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들이 한국사에 대해 좀 더 알려줄 수 있도록 Fun Facts 시리즈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최 근 계속되는 발굴과 연구를 통해 한국사 교육 내용이 많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아빠들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아빠가 먼 저 읽고 아이한테 얘기해주거나 나란히 앉아서 같이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빠들이 읽어주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시작합니다.
글 주을량 Digital Producer
09 백두산 대폭발
북한과 중국의 국경에 위치한 백두산은 남한과 북한 사람 들이 모두 “민족의 영산”이라고 부르는 한반도에서 가장 높 은 산이야. 그 꼭대기에는 “천지”라고 부르는 호수가 있는 데,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300미터가 넘는, 남북한은 물 론 중국까지 통틀어 가장 깊은 호수지. 가장 높은 산 위에 가장 깊은 호수가 있다니 재미있지?
◀ 백두산 천지 (출처: Wikipedia)
폭발이 끝난 화산의 봉우리가 둥그렇게 주저앉으면서 생긴 지형에 물이 고 여서 생기는 것을 칼데라 호수라고 부르는데, 백두산 천지는 946년 11월 2 일로 추정되는 대폭발 이후에 생겼다고 해.946년 백두산 분화(영어: 946 eruption of Paektu Mountain)는 화산 폭 발 지수 (VEI: Volcanic Explosivity Index) 7이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지난 몇천 년 사이 가장 강력했던 화산 폭발 중 하나야.당시 고려와 일본의 역사책에 기록이 남아있고 과학자들이 주변의 땅과 나무들을 조사한 결과 명확한 분화 시기를 알아내었고 일본은 물론 멀리 그 린란드 빙하 속에서도 백두산 화산재가 발견되었어.
946년 백두산 폭발 영향권 추정도 (출처: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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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화산이 몰려있는 지진대(지진이 자주 발 생하는 지역) 밖에 있는 백두산에서 어떻게 이렇게 강 력한 분화가 있을 수 있었는지 많은 연구를 했고, 이를 통해 지진대 밖에 존재할 수 있는 거대 화산의 형태를 밝혀내기도 했지.
<<주변 지역 판(plate)의 경계와 백두산의 위치 (출처: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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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장 무서운 사실은, 백두산이 아직도 활동 중인 화산 이라는 거야! 꼭대기만 보면 평화롭기 그지없는 호수인데 그 밑에는 아직도 엄청난 마그마가 있고 실제 폭발의 가능성도 있다고 해.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칼데라 밑에도 거대 폭발을 일으킬 수 있 는 화산이 있는데, 마지막 폭발이 65만 년 전이었다고 하니 불과 천 년 전에 폭발했던 백두산보다는 안전하다고 해야 할까?
옐로우스톤 칼데라 (출처: PBS) >>
10 카미카제와 무쿠리코쿠리
카미카제(カミカゼ)는 2차 세계대전 말기에 일본군이 만든 자 폭 특공대를 이르는 말로 유명하지. 작은 비행기에 폭탄을 싣고 큰 전함에 직접 부딪혀서 타격을 입히는 전술이었는데, 이미 전쟁 에서 패배가 임박했던 당시 일본군의 입장에서는 내부의 반발 을 무릅쓰고 강행했던 최후의 발악이었어
주카미카제 특공대의 공격을 받은 미군 항공모함 USS Bunker Hill ( 출처: Wikipedia)
▲ 몽골의 2차 일본 원정을 묘사한 그림 (출처:W ikipedia)
재미있는 건 ‘카미카제’ 단어 자체가 사실은 잘못 알려진 말이 라고 해. 원래 이 특공대의 이름은 ‘신푸톳코타이(神風特攻隊, 신풍 특공대)’로, ‘신풍(神風)’이라는 한자를 일본 사람들은 뜻으로 읽을 때 ‘카미카제’, 소리로 읽을 때 ‘신푸’라고 하기 때문에 그렇 게 불렀던 것인데, (일본어로는 같은 한자를 보통 두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읽지.) 일본군 내부에서는 본래 ‘신푸’라고만 부르던 것 을 한 미국 기자가 ‘카미카제(Kamikaze)’ 특공대라고 잘못 읽었 던 것이 유명해져서, 나중에는 일본 국내 뉴스에서도 ‘카미카제’ 라는 명칭을 역수입하게 되었대. 이후 ‘카미카제’란 말은 지금까지도 자살 공격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지. 그런데 이 신풍이라 는 말의 유래를 알고 있니?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정복했던 몽골제국의 황제 쿠빌라이 칸은 할아버지 칭기즈칸의 뜻을 이어 정복 전쟁을 멈추지 않았 지. 당시 우리나라는 고려 시대였는데 우리나라는 오랜 전쟁 끝 에 몽골에 항복했지만, 몽골은 황제의 딸과 고려의 왕자를 결혼 시키고 부마국(사위의 나라) 지위를 주며 고려라는 나라는 유지 해주었어.
세계를 정복하고 싶었던 쿠빌라이칸은 1274년 고려 군대와 연합 하여 동쪽 끝의 섬나라 일본을 정벌하려 했는데, 고려-몽골 연합 군은 일본에 상륙하자마자 태풍에 휩쓸려 큰 피해를 보고 후퇴하 게 돼. 이후 더 많은 배와 군대를 동원해서 2차 침공을 했지만 역 시 태풍으로 인해 일본 정복에 실패하게 되는데, 이 두 번의 태풍 을 일본에서는 자신들을 지켜주기 위해 신이 일으킨 바람, 즉 神風(신풍)이라고 부르는 거야.
신풍을 표현한 일본 그림 (출처: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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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도 태풍이지만 내륙의 유목국가에서 시작한 몽골은 기본적으로 해전에 약점이 있었고, 무리 한 일정으로 엉성한 배를 많이 만들어서 갔기 때 문에 피해가 더 컸다는 분석도 있어. 다만 아직도 고려와 몽골 군 대가 당도했던 큐슈 지역에서는 우는 아이를 달랠 때 “무쿠리코쿠 리 도깨비가 온다(むくりこくり、鬼来るぞ)”고 겁을 주곤 한다는 데, ‘무쿠리코쿠리(むくりこくり)’라는 말은 몽골군과 고려군을 일컫는 말로 잠깐이지만 일본에 상륙했던 고려와 몽골의 군대가 당시 일본인들에게는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었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