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선
글 강빛나
애호박은 주로 볶아서 반찬으로 먹거나 된장찌개에 넣는 부재료로 흔히 여겨진다. 하지만 이 소박한 채소가 지닌 맛을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꽤 매력적임을 알 수 있다. 익힘 정도에 따라 달큰한 맛에서부터 약간 쌉싸름한 맛까지 스펙트럼도 나름 넓고, 거기에 식감 조절도 쉽다. 살짝 말려 나물처럼 먹기도 하니, 활용하기 나름인 채소가 바로 애호박이다. 또한 애호박은 여름철을 잘 이겨내는 채소이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에 자주 챙겨 먹으면 좋다. 오늘은 애호박을 이용해 늘 만들던 찬 대신, ‘선’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찬 만들기에 도전해 보자. 호박선, 가지선, 두부선, 오이선 등 ‘선’을 조리하는 방법으로는 보통 찌거나 끓이는 방법이 있다. 즉, 채소에 칼집을 내고 다진 육류, 생선, 각종 버섯 등으로 소를 채워 찜통에 쪄내거나 장국을 부어 간이 배도록 끓여 낸 음식을 말한다. 애호박에 평소 좋아하던 재료로 소를 채워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새우로 만든 소를 추천한다. 애호박의 달큰한 맛과 새우의 살캉한 식감의 조화가 제법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겨자 간장을 곁들여도 좋지만, 육수에 간간하게 간을 맞추어 함께 떠먹어 보자. 애호박선의 음전한 맛에 한낮의 무더위가 쉽게 잊힐 것이다.
*재료(2인분 기준)
애호박 2개, 새우 6마리, 능이버섯 또는 표고버섯 2개, 멸치 육수, 녹말가루, 소금, 저염 간장, 미림, 참기름
*조리법
- 애호박은 손가락 두께 정도로 썰고, 가운데 씨 부분은 둥글게 파낸다.
- 끓는 소금물에 애호박을 살짝 데친다.
- 손질한 새우와 버섯은 잘게 다진 뒤 소금 한두 꼬집, 참기름 ½ ts, 미림 ½ ts을 넣고 소를 만든다.
- 데친 애호박은 물기를 제거하고 녹말을 고르게 묻혀 소를 채워 넣는다.
- 냄비에 소를 넣은 애호박을 깔고,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맞춘 멸치 육수를 에호박이 잠길 정도로 부은 다음 간이 배도록 한소끔 끓인다.
- 애호박선이 익으면, 냄비에서 꺼내 그릇에 담고, 육수를 조금 붓는다.
*Tips
멸치 육수는 물 1리터에 다시마 두세 장과 멸치 한 줌을 넣고 끓여 주세요.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에서 15분 정도 끓입니다. 그대로 불을 끄고 30분가량 실온에 두었다가 사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