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오디오 투어 한국어 버전 목소리의 주인공, 김향일

목소리로 세계를 여행하다

글, 사진 맘앤아이 편집실

마치 잃어버린 것 같은 지난 일년, 팬데믹은 그렇게 우리의 시간들을 붙잡아 버렸다. 이제 만물이 깨어난다는 봄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 세상으로 뛰어들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하지만 이제 그저 오래돼 희미해진 사진 속 장소만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 아닌 실제 추억의 장소를 다시 찾아 여행하는 꿈을 꾸어 본다. 여기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또 한 사람이 있다.    

저도 어서 여행을 시작하고 싶어요. 한 9년 동안 전 세계 20군데가 넘는 유명한 곳을 다녔어요. 골목 골목 건물들과 그 마을의 속속들이 얽혀 있는 이야기들까지 다 알죠. 지난 일년 동안 그런 여행을 하지 못해 정말 아쉬웠어요.

전세계 유명 관광지의 오디어 투어 한국어 버전의 목소리 주인공인 김향일씨, 그녀는 이렇게 목소리로 전세계를 여행한다.

지난 일년 동안은 많은 분들이 그랬겠지만 특히 여행업계는 더욱 힘들었던 것 같애요. 그러다 보니 상상으로나마 했던 여행을 못하게 돼 저도 우울한 한 해를 보냈어요.

그녀는 1997년부터 3년 넘게 울산MBC의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MBC모닝 뉴스를 거쳐 MBC의 간판 아나운서로서 성장한 김향일씨는 1999년 퇴사할 때 까지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다. 그 외에도 아침 모닝쇼를 진행하며 진행자로서 입지를 굳히 김 앵커는 각종 대형 쇼 프로그램의 MC를 맡으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이후 교통방송(TBN)에서 라디오 진행자로 일했던 그녀가 지난 2008년 도미한 후 뉴욕에서 이젠 전세계 관광지를 찾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그녀의 차분한 목소리를 들려 주고 있다. 

학교를 마치고 무슨일을 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한 친구가 오디오 투어 녹음 하는 곳에서 한국어를 녹음하고 있다는 얘기를 처음 듣고 이건 내 일이다 싶었죠.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그 친구 따라서 무작정 스튜디오를 찾아 갔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녹음하면서 자꾸 틀리는 거에요. 그래서 대본을 봤는데 한국어 번역이 어설프게 돼 있으니까 읽는 사람이 자꾸 틀리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설명하니까 그곳의 대표가 저를 빤히 보더니만 그럼 직접 번역하고 목소리 녹음까지 할 수 있겠냐고 묻더라구요. 당연히 할 수 있다고 했죠

그렇게 그녀가 인연을 맺은 곳이 바로 Audioworks Producers Group이라는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 회사로 애니메이션, 오디오북, TV 프로그램 제작, 영화, 오디오 투어, 다큐멘터리, 뉴스 방송을 위한 번역, 작사, 더빙, 믹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Audioworks 대표인 Kip Kaplan한테 왜 그때 나를 뽑았냐고 물어 본 적이 있었어요. Kip이 그러더라구요. 녹음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제가 직접 해 보겠다고 하는 모습이 아주 당차 보였데요. 그러면서 맨해튼에서는 그런 사람만이 살아 남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이제는 Kip의 아내와도 친해져서 집도 오가는 사이가 됐는데 벌써 10년 가까이 일해 오면서 이렇게 오래 일할 줄은 몰랐다고 서로 놀래요.

그녀가 그동안 그녀의 목소리로 녹음한 관광지는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유명한 곳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뉴욕의 Hornblower 크루즈 관광, Gray Line 뉴욕 버스 투어, 보스톤 덕(Duck) 투어,  1000 Island 보트 투어, 밴쿠버를 비롯해 프랑스 파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노르웨이 등 유럽과 싱가포르, 카타르 도하 등 아시아 지역까지 무려 20군데가 넘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암스테르담이에요. 그 이유는 가장 많이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계속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매년 녹음을 하기도 하는데 여긴 한 4번 정도는 업데이트를 한 것 같아요. 한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가면 어디에 뭐가 있고 그곳의 유래가 무엇인지 다 설명할 수 있을 정도에요. 암스테르담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당연히 수로에요. 수로의 역사와 그 나라에서 수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까지 이렇게 녹음을 하다 보면 그냥 겉으로 알던 것과 달리 그 나라의 깊숙한 역사 속으로 빠져 드는 것 같아서 참 재밌어요. 

  

뉴욕의 경우Gray Line 버스 투어를 녹음했었는데 이걸 녹음할 때만 해도 전 아직 맨해튼 버스투어를 하기 전이었어요. 맨해튼도 주로 학교 주변과 타임스스퀘어 정도만 가봤지 맨해튼이 어떤 곳인지 잘 몰랐는데 어퍼에서부터 로우어까지 맨해튼 전체 관광지를 번역하고 녹음하면서 맨해튼에 대해 새삼 다르게 느꼈던 것 같애요. 이곳은 미국의 중심부이지만 또한 이민자들의 역사와 땀이 서려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맨해튼이라는 대도시를 건설하기까지의 그 역사가 결코 녹녹치 않았다는 것을 알게됐죠. 이후에 실제 버스투어를 했었는데 하면서 아 여기가 그때 녹음한 그곳이구나 하면서 맞춰보는 것도 흥미롭더라구요.

그녀는 지금 뉴욕라디오코리아에서 뉴스 앵커이자 보도팀장이기도 하다. 뉴욕한인방송에서 한국 공영방송 출신 전문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하는 것은 그녀가 처음이다. FM87.7에서 매일 저녁 6시면 그녀의 목소를 들을 수 있다.

전 목소리로 하는 거면 무엇이든 자신있어요. 부모님이 물려 주신 감사한 재능이죠. 저는 뉴스를 하건 오디오 투어를 녹음하건 항상 듣는 사람 입장에서 말하려고 노력해요. 내가 얼마나 예쁜 목소리를 내는가는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전달하려는 내용을 듣는 사람들이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어떻게 하면 듣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잘 들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아직은 팬데믹으로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제 곧 바이러스도 사라지고 전세계가 문을 열고 어디는 갈 수 있을 때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 전세계 곳곳에서 들을 수 있기를 손꼽아 기대해 본다.

김향일

2012-현재 Narrator, Audioworks Producers Group

2000-현재 보도국팀장, 뉴스앵커, FM87.7 New York Radio Korea

2015, 2016, 2019, 2000 보도국 부장, 뉴스앵커, AM1660 K-Radio

2013 뉴스앵커, 기자, TKC TV(The Korean Channel)

2012 Filmmaking, New York Film Academy 수료

2005-2008 라디오MC, Seoul, TBN(Traffic Broadcasting Network)

1997-1999 아나운서, 울산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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