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 학습법』의 저자, 버나드칼리지 심리학과 리사 손 교수

컬럼비아 대학의 버나드 칼리지 심리학과 교수이자 25년이상 심리학이라는 한 우물만 파고 있는 메타인지의 전문가 리사 손 교수.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메타인지의 전문가로 활약 중인 리사 손 교수가 맘앤아이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메타인’지란 과연 무엇이며 우리의 성장을 어떻게 돕는지, ‘메타인지’ 전문가, 리사 손 교수로부터 직접 들어 보았다.
인터뷰 이수정 스토리텔러 / 글 정리 양현인 에디터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메타인지
재미교포2세인 리사 손 교수는 어린시절부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자신이 한국인인지 미국인인지, 이민자 가정의 아이로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맞는지 등을 놓고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일찍이 중학교 때부터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고자 심리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대학에 진학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리사 손 교수는 오로지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다양한 심리학 분야 중 인지심리학, 그 중에서도 ‘ 메타인지’의 전문가가 된 리사 손 교수지만 사실 학부시절에는 인지심리학이 아닌 신경과학을 공부했다. 대학교 4학년 때 박사과정을 신청할 무렵, 지도 교수의 책 ‘메타인지(Metacognition)’ 만나면서 메타인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책이 말하듯 메타인지가 ‘앎에 대한 앎, 지식에 대한 앎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앎’을 설명하는 학문이라면 메타인지를 통해 오랫동안 찾고 싶었던 ‘진짜 나’에 대해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메타인지란 무엇인가?
메타인지는 인지를 넘어 스스로의 ‘인지’ 자체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인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인지에 대해서는 익숙하다. 인지란, ‘나 이 문제 알아/몰라’ ‘나는 이것을 할 줄 알아/몰라’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험을 볼 때 스스로 안다고 생각했던 문제를 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자신이 ‘안다고 판단’한 인지와는 달리 사실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인지, 우리의 판단은 사실과 다르게 증명되고 드러날 때가 많다. 그러므로 메타인지는 ‘인지에 대한 인지’, 즉 우리의 인지가 정말 정확한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하고 판단하게 하는 학문이다.

메타인지는 왜 필요한가?
메타인지를 통해 우리는 자기 자신을 거울처럼 비추어 볼 수 있으며 자신이 ‘안다’고 생각한 것을 정말 아는 것인지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를 비추어 보는 것, 자신이 진짜 아는 것인지 확인해 보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때문에 완벽하지 않은 나의 모습을 인정해 주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용기를 내서까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야 우리 모두는 비로소 ‘성장’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인지는 나의 인지의 틀린 부분을 알려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위해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메타인지는 어떻게 키울 수 있는가?
메타인지를 키우기 위한 첫걸음은 먼저 ‘나는 완벽하지 않다. 그러니 실수해도 괜찮다.’ 라는 명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바로 첫 단계이다. ‘모니터링’이란 내가 무엇을 진정으로 알고 모르는지 다시 한번 판단하고 확인해보는 작업이다. 그러나 대표적으로 모니터링에 실패하게 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몰라서, 또 모른다고 인정하기가 창피해서다. 메타인지는 전두엽의 앞부분에 위치한 뇌의 근육이다. 때문에 끊임없이 우리 몸의 근육을 단련하듯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키워내야 한다. 리사 손 교수 역시 박사과정 시절 차분하고 조용한 자신의 성격과는 달리 계속되는 공격적인 토론으로 이어지는 수업에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 힘든 시간을 버티고 극복해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메타인지 덕분이다. 이어지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메타인지를 통해 여러 번 다시 판단해도 자신이 심리학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메타인지는 우리에게 거절당할 용기를 가지게 해준다. 그리고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떠한 방향을 택하고 어떠한 선택을 내릴지 설정할 수 있는 ‘컨트롤’ 능력을 배양시킨다.

자녀의 메타인지를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들께
리사 손 교수는 ‘우리 자녀의 메타인지를 어떻게 키울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아왔다. 메타인지의 전문가이자 8세, 13세 자녀를 둔 어머니이기도 한 그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아이에게 답을 주지 말고 아이를 아이자체로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학교 성적으로 대표되는 ‘인지’는 겉으로 보여지는 능력이지만, 메타인지는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머릿속에서 이루어지고 성장되는 영역이다. 때문에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아이에게 데드라인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아이가 스스로 사고 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고 자기 객관화를 통해 메타인지 키워 나가는 단단한 자아를 가진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를 당부한다. 더불어, 평생 천재도 없고 인생 천재도 없는 우리의 삶-. 메타인지를 단련시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