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타일 디자이너 황화수 작가

원단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다

텍스타일 디자이너 황화수 작가

 

우리는 가끔 삶의 여유를 찾고 싶을 때 미술관에 가서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 예술은 우리의 생활 곳곳에 녹아 있다. 지금 당장 옷장을 열어 보자.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날 목에 둘러보는 꽃무늬 스카프와 기분이 우울한 날 꺼내 입는 화려한 패턴의 스커트까지, 나만의 미술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런 그림들은 누가 그렸을까? 우리 생활에 긴밀하게 녹아 있는 만큼, 디자인 분야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텍스타일 디자인-. 30여 년 경력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뉴욕에 진출한 텍스타일 디자이너 황화수 작가를 만나 보자.

*Mom&I 텍스타일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텍스타일 디자인은 모든 디자인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분야입니다. 인테리어, 의류, 홈 패션, 가방, 벽지 등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디자인이죠. 꽃 그림이 그려진 원피스, 다이아몬드 무늬의 벽지, 나비가 새겨진 가방- 우리 생활 곳곳에 숨겨진 디자인들이 바로 텍스타일 디자이너의 손에서 탄생합니다. 디자인 분야에서 가장 기본이면서 동시에 향후 다른 제품에 적용되었을 때까지 고려하여 디자인해야 하는 종합 디자인 분야이기도 합니다.

 

*Mom&I 본인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이나 작업 스타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한국 텍스타일 디자인 분야에서 최초로 컴퓨터 디자인(CAD: Computer Aided Design)과 핸드 드로잉Hand drawing을 혼합하여 작업했습니다. 이전에는 오직 수작업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한국의 텍스타일 분야에서 최초로 시도한 작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예전과는 반대로 대부분이 컴퓨터 디자인으로 이루어지는 텍스타일 분야에서 섬세함과 손 감각을 요구하는 핸드 드로잉 작업을 함께 하는 것이 차별점이 되었죠. 그리고 지난 30년간 꾸준히 ‘꽃’이라는 주제로 디자인해 오고 있습니다.

강렬한 여름 이미지를 반추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포토샵 작업을 원단에 프린트 한 후 핸드 드로잉을 했다. 명품 의류업체에 판매되었다.

*Mom&I 주로 꽃을 주제로 한 패턴을 많이 디자인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 디자인의 소재는 주로 꽃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분들은 저를 ‘꽃의 디자이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웃음). 세계 어느 곳에나 피어 있는 꽃, 누구나 다 아는 친근한 꽃을 소재로 디자인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흔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빈센트 반 고흐의 꽃이 다른 화가의 꽃과는 분명히 다르듯이 저도 저만의 독특한 감성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세계적인 꽃을 연구하고 창조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Mom&I 한국에서 텍스타일 디자인 분야의 선구자로 작업해 오셨는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벌써 텍스타일 디자인 분야에 뛰어든 지 30여 년이 되었네요. 처음 시작할 때는 한국에 텍스타일 디자인에 대한 명확한 개념조차 없었기 때문에 거의 독학으로 배워야 했죠. 어려움도 있었지만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보람도 컸습니다. 저만의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인지, 대부분의 한국 업체들이 유럽 등 해외의 기존 디자인을 모방하고 변형하던 시기에 제 이름을 걸고 화수 아트를 설립해 한국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개발해냈고, 덕분에 영국, 일본, 스페인, 중국 등 해외 유명 업체에도 제 디자인을 납품할 수 있었습니다. 2007년에는 투자자를 만나 저의 디자인을 직접 섬유에 결합시킬 수 있는 원단회사 ‘꼬모 텍스타일 디자인’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디자이너가 직접 차린 원단회사라는 소문에 동종업계에서 보이콧을 당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날염 공장의 배색사들에게 그 해의 유행 색상(Trend Color)을 제시해 주는 위치에까지 오르게 되었죠.

핸드 드로잉(수채화) 이미지를 컴퓨터로 작업하여 에스닉한 페이즐리를 꽃 속에 투영시켰다. 이미 원단회사에 판매되었다.
지난 6월, 원단에 피는 꽃이라는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뉴욕 한인 미술 협 회장님의 도움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 회는 직접 프린트된 원단과 작품이 함 께 전시되었다.

*Mom&I 한국에서 이름이 높은 디자이너로 활동하시다가 뉴욕에 오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전적으로 디자인 개발과 사업에만 매달려오던 저에게 인생의 휴지기가 찾아왔습니다. 워킹맘들은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겠지만 한참 커 나가는 사춘기의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엄마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가 왔기 때문이죠. 오랜 고민 끝에 저는 과감히 사업을 정리하였습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잠시 휴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사춘기의 아이가 안정을 찾고 성공적으로 대학 진학을 하게 되었고 아이들을 따라 자연스레 뉴욕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디자인 시장의 메카라는 뉴욕에 오게 되면서 다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더 큰 시장에서 제 꿈을 펼쳐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Mom&I 뉴욕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뉴욕에 위치한 텍스타일 디자인 전문 회사 탐코디디자인Tom Cody Design에 저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인정받아 경력 디자이너로 채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에는 뉴저지 해캔섹의 리버사이드 갤러리에서 원단에 피는 꽃(The Blooming Fabric)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뉴욕 한인 미술협회에서 자리를 마련해 주셨는데요. 다양한 꽃과 원단의 만남이 이번 전시회의 주제였습니다. 특히 원단이 주제인 만큼 직접 프린트된 원단과 작품을 같이 감상할 수 있어 많은 호응을 받았습니다.

*Mom&I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탐코디디자인과 이번 가을에 2019 S/S 뉴욕과 파리 전시회를 나갈 예정입니다. 물론 미국 투어 전시 도 있어서 마음이 급해집니다. 나중에는 저의 이름을 딴 디자인 센터와 직접 운영하는 원단회사를 설립하고 싶습니다. 제 꿈을 현실로 이룰 때까지 부지런히 뉴욕 거리를 거닐며 영감을 얻고, 밤을 지새우며 저의 디자인을 만들어 나가고 있을 것 같네요(웃음).

원단에 프린트한 예쁜 디자인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다양한 무늬들은 누군가의 멋진 옷이 되어 입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기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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