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장 중 하나는 단일 전시물로 가장 규모가 큰 “덴두르의 신전”이 있는 곳이다. 특히, 이집트 아스완 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했던 로마 아우구스투스 시대의 매혹적이고 거대한 이집트 신전이 자리한 이곳은 한쪽 벽면이 모두 유리로 덮여있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시기에 오면 박물관 안팎으로 마음을 뺏기기 십상이다. 특히, 센트럴 파크가 온통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계절에는 거대한 신전과 경이로운 자연의 변화를 번갈아 가며 넋 놓고 보게 된다. 인간의 창조물 중에 신의 창조물인 자연처럼 질리지 않는 아름다움을 가진 건 없겠지만, 오랜 세월을 묵묵히 견뎌온 예술 작품이나 건축물에는 범접하기 어려운 숭고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단풍처럼 마음의 색상도 짙어가는 11월. 예술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뉴욕 및 뉴욕 근교의 명소들을 추천하고자 한다.

글 Windy Lee 에디터

WAVE HILL

단풍의 화려함, 매력적인 식물과 꽃이 가득한 온실과 정원, 예술 작품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숨은 명소 중 하나가 뉴욕 브롱크스 지역에 있다. 허드슨강이 내려다 보이는 허드슨 힐에 위치한 웨이브 힐은 28에이커의 달하는 정원을 가진 장엄한 개인 저택의 분위기를 풍긴다. 규모가 있지만 몇 시간 만에 다 둘러볼 수 있기에 잠깐의 일상 탈출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당일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특히, 담쟁이 식물이 뒤덮인 이탈리아 스타일 아치형 구조물이 있는 웨이브 힐 중심에서는 팔걸이의자에 앉아 온몸으로 햇볕을 즐기며 한갓지게 자연을 만끽하는 이들과 함께 일상의 쉼표를 작게나마 그려볼 수 있다. 전시회가 있는 기간에는 갤러리에서 목요일과 토요일에 갤러리 투어가 진행된다. 갤러리에 인접한,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피크닉 공간에서는 외부 음식과 함께 자유로운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야외 테라스가 있는 웨이브 힐 카페에서는 단풍 전망을 즐기며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정원 및 온실에서 스윗검이나 투펠로와 같은 제철 나무나 식물들을 감상한 후, 물의 정원까지 천천히 산책하면 좋다. 800m 길이의 Abrons Woodland 트레일도 새와 나무들을 관찰하며 산림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단풍 시즌을 맞아 온라인 및 유선 사전 등록자에 한해 투어를 진행하며, 다양한 투어 및 패밀리 프로그램들이 매주 열리니 방문 전에 웹 사이트를 꼭 확인하기를 추천한다. 월요일은 휴관이며 일반 입장료는 10불, 목요일은 무료이다. 맨해튼에서는 Metro-North를 타고 리버데일역에 내리거나 지하철 1번을 타고 Van Cortlandt Park-242가역에 내리면 웨이브 힐까지 무료 정기 셔틀이 운행된다.
주소_W 249th St at Independence Ave, Bronx, NY
웹_wavehill.org

 

THE CLOISTERS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분관으로 허드슨강이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산책로를 낀 맨해튼 최북단 포트 트라이언 공원에 위치한다. 자산가인 존 데이비슨 록펠러 주니어가 미술관을 건립할 토지와 유럽 중세 미술품들을 기증하면서 이를 소장, 전시하기 위해 프랑스 및 스페인의 몇몇 중세 수도원에서 들여온 암석으로 중세 유럽 시대의 수도원 건축 양식을 모방하여 지어졌다. 맨해튼의 아름다운 교회당 중 하나인 리버사이드 교회를 설계한 찰스 콜린즈의 작품이기도 한 이곳에는 유럽 중세 미술 작품과 건축 관련 작품, 특히 로마네스크와 고딕 및 비잔틴 시기의 작품 약 5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예배당과 교회 회랑, 스테인드글라스, 유니콘 태피스트리가 유명하며, 아치형의 기둥으로 둘러싸인 실내 정원과 야외 테라스의 작은 정원도 인기가 높다. 특히, 록펠러 주니어가 이곳에서 본 허드슨강 건너편의 단풍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개발을 막기 위해 건너편 토지를 사들여 함께 기증한 일화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미국 상류층의 품격을 느끼게 한다. 뉴욕 주민 및 뉴욕, 뉴저지, 코네디컷 학생은 유효한 신분증으로 본인 지정 입장료만 내고 입장이 가능하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본관 입장 당일 티켓으로 당일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일반 입장료는 성인 30불이다. 매주 수요일에 휴관하며 자세한 정보는 웹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술관 관람 후 반드시 포트 트라이언 파크를 지나치지 말고 다채로운 건축 구조물을 따라 허드슨강변과 공원 내 단풍 풍경을 만끽해 보길 추천한다.

