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고, 보고, 듣고, 스스로 말해보고

글 Anna Lee, Ph. D., MSW, LAC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를 가진 아동의 부모는 본인의 지시를 늘 잘 따르지 않는 자녀의 반복된 행동을 보면서, “왜 말을 하면 한 번에 듣지를 않을까? 내가 말하는 걸 무시하는 걸까? 청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등 별의별 생각을 다 하게 된다. 때로는 걱정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본인들의 말을 무시하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잘 따르고 싶어도 잘되지 않는 아이의 마음 역시 속상할 것이다. 게다가 주위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계속 듣다 보면, 아이 또한 좌절감과 동시에 무기력함이 내재적으로 쌓여갈 것이다. 

 

이런 산만한 성향을 보이는 아이에게 무조건, “집중해, 지시를 따라야지 뭐 하니? 너는 왜 한번 말하면 듣지를 않니? 고집 좀 그만 부리고 이야기 좀 들을래?” 등의 말을 반복하기보다 부모의 이야기를 잘 따를 수 있도록 훈련할 것을 권하고 싶다. 좋은 훈련 중 하나가 바로, “멈추고, 보고, 듣고, 스스로 말해보고”라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누군가에게 지시 사항을 들으면, 일단 먼저 아이 스스로가 자신이 하던 일을 무조건 멈추게 한다. 멈춘 후에는 지시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듣고, 들은 지시 사항을 아이 스스로 반복적으로 되뇌게 하는 것이다. 

 

수업 시간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선생님이 무엇인가를 지시하면, 일단 아이 스스로가 하던 것을 멈추고 선생님을 바라보게 한다. 그러고 나서 선생님이 말한 것이나 칠판에 적은 것을 보면서 지시 사항을 스스로 되뇌게 한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활동을 일단 멈추는 것이다. 멈춘다는 것은 사실상 외부 상황이나 타인에게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 것이고, 이 의지로 말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들으려고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지시 사항을 놓치거나, 잊지 않기 위해 스스로 되뇌다가 보면 지시 사항을 까먹지 않고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일상에서 이러한 반복적 훈련을 하는 동안에 부모는 아이의 노력하는 모습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 아이의 이런 행동을 강화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아이도 본인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이러한 반복적 훈련과 칭찬 속에서 아이는 지시 사항을 듣고 잘 따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기존에 아이가 느꼈을 좌절감의 자리를 긍정적 성취감이 대체할 것이라 확신한다. 자, 지금부터 당장, 아이와 함께 해보자, “멈추고, 보고, 듣고, 스스로 말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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