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her’s Day Special
Daddy & i
도와주는 아빠 NO! 함께하는 아빠 YES!
이제 육아는 아빠가 돕는 것이 아닌 부모가 함께하는 것이라는 ‘맞돌봄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육아 못하는 아빠’, ‘무관심한 아빠’, ‘일만 하는 아빠’는 시대착오적 개념이 됐습니다.
아빠와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자란 아이는 자존감이 높고 정서와 지능도 훨씬 발달한다고 하죠. 엄마는 보호하고 교육하는 양육 패턴을 보이는 반면, 아빠는 아이의 도전을 지지하고 아이의 세계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육아에서 아버지 역할이 강조되면서, 육아에 적극적인 아빠를 의미하는 ‘육아대디’, ‘프랜대디’ 등의 신조어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여기, 아빠들을 중심으로 모인 평범하지만 특별한 육아 모임이 있습니다. 2015년생 양띠 아이를 둔 아빠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어느새 여섯 가족이 함께 하게 된 ‘양띠클럽’. 이제는 서로에게 새로운 가족이 된 ‘양띠클럽’은 일 년에 한두 번씩 가족 운동회를 겸한 여행도 다니며 아빠 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아빠들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열 명의 아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화창했던 봄날 Ross Dock Picnic Area에서 ‘양띠클럽’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인터뷰, 글 : 김지원 에디터
서경석(43)
세무 관련 일을 하는 회사원 서경석(43) 씨는 아내인 김수진(41) 씨와 사회 동호회에서 만나 2012년 결혼했다. 2015년 양띠 아들인 서주원(7) 군을 낳고, 현재 맞벌이를 하는 이들 부부는 요리도 육아도 집안일도 함께 한다. 유쾌하고 서글서글한 성격에 사람 좋아하는 서경석 씨는 요리도 곧잘 해 손님들을 집으로 자주 초대하는 편이다. 온라인 마케팅 일을 하는 바쁜 아내의 시간들을 존중하여 아이와 둘이 나가 운동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며, 가족 여행을 좋아해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유럽 여행도 많이 다녔다. 스스로 아이 육아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는 서경석 씨는 ‘육아대디’라는 호칭이 잘 어울리는 ‘요즘 아빠’다.
오재석(44)
‘자타공인 백 점짜리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한 대로 주위로부터 아이들과 가장 잘 놀아주는 아빠로 인정받고 있는 오재석 씨. “아내가 남편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는 백 점짜리 아빠라고 인정해 줬어요”라며 웃었다. 남편으로서는 몇 점인 것 같냐고 묻는 에디터의 질문에는 “50점?… 60점! 정도 하겠습니다.”라고 호탕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1999년 미국으로 이민 와 18년째 보험 회사인 ‘푸르덴셜’에서 근무하고 있는 오재석 씨는 와인을 좋아해 일명 ‘뉴저지 와인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했다. ‘NY NJ 와인 페어링 동호회’ 운영진으로 주변에 와인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오재석 씨의 아내 이경민(41)씨는 네일샵을 운영하고 있으며, 꽃과 화초 키우는 것을 좋아하는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다. 큰딸 오승은(9) 양은 ‘양띠클럽’의 왕누나, 큰언니로 동생들을 잘 챙기는 든든한 맏이 역할을 하고 있고, 2015년생 양띠인 오요한(6) 군은 활발한 개구쟁이라고 소개했다.
