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주을량 Digital Producer

미국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들이 한국사에 대해 좀 더 알려줄 수 있도록 Fun Facts 시리즈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최근 계속되는 발 굴과 연구를 통해 한국사 교육 내용이 많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아빠들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아빠가 먼저 읽고 아이한테 얘기해주거나 나란히 앉아서 같이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빠들이 읽어주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시작합니다

12 왕오천축국전

남아있는 왕오천축국전의 일부 (출처: Wikipedia)
혜초의 이동경로 (출처: 나무위키)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팔만대장경과 직지는 세계 불교 역사 에 길이 남을 유물인 동시에 세계 인쇄 역사에서도 아주 중요 한 것들이지. 그 이전에도 불교를 향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열 정과 집념이 표현된 일들이 자주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왕오천축국전’이야.

불교를 믿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불교는 기원전 6세기경 인 도에서 시작되었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불교를 받아들인 우 리나라 사람들에게 당시 ‘천축’이라 불리던 인도는 말 그대로 성지였지. 신라 성덕왕 때 신라의 승려 ‘혜초’가 인도의 5개 나라, 즉 5 천축국을 다녀오며 723년부터 727년까지 4년간 지금의 인도, 중앙아시아, 그리고 아랍지역을 여행하였는데, 그 긴 여행의 기록이 바로 왕오천축국전인거지.

특히 혜초는 갈 때는 바다로, 올 때는 땅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당시 중국과 인도를 오가는 여행 및 교역의 경로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어. 또한 왕오천축국전은 8세기의 인도, 중앙아시 아를 기록한 사서 가운데 현재까지 전해지는 유일한 것일 뿐 아니라 당시 불교의 8대 성지를 모두 기록하였기 때문에 역 사적으로나 불교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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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오천축국전은 1908년 중앙아시아 지역을 답사하던 프랑스인 폴 펠리오(Paul Pelliot)가 중국 간쑤성 둔황의 막고굴 장경동에서 구매한 7,000점의 유물 중에 섞여 있었어. 그래서 아쉽게도 직지 와 마찬가지로 이 책 또한 프랑스의 국립도서관에 원본이 보관되어 있지. 오아 시스 도시였던 둔황에는 예로부터 많은 승려들이 모래 산을 파서 만든 굴에 부처 님을 모시고 수행을 했었고, 이런 석굴 형태의 작은 사원이 1 마일이 넘는 거리 에 600개 이상 분포되어 있었어.

둔황 막고굴 입구 (출처: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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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고 화려한 석굴 가운데 하나인 16호 석굴을 청소하던 중 벽 속에 감 추어져있던 17번 굴이 드러나게 되었 는데, 그 안에서 엄청난 양의 고문서가 발견되었고 그 대부분을 폴 펠리오가 구매하게 되었어. 그 속에 왕오 천축국전이 섞여 있었는데, 많은 부분이 없어진 채 9 페이지 분량만 발견된 탓에 처음에는 당나라 승려가 쓴 것으로 여겨지다가 당시 일본 서본원사의 승려이 자 둔황학자인 오타니 고즈이가 신라사람 혜초가 쓴 책의 일부라는 것을 밝혀냈지.

둔황 막고굴 16호 석굴 내부 (출처: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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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기 초에 씌여진 왕오천축국전은 13세기 후반에 쓰여진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 14세기 초반 오도릭의 ‘동유기, 그리고 14세기 중반의 ‘이븐 바투타 여행기’와 함께 세계 4대 여행기로 꼽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야.

17호 석굴의 문서를 조사하는 폴 펠리오 (출처: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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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기 초에 씌여진 왕오천축국전은 13세기 후반 에 쓰여진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14세기 초 반 오도릭의 ‘동유기, 그리고 14세기 중반의 ‘이븐 바투타 여행기’와 함께 세계 4대 여행기로 꼽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