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Eileen Kim 헬로하트 미술심리상담연구소 대표

아이의 사회성은 ‘그냥 아이들과 많이 어울리게 하면’, 혹은 ‘또래 집단이 있는 유치원에 일찍 보내면’, ‘밖에 많이 데리고 다니면’ 차차 사회성이 길러질 거라고 많이들 생각하시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실 상담실을 찾으시는 학부모의 대부분이 아이의 사회성 문제로 방문하신다. 이제는 아이의 사회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서부터 모든 부모의 주요 관심거리이자 걱정거리기도 하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면, 부모는 아이의 친구 이야기, 수업 이야기, 선생님 이야기 등 부모가 함께 있지 않은 시간에 아이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질문하지만, 아이들은 보통 이런 질문에 속 시원히 대답하지 않는다. 내 아이의 속마음을 도통 알 수 없기에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는지, 수업 참여가 어렵지는 않은지 등을 걱정하게 된다. 

 

미술 치료에서 동적 학교화(Kinetic School Drawing: KSD)란 그림 검사가 있다. 동적 학교화는 아이가 학교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친구가 없어서 고립되어 있지는 않은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친구는 누구인지, 학교에서 아이의 주된 관심사는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는 그림 검사다.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유치원에서의 생활을 그리게 한다. 그림을 그리고 성인이 질문을 하면서 학교와 친구 관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면, 아이가 자신의 학교생활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럽게 본인이 원하는 학교생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할 수 있다. 아이가 학교 내에서 느끼는 불편한 요소도 그림 이야기를 통해 상당히 많은 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아이에게 더 나은 학교생활, 사회정서 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본인의 학습에 관해 건강한 목표를 갖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아이의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집단 미술 치료도 큰 도움이 된다. 우선 다양한 미술 매체를 통해 감각 활동을 촉진하여 새로운 자극이나 변화에 대한 저항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런 새로운 자극이나 변화로의 적응은 아이가 사회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확장하도록 도움을 준다. 즉, 새로운 곳이나, 새 학기 시작, 처음 학교에 들어갈 때 오는 긴장감과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켜 줄 수 있다. 그리고 아이가 그 변화에 잘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집단 미술 치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또래와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원만하게 하기 위해 상대방의 행동과 의도를 살피며 자신을 잘 조절해야 한다. 또한 집단 미술 치료 활동은 또래가 협력하여 작업을 하거나, 또래의 작품을 보완해 주고, 제한된 미술 재료를 나눠서 사용하기도 하며, 서로의 작품을 칭찬하거나, 자기 작품을 소개하는 등의 다양한 의견 교류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포함한 또래가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자이자 촉진자가 될 수 있다. 즉, 집단 미술 치료에서의 공동 작업을 통해 또래와 다양한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자기중심적이고 고립된 생각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용하여 새로운 관점을 탐구하는 사고를 보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대인 관계에 필요한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세심함을 기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미술 활동 과정을 통해 타인과의 의견 조율, 성취감,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사회정서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제는 ‘그냥 아이들과 많이 어울리게 하면’, 혹은 ‘또래 집단이 있는 유치원에 일찍 보내면’ 사회성이 저절로 길러질 걸로 생각하시지 말고, 그림 검사와 미술 치료를 통해 우리 아이의 사회성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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