조한서(43)
1998년 텍사스로 가족 이민을 와 미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을 졸업해 현재 한 제약 회사에서 FDA 약 인허가 승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한서 씨는 아내 김혜연(40) 씨, 딸 조라엘(7) 양과 Hillsborough에 거주하고 있다. 서경석 씨의 아내 김수진 씨 소개로 만나게 된 이들 부부는 결혼 9년 차이다. 어카운팅 일을 하는 아내 김혜연 씨는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로 인터뷰 당일에도 시종일관 분위기 메이커였다. 인터뷰 도중 딸 라엘 양이 화장실을 가고 싶다며 아빠를 찾자 아빠는 얼른 아이부터 챙겼다. 아이가 아빠부터 찾는 모습에서 아빠 육아에 익숙한 가족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이상인(39)
이상인 씨는 프랜치-코리안 레스토랑인 ‘BLOOM in Verona’ 공동 대표로, 최근 헤켄섹 병원 근처에 ‘Bloom Chicken’을 오픈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주말에도 바쁜 레스토랑을 아내에게 잠시 맡겨두고 두 아이와 함께 Ross Dock Picnic Area에 온 이상인 씨는 인터뷰 도중 놀이터에서 그네를 밀어달라는 딸의 성화에 양해를 구하고 아이들과 잠시 놀아준 뒤 인터뷰를 이어갔다. 영어 이름이 션인 이상인 씨는 2012년 클립사이드 팍에서 ‘션 앤 준’이라는 레스토랑 겸 바를 운영했다. 성업했던 가게였지만 밤늦게까지 일해야 했기에 2015년 첫째가 태어나면서 아내와의 공동 육아를 하고자 가게 문을 닫고 무역 회사에서 회사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현재 운영 중인 ‘BLOOM in Verona’와 ‘Bloom Chicken’의 공동 대표이자 메인 셰프는 이상인 씨의 오랜 친구인 25년 지기 조우성 씨다. 뉴욕의 유명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인 ‘Jean-Georges’, ‘Daniel’, ‘Morimoto’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조우성 셰프와 함께 오픈한 BLOOM in Verona 레스토랑의 성공으로 지난달 뒤이어 오픈한 ‘Bloom Chicken’은 프랜차이즈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상인 씨의 아내 신동연(39) 씨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직업인 고속도로 디자이너로 도로의 폭과 거리 등을 디자인하는 일을 하고 있다. ‘션 앤 준’에서 대표와 손님으로 만나, 1년 6개월 연애 끝에 결혼에 이른 두 사람은 이하늬(6), 이루이(5), 두 남매를 두었다. 일이 바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스스로 좋은 아빠라고 생각지는 않지만, 아이들보다 아내가 우선이라고 말하는 스윗한 남편인 이상인 씨는 장인어른, 장모님과 함께 대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다.
전인수(36)
양띠클럽의 막내 전인수 씨는 포트리에서 이탈리안 식당 ‘In 나폴리’를 인수해 7년째 운영 중이다. 삼성에서 어카운팅 일을 하는 아내 오예은(35) 씨보다 비교적 시간이 자유로운 전인수 씨는 아이들 라이드 및 집안일을 많이 담당하고 있다. 팰팍에서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던 전인수 씨 부부는 14년 전 교회에서 다시 만나며, 연애 후 결혼에 골인해 전리아(6)양, 전노아(4)군을 두고 있다. 본인이 어떤 아빠인 것 같냐는 에디터의 질문에 “날라리 아빠”라고 대답하며 웃음을 터트린 전인수 씨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Tom Choi(46)
양띠클럽의 맏형인 Tom Choi(46) 씨는 열 살 어린 아내 곽희현(36) 씨와 결혼해 최예린(6) 양, 최유진(3) 군과 포트리에 거주하고 있다. 일식집 야마가타 대표이자 포트리 한인회 부회장직을 겸하고 있는 Tom Choi 씨는 아내와 단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한 적이 없는 다정다감한 남편이다. “제 와이프는 아내로서, 엄마로서 완벽한 스타일이라 흠잡을 데가 없어요. 성격도 잘 맞아 싸울 일이 없습니다.” 2002년 대학원생으로 미국 유학을 온 Tom Choi 씨는 화장품 관련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며 회사 디렉터 시절 아내를 만나 결혼 후 회사를 나왔다. 일식집 야마가타를 오픈한지 올해로 8년 차다. 아내 곽희현 씨는 유명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로더’에서 성분 연구를 하고 있다. 회사에 몸이 묶인 아내 대신 아빠가 아이들의 라이드를 도맡아하고 육아도 많은 부분을 함께하고 있다. 주중에는 아이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 미안한 아빠지만, 주말에는 꼭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는 아빠다.
Q 아빠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계속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아빠가 되고 싶으세요?
서경석 – 저희가 어렸을 때인 70~80년대는 남자가 집안의 가장인 시대라 가족의 중심이 가장이었으며, 위엄 있고 권위적인 아버지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맞벌이가 늘어나고 시대가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트렌드가 바뀐 거 같아요. 저는 가족을 위해서 부부 관계는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부뿐 아니라 아이들과의 관계 역시 수평적으로 존중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가끔 아이들이 대들어서 힘들 때도 있지만요(웃음). 저는 재미있는 아빠,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오재석 – 사람들이 주변에서 저를 ‘오엄마’라고 불러요. 아이들 어릴 때, 아기 학교도 제가 같이 다녔어요. 아내와 육아를 반반씩 했고요. 간혹, 아빠를 어려워하고 서먹서먹해하는 집들을 보기도 하는데요, 저희 집은 아이들이 아빠를 편하게 생각하고 상당히 가깝게 지내요. 나중에 크더라도 서먹한 사이가 되지 않으면 좋겠어요. 저는 편안한 아빠, 같이 잠을 자고 싶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조한서 – 아이가 학교 갈 때 도시락을 제가 싸줘요. 아내는 아침에 출근하고 저는 재택근무를 하거든요. 저희 아버지는 70년대의 전형적인 가부장적 아버지이셨는데요. 저는 제 아이에게 저희 아버지와는 다른 아버지이고 싶었어요. 딸에게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걱정을 다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아빠이고 싶고요.
