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패션위크가 열리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패션의 도시, 뉴욕. 그래서 뉴욕에는 많은 패션 디자이너들과 디자인과 유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쫒고 있다. 다양한 기회와 유명 브랜드들의 디자인 팀들이 있지만,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열정 있는 디자이너들로 인해 경쟁 또한 극심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당당히 글로벌 패션 브랜드 DKNY의 한국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 송예진씨를 만나봤다. 한국에서 디자이너로써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 큰 꿈을 위해 뉴욕의 패션 디자인 스쿨 파슨스의 유학생으로 다시 시작해 DKNY(Donna Karan New York)의 디자이너가 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터뷰 및 글 하리주_인턴 에디터

DKNY에서 Women’s Outerwear 팀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 송예진씨

Q 언제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셨고 패션 디자이너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인형 옷도 만들고 가끔 옷도 수선하며 취미로 즐겼지만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까진 해보지 않았어요. 그러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프로젝트 런웨이” 라는 방송에서 여러 명의 참가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주어진 컨셉에 맞춰서 옷을 디자인하고 발표하는데 그것이 굉장히 흥미로워 보였어요. 주어진 시간, 컨셉, 예산에 맞추어서 최대한 아름다운 결과물을 내고 늘 도전하고 긴장하게 하는 그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현재 DKNY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현재 DKNY, Donna Karan New York Women’s Outerwear 팀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모든 outerwear, 즉 코트나 다운코트, 가죽 자켓 등의 모든 외투는 제 손을 거쳐서 나오는 것이죠. 작업 프로세스로는 디자인 팀을 포함 한 모든 팀, 세일즈, 프로덕션, 패브릭 팀 등이 모두 모여서 각 시즌마다 컨셉과 큰 틀을 정하고 생산 스케줄이 정해지면 각 부서들에서 전문적인 업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디자인 팀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 모든 과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저는 시즌 칼라를 정하고 샘플 디자인이 나오기 까지, 첫 개발 단계에서 마지막으로 상품으로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긴장감 속에 일합니다. Outerwear는 모두 해외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해외 벤더들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모든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제 주요 업무입니다.

Q 자신이 생각하는 패션 디자이너의 직업적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디자인한 옷이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 될 때, 그때 정말 뿌듯하죠. 저는 패션디자인이 대중에게 친밀한 상업적인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예쁜 작품을 만들고 이것을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야 하죠. 늘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디자인을 할까 어떤 부분이 매력적인 포인트고 어떤 부분을 사람들이 불편해 할까 계속 그 소비자들 편에 서서 고민해야해요. 소비자들과 굉장히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고민을 거쳐 디자인 한 옷을 사람들이 인정하고 좋아해 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 이 것이 가장 큰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Q 한국에서 디자이너로써 자리를 잡고 있으셨는데, 왜 갑작스럽게 뉴욕에 패션 학교로 진학 하신 건가요?

한국에서 일할 때는 힘들었지만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더 큰 시장에서 경험해보고 공부하고 싶었죠. 왜 다른 나라들의 패션이 유명한지 어떤 식으로 인프라가 구성되어 있는지 직접 체험하고 싶었어요. 좋은 점이 있다면 그것을 배우고 한국에 들여와서 한국 패션을 더 부흥시키겠다는 혼자만의 큰 꿈을 가지고 있었죠. 프랑스와 미국 중 어디로 갈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제가 추구하는 패션의 목적이 뉴욕의 패션 산업과 더 가까웠어요. 뉴욕은 굉장히 상업적인 패션산업이 발달되어 있다고 들었거든요.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Q 한국과 뉴욕에서 패션 디자이너로써 둘 다 일해 보셨는데, 간단히 장 단점을 알려주세요

이 것은 분명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크게 비교해보자면, 한국은 보통 일하는 시간이 길고 또 아직은 패션디자이너가 힘들게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 패션디자인이 굉장히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라 생각보다는 많은 노동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그에 따른 합당한 대가가 주어진다면 디자이너들도 즐겁게 일할 수 있겠죠. 미국도 대부분의 패션 디자이너들이 일하는 시간이 다른 직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것은 맞지만 제 시간에 끝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어쩔 수 없이 오버타임을 한다면 그에 따른 대가가 주어져요. 굉장히 합리적인 것 같아요. 그리고 회사와 개인생활이 완전히 분리되어있기 때문에 퇴근을 하면 온전히 제 생활에 집중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회사 생활을 제외하고는 한국 패션산업이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한국은 새로운 패브릭이라 트림을 개발하는 것도 정말 빠르고, 품질도 좋죠. 많은 미국회사들이 한국 원단을 쓰고, 그리고 한국 공장들과 일을 한다는 점을 알고 굉장히 놀랐어요. 저는 모든 나라의 원단 시장이 동대문 종합시장 같은 줄 알았는데, 그렇게 모든 원단과 부자재를 한 건물에 모아놓은 시스템이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한국은 시장이 작기 때문에 반응이 굉장히 빨라요. 그게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적응 할 수 있도록 한국 패션 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거든요.

Zero waste, Recycling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케이프 형 코트.
디자인 스쿨에 재학 중 만든 작품.

Q 송예진 디자이너의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는 앞으로 제 철학을 담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우습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인데 제가 브랜드를 런칭하기 전에 계속 하는 고민은 어떻게 생산자와 소비자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느냐 에요. 품질이 좋으면서 가격도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동시에 환경파괴도 최소한으로 줄이는 그런 방법을 찾아야 하거든요. 많은분들이 ethical한 상품을 디자인하고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대중의 마음을 끄는 것은 아직 조금 힘든 것 같아요. 아직 저는 어떤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지 더 고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 개인적으로는 Zero waste, Recycling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옷을 만들 때 버려지는 원단이 없도록 하는 것이나, 헌 옷으로 새로운 옷을 만들어 내는 거죠. 케이프 형 코트와 남편의 스웨트셔츠로 만든 드레스가 교수님들과 친구들에게 굉장히 인기가 많았어요. 저는 제가 개발해낸 이런 방법들을 사람들에게 공유 하고 싶어요.

송예진 YE JIN SONG

경희 대학교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다. 한국에서 KIOK, NUDYMELLOW에서 디자이너로써 활동을 하다 뉴욕으로 건너와 파슨스에서 다시 패션 디자인 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세계적인 브랜드인 JILL STUART와 ELIE TAHARI를 거쳐 현재는 DKNY(DONNA KARAN NEW YORK)에서 우먼즈 웨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Mom&i 맘앤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