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만큼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이 질문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부모로서 나는 과연 아이를 바르게 양육하고 있는가? 내 아이에 대해 나는 얼마나 잘 알고 있나? 전문인과의 상담사례를 통해 올바른 자녀 양육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맘앤아이 카운셀링 코너가 어린 자녀를 둔 많은 젊은 부모들에게 유익과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강짜는 이제 막 40개월을 지낸 남자 아이입니다. 매사에 투정을 부리고, 욕심을 낸다고 엄마가 ‘강짜’라고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어느날 과자를 먹고 있는데 친구가 다가왔습니다. 친구를 보자 마자 손에 들고 있던 과자를 입에 순식간에 넣어버리고 과자 봉지를 뒤로 숨깁니다. 혹시나 손을 대기라도 할까 두려워 친구를 밀쳐버리고 소리치며 울기를 시작합니다. 강짜의 엄마는 누구보다 나눠 주기를 좋아하는 맘씨 좋은 교회 집사님입니다. 아이들 장난감이며 먹을 것까지 집에 무엇이든 남아 나는 것이 없습니다. 하물며 강짜가 쓰던 연필이며, 스케치북까지 나누어 줍니다. 강짜엄마는 “나눠먹어야 착한 어린이지, 우리 강짜 착하지?” 하고 천상의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합니다. 그러나 강짜는 매몰찬 목소리로 “싫어! 엄마 미워!” 하고 과자봉지를 가슴에 안고 달아납니다. 강짜엄마는 강짜가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염려되어 상담실에 찾아왔습니다.
일반적으로 36개월(만3살) 정도가 되면, 본인의 것을 다른사람과 나눈다는 의미에 대해서 조금 인지할 수 있습니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때부터 서서히 사회성이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친구들에게 잘해주기도 하고, 칭찬에 대한 전후 관계를 인지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칭찬받기 위해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추기도 하며 본능적 행동에서 사고적 행동으로 변화합니다. 그 전에는 나누어 주라고 엄마가 시켜도 나눈다는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것을 빼앗긴다고 인지하여 불안해하고, 두려움을 느낍니다. 자기 것을 누군가에게 강제적으로 빼앗긴 경험이 있는 아동들은 자기 것에 더 집착하게 됩니다. 없어질 것 같은 두려움과 불안은 더 많은 소유를 원하게 되고, 가져도 만족하지 못하게 됩니다.
강짜를 ‘나누어 줄줄 모르는 아이” 라고 혼내고,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강짜의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읽어주고, 납득 가능한 언어로 설명해주고, 토닥여주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충분히 돌봄을 받지 못한 아동들은 평생 살아가면서 자기 것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엄마랑 같이 시장에서 돌아올 때 가벼운 것을 나눠 드는 역할을 주면서, “엄마는 강짜가 엄마 짐을 들어주니까 행복하네, 강짜 고마워” 하고 칭찬을 해주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뿌듯함이 생기고, 자존감이 올라갑니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칭찬을 들으면 정서적인 안정감이 생기고 사고가 긍정적으로 변해갑니다. 올바른 칭찬은 올바른 행동을 강화함은 물론, 문제 행동까지 자발적으로 수정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강짜의 별명을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 “세찬(힘있고 우렁찬)”으로 바꿔 부르면 어떨까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나눠줄 때는 본인의 의사를 꼭 물어보도록 했습니다. 이 무렵의 아동은 자기 것에 대한 확실한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칼럼을 위해 내담자의 허락을 받고 상담 사례 및 이름을 각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글 박효숙 교수
목회상담학박사
서울신대 상담대학원졸업
블랜톤필상담학교수 역임
현 뉴저지가정사역원장