전인수 – 회사를 나가는 아내를 대신해 빨래도 하고, 집안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아이들과는 잘 놀아준다기보다 가끔 보고만 있을 때가 있지만(웃음) 육아는 시간이 되는 사람이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책임이 아니라 엄마 아빠 중 시간이 되고,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요즘 육아는 특별한 역할 분담의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자유롭게 되는 대로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 이 모임이 있어서 아이들은 또래와 놀며 사회성을 키우고, 부모들은 잠시 육아 스트레스를 덜면서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참 좋습니다.
Tom Choi – 저는 75년생입니다. 제 나이 또래인 70년대생 친구들은 아직도 가부장적인 경우가 많아요. 아이들 케어보다 가장으로서 일과 경제적 부분에 더 많이 신경 쓰며 자신의 역할이 거기 있다고 생각하죠. 저는 이렇게 젊은 친구들을 만나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좋습니다. 저희 또래 남자들도 요즘 아빠라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빠들도 아이들과 더 가까이 지내며 육아와 가사 활동을 함께 나눠서 해야하는 거죠. 저희 어릴 때 부모님들은 고생을 많이 하며 사시느라 아이를 키우는 소소한 행복과 즐거움을 함께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요. 제가 육아를 함께 해보니 그 순간의 경험들이 너무 소중하더라고요. 이제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따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하고 더 공감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걸 최대한 들어주는 요즘 시대의 아빠들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양띠클럽’이 떠나는 ‘하우스 캠핑’
2015년생 양띠 아이를 둔 가족들이 하나둘 모여 만들어진 ‘양띠클럽’의 아빠들은 육아와 가사를 주도적으로 함께합니다. 엄마가 해야 할 일을 도와주는 아빠가 아닌 ‘함께하는 아빠’의 모습입니다. 나이도, 직업도, 살아온 환경도 다르지만 같은 나이의 아이를 뒀다는 한 가지 공통분모로 모인 이들은 서로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일 년 중 가장 큰 행사는 4박 5일로 떠나는 ‘하우스 캠핑’입니다. 큰 숙소를 빌려 여섯 가족이 함께 놀고, 함께 먹으며 작은 운동회도 엽니다. 줄다리기, 풍선 터트리기, 2인 3각 과자 따먹기, 이어달리기 등 팀을 나눠 어릴 적 엄마 아빠들이 했던 추억의 운동회를 하다 보면 가족 간의 단결력과 유대감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이곳에서는 요리도 설거지도 모두 아빠들이 도맡아 합니다.
여섯 가족이 함께한 추천! 숙소 리스트
‘양띠클럽’의 숙소는 꼼꼼한 완벽주의자인 곽희현 씨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간다면 어떤 숙소가 좋을까요? ‘양띠클럽’이 다녀온 여행 숙소 ‘Top 3’를 공개합니다.
“열 명의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여행이라 너무 멀지 않은 곳(2시간 이내 거리)에 있는 숙소를 중심으로 선정했습니다. 여섯 가족이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서 방과 화장실 개수, 수영장, 뒤뜰 넓은 곳 등이 숙소 선정의 기준이 됩니다. 보통, 숙소는 Pocono 부근으로 airbnb나 vrbo에서 검색해 찾는 편입니다.”
- Entire home hosted by Jafar
(airbnb.com/rooms/31226628?source_impression_id=p3_1651672916_zAZoXRz5KKHHVW0q)
“airbnb를 통해 지난해 2021년, 가장 최근에 갔던 집입니다. 지금까지 갔던 집 중에서 크기가 제일 컸습니다. 넓은 뒤뜰과 heate pool(온수 수영장)이 있었고 지하에도 주방 시설이 있음은 물론 플레이 룸이 따로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집이 너무 크다 보니 아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계속 확인해야 하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이곳은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다른 해 보다 조금 더 역동적인 게임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 Waterfront Silver Fox Pocono’s home (vrbo.com/7394086ha?noDates=true)
“2018년도에 갔던 Ski Resort Area 근처의 집입니다. 깨끗한 인테리어와 지하에 Bar가 매력적입니다. 수영장과 마당은 없었습니다. 스키를 즐기러 가기에 좋은 숙소로 추천합니다.”
3.Palmerton Home w/ Deck (vrbo.com/4797106ha?noDates=true)
“2020년도에 갔던 집입니다. 수영장 이용이 매우 편리한 숙소입니다. 데크에서 아이들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지하에는 놀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지만, 부엌이 좁고 방들이 너무 붙어있다는 것이 단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