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가정에서 ‘양육’의 주체는 엄마가 맡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그런데 1960년대 이후 아빠가 자녀 양육에 기여했을때, 엄마가 양육을 전담하는 경우에 비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연구의 일환으로,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로스 D. 파크 교수에 의해 ‘아빠효과(father effect)’란 용어가 탄생했다. ‘아빠 효과’란 엄마 전담이던 자녀 양육에 아빠가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을 말한다. 오로지 아빠만 발휘할 수 있다는 양육에서의 아빠 효과-. 대디앤아이에서 ‘아빠 효과’의 모든 것을 시리즈로 구성해 보았다.
리서치 및 글 맘앤아이 편집부
평일 아침에 유모차를 밀며 라떼 컵을 든 아빠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이곳 다운타운의 평일 아침 오전 10시경이면 한 손으로 유모차를 밀고, 다른 한 손에는 테이크 아웃한 커피 컵을 들고 여유롭게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를 어느 나라의 도시마다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스톡홀름 뿐만 아니라 스웨덴의 도시며 소읍에서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이 장면 속에서 유모차를 밀고 커피 컵을 든 사람은 ‘엄마’가 아닌 ‘아빠’이기 때문이다. 이 아빠들이 바로, 자녀 양육과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스웨덴의 ‘라떼 파파(latte papa)’들이다.
‘라떼 파파’란 스웨덴에서 출발해, 선진 교육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북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교육 신조어다. ‘라떼 파파’는 자녀 양육을 위해 일을 쉬고 있는 즉, 육아 휴직 중인 아빠를 일컫는 말이다. ‘라떼 파파’는 ‘교육’에 있어, 전 세계 국가들의 벤치 마킹 모델이라 할 정도로 그 가치와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는 스웨덴의 육아휴직 시스템을 압축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 스웨덴의 육아 휴직 기간은 무려 480일이다. 그리고 그 사용 형태가 남다르다. 480일의 육아 휴직 기간은 엄마와 아빠가 나누어 쓸 수 있다. 그리고 한 사람이 최대 사용할 수 있는 한도는 390일이다. 다시 말해, 엄마든 아빠든 한 사람이 390일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데 여기서 나머지 90일을 반드시 다른 사람이 사용해야 한다는점에 주목할 만하다. 바로, 엄마 아빠의 ‘공동 육아’를 정부 차원에서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➊ 적극적으로 육아 및 양육에 참여하는 스웨덴의 ‘라떼 파파’는 전 세계 국가들의 벤치 마킹 모델이라 할 정도로 그 가치와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는 스웨덴의 육아휴직 시스템을 압축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➋ 엄마만 전담한다는 고정 프레임에서 벗어나 아빠가 육아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엄마가 전담했을 때보다 더 고무적인 효과, 즉 ‘아빠 효과’가 주는 혜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
정부차원에서 독려하고 보장하는 아빠 양육 시스템
20여 년 전만 해도 스웨덴 역시 교육 및 양육 정책에서 다른 나라들과 별반 특별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스웨덴 정부는 1995년 무렵부터, 직장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 가히 혁신적이라 할 수 있는 휴직제도를 전격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그 이전에는 엄마에게만 육아 휴직을 1개월씩을 할당하던 것에서 엄마와 아빠 모두를 아우르는, 이른 바 ‘엄마 할당제’와 ‘아빠 할당제’를 도입한 것이다. 육아는 여성, 즉 엄마만의 몫이며 더불어 육아 휴직은 엄마만이 사용하는 것이라는 고정적 프레임을 과감히 깨고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정부 차원에서 독려하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였다.
아빠를 양육에 참여시키는 육아 지원 정책의 실현 결과가 고무적이라 평가한 스웨덴은 이후 2002년, 기존 한 달이던 육아 할당 기간을 두 달, 즉 60일로 늘리고 2016년에는 90일로 늘리는 개혁을 이어 단행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개혁은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나타내며 더욱 확대되어 현재, 스웨덴의 육아 휴직 시스템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히 파격적이라 할 수있는 상태에 닿아있다.
우선, 숫자 면에서 그렇다. 스웨덴의 육아 휴직 기간은 무려 480일이다. 그리고 그 사용 형태가 남다르다. 480일의 육아 휴직 기간은 엄마와 아빠가 나누어 쓸 수 있다. 그리고 한 사람이 최대 사용할 수 있는 한도는 390일이다. 다시 말해, 엄마든 아빠든 한 사람이 390일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데 여기서 나머지 90일을 반드시 다른 사람이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바로, 엄마 아빠의 ‘공동 육아’를 정부 차원에서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
이 뿐만이 아니다. 모범적인 복지 정책으로 정평이 나 있는 스웨덴 정부는 사회 보험 제도 등을 통해 육아 휴직 기간에 적정 급여, 즉 ‘양육 혜택(Parental Benefits)’이라 하는 지원금을 제공한다. 지원금은 한 아이당 480일(엄마,아빠 각 240일) 기준으로 제공되며 390일(엄마, 아빠 각 195일)에 대해서는 부모 소득을 기반으로 제공되는데, 이때 급여의 77.6%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스웨덴 아이들은 아빠를 생각하면 ‘하트’가 뿅뿅!
정부 차원에서의 이런 안정적이고 전폭적인 지원 덕에 스웨덴에서는 직장에 다니는 아빠가 자녀 양육에 기여할 수 있는 적지 않은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 최근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에 스웨덴의 ‘라떼 파파’가 소개된 바 있다. 스웨덴의 어린 아이들이 학교에서 아빠를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라는 과제를 받고 그린 그림에 온통 ‘하트’가 가득한 걸 보고 시청자들, 특히 주말이면 피로 회복을 위해 낮잠 청하기 바쁜 아빠들 자신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이었다.
‘라떼 파파’는 스웨덴 아빠들이 발휘하는 ‘아빠 효과’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그렇다면 스웨덴 아빠들이 육아와 양육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는 과연 무엇일까? ‘라떼 파파’는 어떤 면에서 양육에 긍정적으로, 고무적으로 기여하는 것일까? 대디앤아이 다음 호에서 ‘비밀’을 들여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