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타나정입니다. 모든 분들 건강히 잘 지내시지요? 저도 일하는 엄마로, 주부로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맘앤아이 인더키친을 위해 얼마전 외국 친구 부부를 위해 준비했던 프라이빗 다이닝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친구가 작년부터 저에게 부탁했었는데, 이번에야 하게 됐네요. 제가 꽃이나 음식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집에서 파티들을 즐겨하니까 꼭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테이블 데코, 꽃, 식사 메뉴 등등 어떻게 하면 좋겠다 계획을 짠 후, 맨해튼 새벽 꽃시장에서 꽃을 사오고 음식을 준비했어요. 케이크도 직접 만들었고요. 친구 부부 둘 만을 위한 특별한 자리이니 화려해도 좋겠다 싶어 꽃밭과 같은 컨셉으로 꾸몄습니다.”

“친구 남편이 세일링(sailing)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걸 테마로 케이크도 직접 만들었어요. 바다와 파도 느낌, 돛 장식도 얹고요. 세상에 하나뿐인 케이크였죠. 저는 주얼리 디자이너이지만, 대학을 갈 때 조소과를 희망했었을 정도로 손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이든 좋아해요. 퐁당(fondant) 케이크 만드는 것을 즐겨 했어서 아이 생일 케이크도 직접 만들어 주고 있는데, 공룡, 사파리 등 해마다 주제가 바뀌어요. 엄마가 만들어 주는 특별한 케이크로 아이랑 매해 추억을 쌓아가는 재미도 좋답니다.”
“맨해튼 28가 6-7 애비뉴 사이는 꽃 도매시장이에요. 새벽 5시부터 낮 12시까지 하죠. 특별한 이벤트들이 있을 때 퀄리티 좋은 꽃들을 사기 위해 가지만, 플로리스트들이 찾는 곳이기도 해서 가격이 좀 높은 편이에요. 때문에 큰 이벤트가 아니라면 홀푸드 마켓이나 트레이더 조 같은 마켓에서 구매해 사용해도 충분히 잘 꾸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성껏 꾸민 덕분인지 친구가 너무 기뻐해 주어 좋았어요.”


“식사 코스는 10 테이스팅(tasting)으로 기획했어요. 테이스팅이라고 붙인 이유는, 스몰 디쉬들로 여러 가지 음식들을 천천히 맛보며 식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어요. 사진으로 미처 다 담지 못한 것도 있네요. 집에서 디너 파티나 코스 요리 음식 하는 것들을 즐겨하는데, 여기저기에서 영감을 많이 받긴 하지만 그래도 특별히 한식에서 더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요. 이런 여러 가지 음식들을 어떻게 한번에 다 준비하느냐, SNS나 지인들 통해 자주 질문받는데, 이게 10여년 동안 생긴 노하우라면 노하우에요. 재료나 데코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미리 집에서 다 준비해 갔어요. 집에서 음식을 할 때도 그렇습니다. 작은 컨테이너에 넘버링을 하면서 음식 순서에 따라 소스, 가니쉬, 필요한 모든 재료들을 빠짐없이 준비해 두죠. 서빙하는 시간에는 최대한 메인 재료를 굽거나 데우는 식으로 해서 바로바로 나갈 수 있게요. 사실 손이 굉장히 많이 가고, 아이디어에 맞추어 다 준비해야 하니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 실수가 없도록 늘 미리 레시피 노트에 접시에 놓여질 순서, 모양까지 다 스케치해 가며 준비합니다.”








