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아름다운 대한민국 진해에서 태어났다. 경기대학교 관광대학 이벤트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전 세계인에게 ‘즐길 수 있는’ 한국 문화 보급을 위해 땀흘리는 소셜 벤처 기업, ‘아리랑 스쿨’에서 ‘프로’라는 직책을 맡아 한국 문화 이벤트 기획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케이팝 댄스를 추는 외국인들의 동영상을 보고 한국 문화의 글로벌화에 대한 꿈을 키웠고 당당하게 그 꿈을 위해 현장에서 뛰고 있는 당찬 청년이다. 2017년 ‘뉴욕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더 큰 꿈에 가슴 설레는 중. 바이올린과 통기타 연주가 취미이며 “You Only Live Once.”를 삶의 모토로 삼고 있다.
Mom&i 반갑습니다. 한국 문화 소셜 벤처 ‘아리랑 스쿨’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요? 그리고 처음에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셨는지요?
이경남 한국문화 소셜벤처 ‘아리랑 스쿨’ 에서 ‘프로’ 라는 직책을 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전 세계인이 ‘좀 더 즐겁고 유쾌하게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는 기획자랍니다. 고등학생 시절 숨막히는 입시 생활 속 유일한 오아시스는 ‘댄스’ 였어요. 방문을 걸어 잠그고 ‘유튜브’에 접속해 영상을 보면서 따라 추곤 했죠. 그러다 우연히 케이 팝K-pop 댄스를 열정적으로 추는 외국인들을 보게 됐어요. ‘도대체 이 외국인들은 어떻게 케이 팝을 알게 되었고, 왜 좋아하는 걸까?’ 너무 궁금해서 밤새 영상을 찾아보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어요. 잘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어임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노래를 따라 부르고, 그대로 따라 추는 외국인들을 보면서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한국 문화가 어떤 이에겐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에게 뭔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을까? 라는 마음에 한국 문화를 활용해 판을 깔아주는 기획자를 꿈꾸게 되었어요. 그래서 대학에서 이벤트학을 전공하고 대학 졸업 후 현재는 한국 문화를 위주로 다양한 기획과 교육을 창출하고 있는 ‘아리랑 스쿨’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Mom&I 그렇다면 고교시절 꿈을 이루신 건데요, 그렇게 행복하게 일을 하고 계시는 ‘아리랑 스쿨’에 대해 궁금해지네요.
이경남 3년 전, 중국 동북 공정에 맞서 ‘아리랑’을 세계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 열정을 높이 산 기업에서 1억원을 후원해 한국 문화 전공자를 모아 세계일주를 떠났죠. 전 세계인에게 ‘아리랑’은 ‘한국의 소리’임을 전파하는 ‘아리랑 세계일주’를 기획한 그 문현우 대표님이 ‘아리랑 스쿨’을 설립했습니다. 매년 전국의 국악과에서는 천 여명의 국악 전공자들이 배출되지만 이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현실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사회적 기업인 아리랑 스쿨을 열었어요. 기성 세 대뿐만 아니라 2030 청춘들도 충분히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믿음 아래, ‘다이어트 탈춤 수업’, ‘악필 탈출 서예그라피’ 등 청년들의 고민과 현실에 맞추어 한국 문화 클래스를 개강했고 현재는 30개반 300여명의 수강생들이 다녀가는 한국 문화의 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윷놀이 챔피언십, 제기차기 대회, 아리랑 토크쇼 등 한국 문화를 활용한 기획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한국 문화를 통해 젊은 층과 소통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했죠. 저 또한 대학 시절 또래 친구들과 서예를 배우기 위해 찾은 이 곳이 직장이 되어버렸고요(웃음).
Mom&I 지금껏 국내에서 ‘한국 문화의 벽을 허무는’ 작업을 해오셨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를 부탁합니다.
