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해진 초록빛 수목들과 내리쬐는 햇살, 싱그러운 생기가 더해진 자연을 닮은 작품을 그려내는 미술작가 김태경이 맘앤아이 스튜디오에 발걸음 했다. 찰나를 포착하고 아름다운 색을 더한 작품을 그려내는 미술작가 ‘김태경’의 작품과 예술세계,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인터뷰 심혜진 / 글 정리 양현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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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가를 꿈꾸다
빛과 색을 캔버스에 담아낸 작품으로 우리의 바쁜 일상에 한줄기 위로가 되어주는 김태경 작가의 어린시절 꿈은 무엇이었을까? 그녀의 어린시절 꿈은 바로 엄마가 되는것이라고 한다. 어머니를 보며 언제나 엄마가 되는 것을 가장 큰 꿈으로 품었다고 한다. 그런데 열 여섯, 고등학교 시절 캐나다 벤쿠버로 이민을 하게 되며 방황의 시기를 겪었다. 언어적인 장벽에 부딪힘은 물론이고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녀는 힘든 마음을, 그 감정을 캔버스 위에 담아 내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사랑이 많은 엄마가 되기를 꿈꾸었던 사춘기 소녀는 외롭고 가슴 아픈 시간을 그림으로 승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놀랍게도 미술은 그녀의 따뜻한 마음을 다정히 어루만져 주며 방황하던 마음을 달래 주었다. 그림을 통해 치유를 경험한 그녀는 다른 사람의 상처 역시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작가가 되기로 다짐한다. 그리고 밝은 빛의 색으로 사람들에게 희망과 아름다움을 도모하는 미술작가로 성장하게 되었다.

자연에서 얻는 창작의 모티브
캐나다의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위로를 얻고 자신에 찾아온 영감을 캔버스 위에 표현하며 미술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김태경 작가는 여전히 창작의 모티브를 자연에서 얻는다. 빌딩 숲으로 가득한 뉴욕은 어떻게 보면 차갑고 빠르게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이다. 그래서 그런지 길을 걷다가 쉬이 지나치기 쉬운 구석 모퉁이,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아스팔트 위 꽃이 피어나기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이 자라나 활짝 피어난 꽃을 마주하면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한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그녀이기에 언제나 작은 스케치북은 그녀와 동행한다. 여행을 할 때나 산책을 할 때에도 그녀는 스케치북을 지니고 다닌다. 산책을 하면서 떠오르는 생각들과 발견한 아름다운 구도들을 담아보고 놓치기 쉬운 순간을 포착해낸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소중한 순간을 그저 지나치고 있지는 않는지 늘 질문하며 더욱 주변을 관찰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마음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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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뮤즈, 아이에게서 영감을 얻다
김태경 작가는 개인 아틀리에에서 작업을 한다. 도시 속 평안히 사색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찾기 위해서이다. 자연을 담아낸 그림으로 힐링을 말하는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이룬 그녀는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 역시 이루었다. 그리고 그녀의 아들은 어느새 자라 그녀의 뮤즈가 되었다. 아들은 엄마를 닮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늘 엄마를 도와주려 애쓴다. 물감도 정리해주고 그림을 그리는 엄마의 곁에 든든히 함께 있어준다. 엄마가 되며 아이에게 배우는 점이 많다는 그녀는 첫 공공아트를 작업하며 아들에게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작업을 하는 엄마의 옆에서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며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빛을 가지고 놀고 있던 아이를 보고 작품에 거울을 더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Frolic in the Clouds of Encore’이다. 마침 이 작품은 뉴욕시 공립 초등학교 입구에 설치되는 ‘공공예술’ 프로젝트였다.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라는 공간을 더 활기차게 해주고자 또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작품이 되고자 고민하던 중 일상에서 아들이 한 행동을 보며 어린아이들이 등하교하며 마주칠 작품의 모티브가 떠오른 것이다. 그녀는 우리의 삶 안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생활을 밝혀주는 예술을 하려는 작가이다.

다수를 위한 예술, ‘공공아트’
다수를 위한 예술을 하려는 진심은 그녀를 공공아트로 이끌었다. 그녀의 대표적인 공공 아트 중에 하나인 ‘The Waltz’는 네브라스카에 위치한 버핏 암센터에 설치되어 있다. 버핏 암센터는 워렌 버핏은 투자가이자 기업가로 유명한 워렌 버핏의 패밀리 중 하나인 프레드 버핏이 사망하게 되며 그의 아내 파멜라 버핏이 큰 기부를 하며 세워졌다. 그리고 암센터의 로비에 따뜻한 기운을 주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김태경 작가의 작품이 위치하게 되었다. 이 작품에는 양귀비 꽃이 모티프가 되었다. 작품을 통해 힐링을 도모하고자 하는 뜻에서 넣은 양귀비는 작품이 완성하고 파멜라 버핏을 통해 직접 들은 바 놀랍게도 돌아가신 프레드 버핏의 가장 좋아하는 꽃이기도 했다. 우리 삶에 있어 예술이 우리의 공감과 아픔을 아름답게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마치 왈츠를 추듯 부드럽게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것 그것이 예술의 힘이 아닌가 싶다.

작품을 통해 힐링을 말하다
희망과 치유를 도모하는 김태경 작가는 주로 아침에 영감을 많이 받는다. 그녀가 5년째 진행 중인 ‘모닝 멜로디’ 시리즈는 아침의 선율이라는 뜻이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작업실에 들어서 창을 통해 밝은 빛이 들어오는 순간 느껴지는 색의 선율이 그녀에게 마치 이야기를 속삭여 주는 것처럼 느껴져 이를 캔버스에 담아내고 있다. 모닝 멜로디는 자연을 접하고 많은 사색을 하며 만물의 피고지는 순간을 담아내려 하는 그녀의 노력이 깃들여진 시리즈이다. 그러한 그녀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작품 ‘Canopy of Blooms’이 공공예술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올해 여름 완공되는 LA 한인타운 버몬트 에비뉴 LA 정신 건강국의 로비를 장식하게 되었다. 팬데믹 이전에 완성된 이 작품은 코로나로 인해 어느때 보다 사람들 간의 원활한 교류가 어려워져 정신적 정서적 건강함이 더 절실해진 이 시기에 꼭 필요한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에는 ‘한자에 새겨진 훈민정음’과 ‘도산 안창호 선생의 독립선언서’ 등 미주 한인 이민사 역시 담겨 있다. 타국에 뿌리를 내리고 어떠한 시련과 역경을 마주해도 결코 주저 앉지 않고 꿋꿋이 꽃을 피워 온 우리 한인 이민자들의 삶을 담아낸 이 작품은 유례없는 펜데믹으로 일상을 빼앗기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두에게 다시금 넘치게 활기와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자연을 닮은 따뜻한 작품들로 우리에게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가득히 채워 주는 김태경 작가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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