 되었던 ‘날으는 고양이’로 인해 웃픈 해프닝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사진을 좋아하는 한 동호회에서 ‘케이티 김 따라하기’라는 목표 아래 고양이를 마구 던져가며 사진을 촬영했다는 것이다. 사진이란 것이 가진 장비가 같고, 같은 피사체를 향해있다고 해서 동일한 사진이 나오는 것이 아님을 그는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이 후 그는 1998년 갤러리 샘터에서 서울을 주제로 한 첫 개인전 ‘나의 1990년대’를 열었고, 2002년에는 뉴욕과 아바나에서 촬영한 ‘스트리트 스마트’를 펴냈으며, 이 작업을 ‘마담 휘가로’에 기고한 것을 계기로 패션 포토그래퍼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보그코리아8주년 기념 발행한 케이티김의 사진집 피플 popple cover
2004년에는 ‘보그 코리아’ 8주년 특집 ‘PEOPLE’ 을 발간해 패션과 다큐멘터리를 접목시킨 새로운 장르의 패션사진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또한 같은 해 구찌의 톰 포드로부터 그의 회고록으로서의 사진집 ‘TOM FORD’ 에 KT KIM 작가의 사진 두 컷을 싣고 싶다는 부탁을 받았는데, 이것은 리챠드 아베돈(Richard Avedon), 애니 레이보비츠(Annie Leibovitz) 등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아시아 사진가로는 유일한 기록이다. 또 2005년에는 파리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된 배우 김희선의 사진집 ‘Marvelously Kim Heeseon’에 파올로 로베르시(Paolo Roversi)를 비롯해 유럽과 일본의 사진가와 공동작업을 했다.
국회도서관에도 보관중인 저서 올댓패션 KT KIM 월드 포토에세이 사진집 2007 해냄출판사 표지 샤넬쿠튀르 보그코리아 사
Tom Ford 인덱스-1s
Karl Lagerfeld, Paris 2004 Vogue Korea
TomFord 구찌의 디렉터 탐포드가 요청하여 뉴욕에서 발간한 책에 실린컷
Chanel Couture 2004 Paris Vogue korea
2003 12 VOGUE
2004 5 VOGUE
Chanel Couture 2004 Paris Vogue korea
한국 사진작가로서 유일하게 월드와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성공적인 활동을 벌여오던 그는 2005년 생존 가능성 50%라는 신장암 2기 수술을 받고 투병을 시작했다. 세상에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이 부러웠다던 그는 세상에 뭔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의지로 ’Fashion Net’s Go!’ 캠패인을 벌였는데, 2011 년 유엔이 지정한 ‘월드 말라리아 데이’에 참여하면서 당시 말라리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로 모기장을 보내는 운동을 후원하는 국내 행사의 기획 및 총 감독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그 후 뉴욕 재단으로 부터 감사장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유엔과의 인연을 이어오게 되었고, 전 세계인과 패션계 친구들과 어울려 큰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족들과 함께 뉴욕으로 이민을 왔다. 뉴욕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2015년 10월 월드와이드 프로젝트로 전 세계 여성들을 촬영한 사진전을 UN에서 진행했고, UN의 아트디렉터로서의 업무도 병행하며 작가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암을 이기고 완쾌된 후 그는 ‘다시 사는 삶’이라는 자세로 뉴욕의 아이들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가르치는 과정을 열어 자신의 능력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에도 삶을 할애했다. 패션사진가로서 달인이 되고 싶어 세계 패션의 중심 뉴욕으로 왔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원하던 목표를 이루었으니, 앞으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사회가 원하는 일을 탐색하며 재능기부의 지경을 조금씩 넓혀가는데 마음을 쏟을 계획이라고 한다.
제4회 퍼스트레이디런천 좌로부터 케이티 김 디자이너 도나 카란 F4D 회장 에비 에반젤로우
F4D 아트디렉터전시
F4D 퍼스트레이디행사 아트디렉터
UN Malaria
With Michael Douglas on UN Peaceday at UN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