➊ 세 가지의 각각 다른 맛이 담긴 애피타이저 디쉬. 첫 번째는 팬케이크 위에 리큐어(liquor)를 섞은 프렌치 크림과 메추리알을 얹어 달걀 모양으로 셋팅하고 캐비아를 얹은 요리. 두 번째는 트러플 에그 커스터드로 트러플 향 가득 담은 달걀 요리. 세 번째는 워터 멜론 위에 크리미한 페타 치즈 소스와 라임 드레싱, 레드 레디시를 얹어 리프레쉬하는 느낌으로 즐길 수 있게 준비한 요리이다.
➋ 한식 비빔밥에서 영감을 얻었다. 스시 라이스처럼 양념한 밥 위에 우니와 간장 새우장을 얹고 연어 캐비아 등으로 장식. 과일, 야채를 넣어 졸인 맛간장과 와사비, 파를 곁들였다.
➌ 푸아그라 파이. 파이 쉘과 사과, 노란 무화과를 이용하여 데코하고 발사믹 소스를 사용했다.
➍ 코스 요리에서는 강약의 느낌을 고려하여 준비한다. 앞에 무거운 맛의 음식들이 있었다면 다시 리프레쉬 할 수 있는 음식으로. 여름 음식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 가스파초를 준비했다. 칸탈루프(cantaloupe)로 만든 가스파초. 크런치한 브레드와 부라타 치즈 소스 그리고 프로슈토를 바삭하게 구워 가니쉬로 얹었다. 한국식 정서를 살려 매운 고추로 마지막 포인트.
➎ 이탈리아에서 나고 자란 미식가 남편 덕분에 파스타는 수없이 만들어 보며 요리 내공을 쌓게 되었다. 이제는 남편이 인정할 정도. 마켓의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선택하는 재료가 달라지지만, 오늘 준비한 것은 화이트 트러플 파스타.
➏ 메인 디쉬는 해산물과 고기 두 가지 컨셉으로 준비했다. 첫 번째 메인 디쉬는 좋은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신선하고 부드러운 랍스터 요리를 상상하며 만들었는데,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야 하기에 살아 있는 랍스터로 서빙 직전 작업하는 것이 포인트. 랍스터 살은 토치로 살짝 작업도 하고, 머리와 야채를 함께 푹 끓인 소스를 곁들여 먹을 수 있게 했다.
➐ 두 번째 메인 요리는 역시 한식 정서를 살렸다. 레터스(lettuce) 위에 밥과 미디움 레어의 고기, 채썬 깻잎과 쌈장 소스를 얹었다. 사이드 장식으로 총각김치의 무청을 이용했다. 마지막으로 사골국 소스를 준비해, 밑에 부어 즐길 수 있게 했다.






“살아가는 일상이나 시간도 할 수 있는 한 특별하고 의미있게 만들고 싶어요. 전날 먹다 남은 밥이어도 다시 한번 예쁘게 요리하고 셋팅해서 차려내는 것처럼요. 저는 열정이란 말을 참 좋아하는데 아마도 제 안에 그런 지치지 않는 열정의 기운이 좀더 많지 않나 싶고, 부족한 재능이더라도 쓸 수 있는 만큼 쓰며 나누고 싶어요. 요리에 있어서는 어릴 때부터 맛보고 보아온 솜씨 좋으신 할머니의 한식, 또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남편 덕에 지금도 매년 가는 시칠리아(Sicily)에서 보고 느낀 음식의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이탈리아는 그곳에서 나는 음식 재료만으로도 축복받은 나라이다보니 아주 심플하게 요리해도 참 맛있더라고요. 음식의 궁합이나 미감을 생각하며 준비해 가족, 지인들과 나누고 또 SNS를 통해 공유하면 다른 분들께서 저녁 메뉴에 도움되겠다, 레시피 공유해 달라 그런 요청들을 보내시는데 그런 일상 삶의 과정들이 참 재미있어요. 12월이 되니 또 크리스마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크리스마스 디너 외에 연말 느낌으로 집을 어떻게 꾸밀까도 고민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늘상 떠올리는 레드 컬러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탈피해 약간 블루 이탈리안 분위기의 블루 컬러 테마로 연출했었어요. 홈디포에서 구매한 흰색 트리는 매년 재활용하며 잘 쓰고 있는데 거기에 파란색과 은빛 오너먼트들을 활용했고, 이곳저곳 샵을 방문할 때마다 어울려 장식할 수 있을만한 테이블보나 소품들을 구매했지요. 올해도 아마 또 꾸미는 대로 SNS에 공유하게 될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은 어떤 연말의 계획을 가지고 계실지 궁금하네요.”


타나 정 (Tana Chung)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고 있는 파인주얼리 브랜드 Tana Chung의 대표이자 디자이너.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과 패션디자인을 전공했으며, 2008년 뉴욕에서 타나 정 주얼리 컨템포러리 컬렉션을 런칭했다. 2013 AABCD Emerging Young Designer Award at Macy’s Headquater 수상, 패트리샤 필드(Patricia Field)와 에린 페더스톤(Erin Fetherston) 등 패션 셀러브리티들과의 협업을 선보이며 뉴욕의 소셜라이트로서 활발히 활동중이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Emily in Paris>의 릴리 콜린스(Lily Collins)가 그녀의 주얼리를 대거 착용함으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제품은 타나정 주얼리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볼 수 있으며, 워킹맘으로서의 삶과 살림법은 개인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tanachung / @tanachung_official Tana 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