이경남 입사 전, 저의 목표는 ‘외국인에게 한국문화를 알리자’ 였어요. 하지만 여러 행사를 거치며 주변에 물어보니 정작 우리 한국인들에게서 ‘지루하다’, ‘가야금 같은 걸 왜 하나?’ 라는 식의 답변이 돌아왔어요. 그 때부터 한국인에게 먼저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실제로 접해보고, 공부하고 싶었고요. 그래서 ‘아리랑 토크쇼’를 기획했지요. 아리랑 토크쇼는 ‘토크’와 ‘국악’의 접목해 매달 한 명의 연사, 한 명의 국악 연주자로부터 인생 이야기를 듣는 토크 콘서트입니다. 여행, 예술, 유튜버, 영어강사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매달 초빙되어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또 가야금, 해금, 판소리 등을 접목한 국악 연주를 펼쳐 청중이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국악 연주자에게는 연주할 기회를 제공하죠.
2030 청춘들이 주 대상이라 그들이 좋아할만한 팝송, 가요에 연사의 사연을 담아 국악으로 풀어내고 싶었어요. 처음엔 ‘국악이 왜 들어가?’하던 청중이 행사가 끝난 뒤 이런 이야기
를 해줘요. “가야금 연주로 이 곡을 듣게 될지 몰랐어요. 정말 새롭고 좋았어요.’, “저도 해금 꼭 배울 거예요! 너무 애절하고 감동적이었어요!” 청춘들이 듣고자 하는 이야기에 한국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 들도록 노력하다 보니 정작 우리에게 ‘낯선’ 한국 문화에 대한 인식 즉, 벽을 허물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2016년 1월부터 30~40명의 소규모로 진행해 오던 아리랑 토크쇼가 2월에는 홍대 만화 카페에서, 8개월 뒤에는 광화문 광장으로, 2017년 새해엔 뉴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필라델피아까지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한 행사지만 ‘외국인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자’라는 저의 첫 목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어 신기할 따름이에요.
Mom&I 2017년, 첫 뉴욕 프로젝트를 기획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준비하는 취지, 과정은 어떠신지요?
이경남 이번에 진행하게 된 ‘아리랑 유랑단 뉴욕프로젝트 1기’는 3년 전 아리랑 세계일주를 다녀온 문현우 대표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어요.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세계로 나가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거든요. 곧 한 여행사와 손을 잡고 한국 문화를 뉴욕에서 알릴 2030 청춘들을 모집했습니다. 솔직히 지원서를 받고 많이 놀랐어요. 참가비도 있고, 6박 7일 간 만만찮은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지원해 주셨거든요. 저마다 가슴 속에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고, 낯선 뉴욕에 뛰어들 준비가 된 친구들이었어요. 그렇게 선정된 20명의 친구들과 1박 2일간 합숙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대표님의 아리랑 세계일주 스토리, 서예와 한국무용 등 한국문화 기본 교육을 하고, 빡빡한 워크샵 일정 속에서 뉴욕에 한국 문화를 심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회의했어요. 한 참가자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제 또래는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어 힘들었는데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을 만나 정말 설레요.” 아리랑 유랑단 뉴욕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기획자로서 제 자신의 목표가 한 단계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Mom&I 앞으로 이경남씨의 비전이나 꿈, 목표는?
이경남 이번 뉴욕프로젝트가 끝나는 대로, 해외에서 1~2년 정도 머물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기획’에 있어 다양한 시각을 얻기 위해 어쩌면 조금 먼 길을 택해보려고 합니다. 아직 젊고 튼튼한 몸과 마음이 있으니까요. 한국인에게는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외국인들에게는 전통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요소들, 실생활을 알려줄 수 있는 기획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국 문화’ 에서 더 나아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요소들을 다양하게 엮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Mom&I 꿈을 갖고, 키우고, 실현해 나가는 이경남씨 같은 당당한 청춘으로서, 같은 이 시대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경남 아무리 사소한 행동일지라도 ‘무슨 의미가 있겠어?’ 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분명 나의 이 작은 행동으로 인해 누군가의 인생을 바뀌고, 변화할 수 있거든요. 우리 또한 알게 모르게 끊임 없이 누군가의 영향을 받아왔듯이 이 세상에 쓸모 없는 짓이라는 건 없답니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내부에서 빛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라는 슈바이처의 말처럼 나의 가능성을 믿고,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자신 있게 그림을 그려나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