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그럼 작업 이야기로 돌아와서 작가님의 컨셉이 궁금해요.
지금 그리고 있는 건 인물화 시리즈인데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부터 시작되었어요. 당시 그가 당선되었을 때 Me too Movement, Women’s March등 여성들의 인권이 더욱 부각되었을 때였고 Feminine Art, collective action,여성의 파워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되었죠. 제 작품은 파워풀하고 멋진 여성들을 상징하는데 모두 제 친구들이에요. 자신의 삶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세상의 그 능력을 보여주고 사는 멋진 친구들이죠. 그 안에는 안무가, 오페라 가수, 건축가, 예술가 등이 있어요. 그녀들을 마치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처럼 표현했어요. 여성들의 숨겨진 상징성과 그들의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었죠.
인물 뒤에 있는 상징, 오브제, 무늬 등이 전부 다른데요, 그 의미가 있나요?
인물의 직업이나 삶, 배경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져요. 그림 안 각각 숨은 상징들이 있죠. 그림을 그리기 전에 먼저 그녀들과 함께 이야기해요. 남성의 인물화가 주였던 옛 그림들을 보여주며 이 중에 자신을 나타내고 싶은 것을 고르라고 하죠. 원하는 그림을 직접 가져오기도 하고요. 그 후 작품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돼요. 그림 안의 장식이나 패턴 등은 1970년도 여성의 Pattern and Decoration Movement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미니멀리즘 (Minimalism)과 컨셉슈얼리즘(Conceptualism)이 난무했던 70년대에 여성들의 공예나 장식을 예술로 승화시킨 움직임을 말하는데 제 그림에서도 그 요소가 들어가 있어요. 또 모든 그림에 공통으로 들어가 있는 부분은 양반 서재에 있는 벽풍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한국의 전통 무늬예요. 저의 그림이고 한국은 제 정체의 한 부분이기도 하니까요.
그림이라고 그저 페인트를 캔버스에 칠하는 것만은 아니잖아요. 그 안에서도 많은 테크닉이 있는데 굉장히 흥미로워요.
제 그림에는 exposed under-drawing, hard-edged abstract elements, thick impasto 등의 테크닉을 쓰기도 하는데요, 작품을 보면 아직 밑그림이 보이는 데가 있어요. 의도적으로 끝마친 느낌과 그렇지 않은 느낌을 같이 넣고 싶었어요. 보통 캔버스에 하얀 젯소를 칠하는데 저는 누런 자연의 캔버스 색이 좋아 투명한 젯소를 바르죠. Impasto는 그림에 물감으로 텍스쳐를 넣는 건데요 제 작품에 디테일과 무늬도 그렇고 그래픽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작품에 변화와 다양성을 추구하고 싶어 어느 부분은 입체적으로 나타내고 있죠. 마치 모든 음표틀이 모여 심포니를 이루고 있는 것 같아요.
예술작품도 하시지만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가르치고 계시다고요,
대학원생을 위주로 일주일에 한 번 파트 타임 형식으로 교수직을 맡고 있어요. 주로 대학원생들과 일대일로 대화를 하며 발전할 수 있게 조언을 하고 크리틱을 해주고 있죠. 제 학생 중에는 회화, 조각 전공 등 다양해요. 저에게는 매우 이상적인 직업이에요. 어찌 보면 스튜디오에서 작업만 하는 저에게는 사교를 할 수 시간이라고 할까요. 학생들과 작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들의 작품이 점점 두각을 나타내며 발전하는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좋아요. 그렇지만 제 작업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에 지금 이 발란스가 딱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