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을량의 동아시아 역사 이야기

글 맘앤아이 디지털 사업본부장 주을량

국이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이라는 것은 간단히 말해 그동안 오랑캐의 역사로 치부하던 중국 동북쪽 변방의 역사를 현재 중국의 국경 안으로 모두 끌어들여 역사를 재정립하려는 거대한 프로젝트의 일부이다. 동북공정에 의하면 우리의 고구려와 발해 역사는 모두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중국의 역사가 된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동북공정을 주장할까? 진시황의 중원 통일 이후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경영하게 된 현재의 중국은, 고유의 정체성과 높은 독립 의지를 가진 위구르, 티베트 등 소수민족뿐 아니라 대만과 홍콩을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고자 학문적으로 다소 무리한 부분이 있음에도 동북공정을 비롯해 서북공정, 서남공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동북공정의 경우 한반도 북쪽에 위치한 간도지역에 살고 있는 조선족이 남북통일 이후 이탈해 국경선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 한 예로 중국은 윤동주 시인의 생가가 있는 중국 지린성 용정 마을 입구에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는 글귀를 써 놓았다. 또한 중국 최대의 인터넷 검색엔진인 바이두에도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중국’이라고 표기하고 조선족이라는 설명을 달아 놓은 것이다. 물론 윤동주 시인은 어린 시절을 북간도에서 보냈지만 그의 원적은 함경북도 회령이다. 국적이 중국으로 바뀐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처럼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우리의 고대 역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남과 북이 공조해 고구려사 연구를 더욱 활성화하고 국제사회에 고구려사를 비롯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 역사라는 차원에서 학술적이고 객관적인 발굴과 연구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사실에 접근해 이후에 중국과 한국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역사를 밝혀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고구려가 우리 역사라고 떼만 쓸 것이 아니라 중국 쪽 발굴작업에 외교적이고 학술적인 접근을 통해 주도적으로 개입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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