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강빛나

여름과 가을이 악수하는 계절, 9월. 절기는 제철 음식을 즐길 좋은 이유를 만들어준다. 하지만 타국에서 계절의 마디를 챙기는 건 재료의 한계 때문인지 어딘가 늘 단조롭다. 지나간 여름을 기억하며 다가올 가을을 맞이할 음식으로 흔히 먹는 삼계탕 대신 닭 육수로 지은 밥에 각종 채소로 계절감을 드러낼 수 있는 ‘닭 영양밥’이 떠올랐다. 닭으로 밥을 짓는 건 세계적으로 익숙한 조리법이다. 대표적으로 동남 아시아 중국 이민자들의 ‘하이난 치킨 라이스’가 있다. 스페인에서는 ‘아로즈 콘 포요(Arroz con pollo)’라는 이름으로, 지중해 주변국들도 ‘치킨 필라프(Chicken Pilaf)’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먹는다. 닭 영양밥은 한국적 재료인 인삼과 구기자를 넣은 닭 육수를 활용해 한국 고유의 맛을 한층 살린다. 여기에 여름을 담은 오이와 가을을 대표하는 표고 버섯, 대추, 잣을 고명으로 얹는다. 두 계절이 한데 어우러진 것만 봐도 어딘가 호사스럽기까지 하다. 그렇기에 고국의 맛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음식으로도, 한국의 절기를 느낄 수 있는 초대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닭 영양밥

*재료

닭 한 마리(혹은 선호 부위), 인삼 두 뿌리, 황기 한두 뿌리, 대추 6~7알, 구기자 0.5큰술,
멥쌀 2컵, 찹쌀 1컵, 잣 3큰술, 오이 2개, 향신 채소(파, 마늘, 생강, 건고추, 양파 등),
요리술, 카놀라유 또는 포도씨유, 소금, 물


*양념장

저염 간장, 닭 육수, 다진 마늘, 고춧가루, 깨, 참기름

*조리법
1_손질한 닭은 끓는 물에 소금 0.5T + 요리술 2T를 넣고 데쳐 불순물을 제거한다. 
2_8~9컵의 물에 데친 닭과 인삼, 황기, 구기자를 넣고 육수가 끓으면 불을 중약불로 줄이고, 한
시간 가량 끓이며 육수를 낸다. 이 때 떠오르는 불순물은 제거한다. 육수가 완성되면 한 김 식혀 체에 거른다. 
3_카놀라유 또는 포도씨유(발화점이 높고 향이 없는 기름) 한 컵에 중간 크기 파 한 대, 마늘 서너 톨, 생강 편 두 조각, 마른 고추 하나, 양파 반 개를 넣고 약불에 은근히 10분 가량 끓여 기름만 체에 거른다(이 때, 채소의 물기는 모두 제거해야 기름이 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4_한 김 식힌 닭은 결대로 찢고, 저염 간장 2T + 미림 1T를 넣어 재운다. 재운 닭은 체로 걸러낸 3의 향신 기름 2T를 넣고 다시 한번 살짝 볶는다. 
5_채 썬 오이는 소금에 절여 물기를 꼭 짜고 향신 기름 1T + 닭 육수 1T에 살짝 볶는다. 
6_얇게 채 썬 대추와 잣은 향신 기름 1T + 저염 간장 1T + 닭 육수 1T를 넣고 살짝 볶는다. 
7_불린 멥쌀 2컵 + 불린 찹쌀 1컵에 닭 육수 3.5컵 + 소금 두 꼬집 + 저염 간장 1T + 향신 기름 2T를 넣고 밥을 짓는다. 
8_밥을 뜸 들일 때, 4+5+6을 고루 얹어 완성한다. 

*양념장

저염 간장 3T + 닭 육수 2T + 다진 마늘 0.5T + 고춧가루 약간 + 깨 + 참기름 1T

 

*Tips

– 밥의 풍미를 높이는데 향신 기름이 하는 역할이 꽤 큽니다. 번거롭더라도 선호하는 향신  
  채소를 사용해 기름을 만들어 사용해 주세요. 넉넉히 만들어 두었다가 밑반찬을 만들 때    

  사용하면 감칠맛을 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오이는 ‘Persian cucumber’를 추천합니다. 껍질이 얇고 부드러우며 속살은 물이 적은 편이라 

  닭 영양밥 재료로 잘 어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