주소_99 Margaret Corbin Drive, Fort Tryon Park, New York, NY 10040
웹_metmuseum.org



OMI INTERNATIONAL ART CENTER
ART OMI는 조각 및 건축 공원, 갤러리, 국제적인 예술가, 작가, 음악가, 건축가, 무용가를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비영리 국제 아트 센터이다. 버겐 카운티나 맨해튼에서 차로 약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가는 거리가 좀 있기에 디아 비컨 뮤지엄, 스톰킹 아트센터, OPUS 40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도시를 벗어나 120에이커의 대지에 거대한 건축물과 조각품들, 그리고 주변을 수놓은 알록달록한 단풍을 즐기며 사진을 남기는데 최적인 가을 명소로 손색이 없다. 특히 자연 속에서 사색하며 예술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최고의 전시장이라 할만하다. ART OMI에서는 숲과 언덕들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약 60여 개의 인상적인 조각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은 매년 추가되거나 교체된다. 특히, Ivan Navarro의 “This Land is Your Land”, Cameron Wu의 “Magnetic Z”, Alicja Kwade의 “Tunnel Teller”, LevenBetts의 “Zoid”, Alex Schweder와 Ward Shelley의 “Reactor”는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관람을 위한 도보 이동 거리가 상당하므로 선글라스나 모자 물 등을 챙기면 좋다. 반려견은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 없지만, 목줄 도는 가슴줄을 사용한다면 동반 관람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땡스기빙데이, 성탄절 및 이브, 새해 및 새해 전날에는 휴관한다.

주소_1405 County Route 22, Ghent, NY 12075

웹_artomi.org

MANITOGA

뉴욕시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매니토가는 산업 디자이너 러셀 라이트와 그의 아내 메리 스몰 에이스테인 라이트가 생전에 살던 저택이었다. 베어 마운틴 브리지에서 북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뉴욕주 개리슨 남쪽에 있다. 매니토가는 러셀 라이트가 “Place of Great Spirit”를 의미하는 Algonquin란 단어에서 따와 ‘건축과 자연의 위대한 조화’라는 뜻으로 명명했다. 그 이름처럼 75에이커 규모의 목가적 삼림 지대에 지어진 러셀 라이트의 주거지인 “Dragon Rock”과 고요한 작업 스튜디오는 예술과 자연의 조화에 대한 라이트의 디자인 철학을 확연히 엿볼 수 있는 건축물이다. 70여 년 전 버려졌던 채석장과 주변 언덕을 인수하여 라이트 부부에 의해 가꾸어진 이곳은 1996년 국립 사적지로 등재되었으며, 뉴욕주에서 일반에게 공개되는 몇 안 되는 현대식 주택 중 하나다. 작년 5월, 드디어 이곳을 방문했던 많은 이들의 바람대로 THE RUSSEL & MARY WRIGHT 디자인 갤러리가 문을 열어 라이트의 획기적인 디자인을 유일하게 상설로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디자인 갤러리는 원래 침실이었던 두 공간에 자리 잡고 있으며, 라이트의 설계 의도대로 이곳을 방문하게 되면 건물 아래의 채석장을 자연스레 들여다볼 수 있다. 갤러리, 집, 스튜디오를 방문하려면 예약이 필요하며, 다양한 유형의 투어 역시 온라인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올해 투어는 11월 14일이 마지막이며 티켓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므로, 관심이 있다면 빨리 예약할 것을 추천한다. 또한, 매니토가를 방문한다면 잊지말고 우드랜드 트레일을 걸으면서 허드슨 계곡의 아름다운 단풍 또한 만끽해보자.

주소_1405 County Route 22, Ghent, NY 12075

웹_visitmanitog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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