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월 뽁이는 그 간의 천사같던 ‘순둥이’ 이미지를 탈피해 떼쟁이가 되어가고 있다. 조금 컸다고 자기 생각을 강하게 어필하고 뜻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는 무척이나 속상해하며 엉엉 울음을 터뜨린다. 기저귀는 매번 벗어버리고, 하루에 한 개씩 먹는 유산균을 3개씩 먹기도 하고, 목욕하는 물을 손으로 떠서 마시며 개구쟁이처럼 웃는다. 그럴 때마다 난 하루에도 몇 번씩 ‘욱’ 하는 감정을 혼자 쓸어내리기도 하고, 가끔은 목소리 톤을 높여서 혼을 내며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손을 잡고 타이르기도 한다. 토끼 인형을 좋아하는 순백의 하얀 토끼 같은 뽁이가 이제 깡충깡충 뛰는 법을 배워 엄마가 ‘위험해’ 하고 외쳐도 통통 뛰어다니려고 한다. 사랑스런 토끼가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더 제대로 깡충거리며 뛸 수 있게 도와주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미국 육아 맘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They go through phases!’라는 말이 있다. 밥을 잘 먹던 아이가 갑자기 먹는 걸 싫어하고, 순한 양 같던 아이가 반항하며 일춘기가 시작되는 등, 예전과 달라진 행동을 할 때 쓰이는 문장으로 자라면서 이런저런 시기를 거친다는 뜻이다. 22개월은 아이가 온몸으로 떼를 쓰고 주관이 뚜렷해지는 시기라는데 너무 지나치게 봐준다거나 또한 행동이 의기소침해지지 않도록 용기를 주면서 엄마의 훈계와 사랑을 이어나가는 시기인 것 같다. 육아는 역시 인내를 통해 이루어지는 끊임없는 기다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